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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세 가보세

작품소개
<갑오세 가보세>는 극단 아리랑의 세 번째 작품으로 1894년 갑오농민전쟁을 소재로 삼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다룬 대부분의 작품들이 특정인물의 영웅적 무용담으로 흐르기 쉬운 것에 반해 이 작품은 먹쇠, 춘복, 판동 등 평범한 농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전봉준 등 지도자들의 갈등, 조정의 무능함, 청국과 일본의 움직임을 배치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동학농민혁명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16명의 배우가 60여 명의 등장인물을 맡아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었으며, 장면에 따라 풍물, 민요, 꼭두각시놀이, 판소리 등 우리 고유의 연희양식과 18기, 가부키, 일본 검도 등을 활용하여 작품의 풍부함을 더했다. 이 작품은 1988년 제1회 민족극한마당의 대미를 장식하기도 했다.
극작·연출 노트
(……) 10년 전쯤에 초고를 써놓고 무모한 짓이 될 것만 같아 오랫동안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 그러나 그 후에도 틈틈이 자료를 모으고 역사공부를 하면서, 또 광주시민항쟁과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 (……) 등 숨가쁜 현실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으면서 지내는 동안 언제나 내 머리를 짓누르고 있었던 것은, 1백 년 전에 온 나라를 불태우며 타올랐던, 갑오년 농민들의 피맺힌 함성이었다. (……) 그리하여 작년 10월쯤부터 참으로 지리하고도 고된 작업이 계속되었다. 초고가 나오기까지 극단의 단원들은 풍물과 민요와 탈춤과 연기 실습과 동학 관계 토론으로 쉴 틈이 없었고, 올 1월 말에 초고가 나와 연습에 들어간 2월부터도 끊임없이 토론을 벌여 대본이 수정되고, 새로 고쳐진 대본이 다시 걸레쪽이 되는 힘겨운 작업과 동학혁명 유적지 탐사와 전라도 현지 답사 등을 통해 동학농민전쟁의 현재적 의미를 작품에 아로새기는 노력을 했다. (……) 또 연출 양식에 있어서도 마당극의 ‘열린 양식’과 무대극의 ‘닫힌 양식’을 복합적으로 수용해 보려 했다. 닫힌 양식이 장점으로 지니고 있는 사실성, 개별성, 이념성, 정확성과 열린 양식이 장점으로 지니고 있는 역사성, 전형성, 투쟁성, 선동성 등을 고루 살려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민중들의 장면은 될 수 있는 대로 열어놓고 지배층이나 외세의 장면은 될 수 있는 한 닫아놓는 배치를 해보았다. 열린 양식이 장점으로 지니고 있는 변화하는 세계관 속의 인물 묘사나 계급적 인물 파악이나 관객과의 현장적 교류와 함께 닫힌 양식이 장점으로 지니고 있는 객관적인 현실묘사나 내면의 심리 묘사와 사건 구성의 치밀함을 긍정적으로 상호 보완하기 위해 복합적 구성과 복합적 연출 양식을 시도해 본 것이다. (……) - ‘작·연출의 말’, 김명곤, <아리랑>, 공간미디어, 1996
작품내용
[앞풀이] 광대가 나와 팔괘를 설명하고 징소리 울리면 배우들이 죽창과 깃발을 들고 검가를 부른다. [제1장] 광대가 왕실, 외세, 대신들의 수탈로 백성들이 죽어가는 상황을 설명한다. [제2장] 추수하는 농부들, 흉년과 세금으로 괴로운 신세. 조심스레 동학당의 소문을 전한다. [제3장] 전봉준과 마을사람들, 고부군수 조병갑을 찾아가 수세를 거둬달라고 하지만 옥에 갇힌다. [제4장] 일본인에게 고리채를 얻어 쓰고 겁탈당한 춘복아내. 동학군이 관아로 쳐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제5장] 조병갑이 왜나라 상인으로부터 뇌물을 받는다. [제6장] 전봉준의 주도로 탐관오리를 물리친다. [제7장] 기생과 놀던 조병갑이 동학군에게 쫓겨 도망간다. [제8장] 마을사람들,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관군이 개입한다. [제9장] 전봉준, 손화중 등 동학지도자들이 관군과 싸우도록 독려한다. [제10장] 동학군 막사. 장령이 각지에서 모인 동학군들을 훈련시킨다. [제11장] 동학 지도자들이 모여 정읍으로 쳐들어가기로 한다. [제12장] 승전북춤. 보국안민, 광제창명 깃발이 나오고 무대를 돌며 북춤을 춘다. [제13장] 마을사람들, 장사꾼으로 변장하고 후천개벽을 외치며 전주성으로 진격한다. [제14장] 관객들에게 “후천개벽”을 가르치고 칼을 들고 행진한다. [제15장] 전주성 정진사댁. 