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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교시 영상만들기의 시작

    수업개요
    우리가 글을 배우려면 문법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영상을 만들려면 영상문법을 알아야 합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등장인물이 필요합니다. 또한 카메라와 그것을 사용해 찍을 대상과 공간이 필요하죠. 어떤 조명을 사용해야 할지, 소리는 어떻게 넣어야 할지 등 알아야 할 것과 준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런 것들을 알아본 후에는 제작실습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1. 이야기란?
    우리의 마음속엔 심장이 하나씩 있습니다. 흥분되는 일이 생기면 심장은 좀 더 힘차게 운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인가요? 우리 마음속의 안테나를 한껏 세워 여러분의 심장을 힘차게 뛰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봐요.
    개요
    옛날, 어느 어머니가 떡 그릇을 이고 산을 넘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호랑이가 달려들지 뭐예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머니는 할 수 없이 떡을 하나 주었어요. 다음 고개에서도 그 호랑이가 나타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했어요. 고개를 넘을 때마다 호랑이가 떡을 빼앗아 먹었어요. "이젠 떡이 없단 말야." 그러자 호랑이는 끝내 어머니를 잡아먹었어요. 리고 어머니 옷을 걸쳐 입고는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달려갔어요. "얘들아, 엄마가 왔다. 문 열어라." 누나와 남동생이 방문을 열어 주었어요. 그러자 무서운 호랑이가 달려들었어요. "빨리 도망가자." 누나와 남동생은 뒷문을 열고 나무 위에 올라갔어요. "어흥! 이 놈들, 게 섯거라." 호랑이가 나무 위로 따라올라 왔어요. "하느님, 저희에게 밧줄을 내려 주세요." 하늘에서 밧줄이 내려왔어요. 누나와 남동생은 밧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어요. "하느님, 이 호랑이에게도 밧줄을 내려 주세요." 호랑이는 그러나 썩은 밧줄을 타고 올라가다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지요. 하늘로 올라간 누나는 해가 되고 남동생은 달이 되었어요. "얘들아, 이 엄마는 구름이 되었단다." 어머니는 이미 죽어 구름이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해와 달과 어울려 살게 되었답니다.이 전래동화는 여러분이 다 아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입니다. 전래동화는 오랜 시간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온 이야기이기 때문에 특별한 지은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한 번 상상해 봐요. 어떤 것이 지은이의 마음을 건드려 이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저는 이런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옛날 우리 나라의 산 곳곳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을 넘을 때마다 어딘가에 호랑이가 나타날까, 두려움에 떨었을 것입니다. 동네마다 한 명 정도는 호랑이에게 잡혀먹었는지 갑자기 소식이 끊기고 행방불명된 사람들도 있었을 겁니다. 근데 지은이가 살던 동네에서 비슷한 사건이 터진 거예요. 남매를 키우며 산 넘어 시장에 떡을 팔아 근근히 생활을 꾸려가던 가난한 아낙네 한 명이 밤에 산을 넘다 호랑이한테 먹혀 버린 거예요. 엄마를 잃은 남매들은 밤에는 달을 보며 낮에는 해를 보며 내내 울었을 것입니다. 지은이는 남매들에게 엄마를 만나게 해 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엄마를 잡아 먹어 버린 호랑이를 혼내 주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은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대신 그는 '해와 달이 된 남매' 이야기를 지어 호랑이도 혼내주고, 남매에게도 엄마를 만나게 해주는 꿈을 실현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여러분이 화가 날 때나, 슬퍼서 울 때, 또는 기뻐서 소리 지를 때의 순간 순간을 잘 들여다 보세요. 그럼 분명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작은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팔이 늘어나는 사람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했나 봅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애정을 보여주는 사람을 잡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해, 팔이 자꾸 늘어나는 사람입니다.거꾸로 걸어 다니는 사람은 아주 커다란 짐을 어깨에 지고 있는 사람이랍니다. 우리 눈에는 그가 거꾸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커다란 지구를 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세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어깨에 지고 있는지 그의 얼굴은 조금 어두워 보이네요.이 그림은 드가의 ‘벨렐리 가족’입니다. 이 가족의 방도 함께 보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나요? 인물들에서 풍기는 엄격함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 공간이 잘 조화되어 있습니다. 이 가족들을 샤갈의 ‘나와 마을’에 놓았다면 어떨 것 같나요? 그들은 왠지 이 방에 있는 것을 더 편안해 할 것 같습니다. 인물들에게 풍기는 엄격함과 샤갈의 '나와 마을'에서 풍기는 환상적인 느낌은 서로 조화된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이처럼 주인공과 이야기에 조화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찍을 때 해야 하는 일입니다.'the book3'에 참여한 조수진의 그림입니다. 하나는 연필로 그렸고 다른 하나는 잉크로 그렸습니다. 어때요? 그림 자체의 풍은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연필로 그려진 그림은 부드럽고 아련한 느낌을 준다면 잉크로 그린 그림은 보다 더 강렬합니다.여러분의 캐릭터는 어떤 재료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처럼 어떤 선으로 표현하는가에 따라 매우 다른 느낌을 주는 캐릭터로 변합니다. 같은 소재로도 매우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도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나 배경을 그릴 때 어떤 선택이 이야기에 적합할지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이야기 만들기의 간단한 과정
    이야기 만들기의 과정을 살펴보도록 해요. 첫 번째는 동기가 있어야 합니다. 동기란 위에서 설명했듯이 여러분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어떤 것’이랍니다. 두 번째는 주제가 필요합니다. 주제란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동기를 좀 더 구체화시켜서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해낸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해 보는 작업입니다. 물론 이야기 짓기 전에 바로 한 문장으로 정리된 주제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짓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면 분명 여러분의 의식이든 무의식 속에 말하고자 하는 바, 주제가 존재할 것입니다. 이야기를 쓰는 내내 그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주제는 뭘까요? 이 이야기의 주제는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결국은 행복하게 되길 바라는 소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세 번째는 이야기 구성하기입니다. 우선 생각한 이야기를 짧고 간단하게 요약해서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구체적이고 자세한 이야기를 써보는 것보다 짧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정리하고 나면 이야기의 단점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드디어 이야기짜기입니다. 이야기는 보통 기-승-전-결이라는 흐름을 가집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하는가에 따라 재미있고 재미없었던 경험을 해 보셨을 겁니다. 재미가 없었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이야기에 짜임새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승-전-결은 이와 같이 이야기의 짜임새를 만드는 틀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이야기를 만들 때 기-승-전-결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우선 편하게 이야기가 나오는 대로 써 보고, 자신의 이야기가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 점검해 본 다음에 조금씩 고쳐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기-승-전-결이란 무엇일까요? 기는 이야기의 배경과 나오는 인물이 소개되고 일어날 사건에 대한 조짐이 보입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는 엄마가 떡을 계속 호랑이에게 빼앗기다 결국 떡이 하나도 남지 않은 상황까지 입니다. 승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부분입니다. 슬슬 분위기가 고조되는 부분이지요. 위의 이야기에서는 떡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데 호랑이를 다시 만나 결국 잡아 먹히고, 호랑이가 엄마의 옷으로 갈아입고 오누이를 찾아가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은 지은이나 이야기하는 사람이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드러나는 가장 긴장감이