동학군이 들이닥쳐 고리대로 쌓은 재산을 빼앗고 노비문서를 태운다. [제16장] 고종과 민비가 외세를 끌어들여 동학군을 진압하기로 한다. [제17장] 친청대신이 청나라군을 끌어들인다. [제18장] 친일대신이 일본군을 끌어들인다. [제19장] 고종과 민비가 청군과 일군의 개입을 빌미로 동학군의 해산을 종용한다. [제20장] 동학 지도자들,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해산할 것인가를 두고 설전을 벌인다. [제21장] 동학군은 일단 해산하고 먹쇠가 집으로 돌아온다. [제22장] 동학군들이 집강소에서 나랏일을 보며 <갑오세>를 부른다. 홍동지가 동학농민이 되어 대원군과 민비를 놀리고 영노가 왜놈이 되어 등장한다. 모두 한바탕 논다. [제23장] 일본군과 청국군이 조선에 선전포고를 한다. [제24장] 광대가 외세의 침입에 대해 설명한다. [제25장] 일본공사관에서 사무라이, 일본상인, 기생이 가부키를 추며 만세를 부른다. [제26장] 먹쇠가 다시 동학군에 합류하려 하고 어머니와 아내는 이를 말린다. [제27장] 전봉준과 손병희가 의견대립을 보이자 동학군들이 이들을 설득시킨다. <갑오세>를 부르며 외세와 싸우지만 패배하고 만다. [뒤풀이] 광대가 노래를 부른다. 먹쇠 어멈이 갓난아기를 안고 일어서면 모두 따라 일어난다.
출연/스태프
출연 고동업 권태원 김영순 김진희 김필국 전소현 김신희 정구연 장사현 강지아 김동원 문병옥 김성일 김준태 송영탁 안석환 스태프 작·연출/김명곤 조연출/조항용 기획/유인택·문병옥 음악/이성재 미술/오경화 디자인/한오연 분장/이도경 의상/박준희·정경희 사진/김문호 안무/박정곤 민요지도/문혜란 판소리지도/이규호 탈춤지도/한두레 풍물지도/터울림 조명/심길섭 진행/김진환·박외숙 사식/바른글방 꼭두제작/여상범·박소진 일본어번역·지도/시무라 유키코
예술단체
극단 아리랑 극단 아리랑은 1986년 배우이자 연출가인 김명곤이 박제홍, 윤인근, 조항용, 문병옥, 이성재 등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연극반 출신들을 중심으로 창단했다. 창단 공연은 나운규의 무성영화 <아리랑>을 각색한 연극 <아리랑>(김명곤 작, 조항용 연출, 미리내 예술극장)이다. 이후 <점아점아 콩점아>(1990)와 <격정만리>(1991), <숙부는 늑대>(1994) 등 연극계에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을 만들었다. <점아점아 콩점아>는 연극계 내부에서 격렬한 ‘굿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격정만리>(김명곤 작, 조항용 연출)는 연극사 왜곡과 이적성 여부를 문제 삼아 연극의 해 집행위원회 측이 서울연극제 참가 취소를 결정하는 파문을 빚기도 했고 <숙부는 늑대>(최일남 원작, 방은미 연출)는 내용과 상관 없이 제목이 외설스럽다며 그해 사랑의 연극잔치 참가작 선정에서 탈락되기도 했다. 또 1989년 영화 <파업전야>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극단 등록이 취소되어 극단 이름을 ‘아리랑 극단’으로 바꾸기도 하였다. 1990년대 들어 극단 아리랑은 <마법의 동물원>(1992), <첫사랑>(1998)을 비롯한 아동청소년연극, <목민심서>를 극으로 푼 <정약용 프로젝트> 등 새롭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술가
김명곤 (1952~ )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뿌리깊은나무> 편집기자, 배화여자고등학교 교사 등을 거쳤다. 김명곤은 배우, 극단 대표, 극작가, 연출가와 예술감독 등 연극 활동뿐 아니라 영화 출연과 각색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예술극장 한마당 대표, 1986년부터 1999년까지 극단 아리랑 대표, 1998년부터 1999년까지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 의장을 지내며 마당극을 비롯한 다양한 민족극 활동에 간여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국립중앙극장장을 역임했으며 2006년 문화관광부장관으로 임명되었다. <마법의 동물원>으로 제1회 어린이연극제 최우수작품상과 연출상(1992), 영화 <서편제>로 영화평론가협회 남우주연상 ·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1993), 1994년 자랑스런 서울시민상 등을 수상했으며 작품 <어머니>는 연극평론가협회 1996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되기도 했다. - 대표작 연출 <밤하늘의 별처럼> <어머니> <갑오세 가보세> <마법의 동물원> 극작 <창작판소리 금수궁가>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아리랑> 시나리오 각색 <서편제> <춘향뎐> 연극 출연 <아벨만 이야기> <장사의 꿈>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유랑의 노래> 영화 출연 <서편제> <태백산맥> <정> 저서 <광대열전>, <김명곤의 광대기행-限>, <비가비 광대>
비평
(……) 또한 지금은 70년대나 80년대 초반과는 달리 그 시대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형편이라, 의병이니 동학이니 민란이니 보부상이니 하는 이야기들은 조금 철지난 소재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갑오세 가보세>의 성공은 예상 밖의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거꾸로 이야기하면 극단 아리랑이 매우 힘든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동학농민전쟁이라는 우리나라 근대사의 한 혁명적인 민중항쟁을 통해, 그 과정에서 드러난 사람들의 여러 삶의 모습, 세상사 돌아가는 모습들을 동학농민전쟁의 맥락 안에서 형상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조선조 후기에 이르러 본격화된 경제적 변화, 그리고 개항 이후의 또 다른 변화 등 역사연구에 있어서는 중심이 되는 경제사적인 논리를 형상화하는 데는 큰 힘을 기울이지 않았고, 동학농민전쟁의 세세한 사건진행, 사회구조적인 배경, 각 세력의 역학관계에 대한 역사학적 지식에 대해서도 상식적인 정도밖에는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동학농민전쟁의 사건진행과 함께 탐관오리의 수탈과 비리, 민중들의 고통스러운 삶, 부패한 권력지도층, 잔인한 학살, 외세의 침략, 혁명지도부의 갈등, 그리고 싸움에 참여한 민중들의 사람다운 모습, 그들 이웃과 가족의 이야기 등등 민중항쟁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래서 이들 하나하나가 그 시대의 맥락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인간사를 생각케 하는 내용들은 장면장면 골고루 충실하게 형상화되었다. - ‘민족극운동의 현단계 - 제1회 민족극한마당을 보고’, 이영미, <창작과 비평> 60호, 창작과비평사, 1988.여름 (……) 필자는 이 연극 제목에 상당한 흥미를 느꼈다. 우선 당시 민중들의 노래를 연극 제목으로 삼았다는 것보다, 무엇인가 전향적(前向的)이고 도전적인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이었다. 연극을 보는 동안 이런 느낌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가보세’라는 민중의식이 담긴 노래를 적절히 삽입했고 혁명적 내용을 담은 ‘검가(劍歌)’를 우리 가락에 맞추어 무대에 깔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리얼리티가 있었고 동적이었고 도전적이었다. 동학 농민군의 끈질긴 의지를 중심 바탕으로 하여 민비의 모술, 청·일이라는 외세의 개입을 그린 중간 장면들은 오늘날의 시점에서도 많은 시사를 주었다. 꼭두각시가 양반이나 벼슬아치를 질타하면서 오줌을 관객에게 뿜을 적에는 관람석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더러운 세상을 상징하는 장면이리라. 그리고 동학 농민군끼리 ‘접장(接狀)’이라는 평등한 호칭을 썼다든지, 죽창을 들고 격렬한 집단적 몸짓을 보여준다든지, 농민군의 눈빛이 처절함과 살기를 함께 뿜어 낸다든지 하는 장면들에서는 연출자의 역사의식이 일정하게 깔려있다고 생각했다. (……) - ‘도전적 분위기 무대 생동감 넘쳐, 판소리 등 많아 주제 흐린 게 흠’, 이이화(역사학자), <동아일보>, 1988.4.27
관련도서
<극단 아리랑 10주년 기념 희곡집 1 – 아리랑>, 극단 아리랑 편, 공간미디어, 1996 <민족극 대본선 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편, 풀빛, 1991 <창작과 비평> 60호, 창작과비평사, 1988.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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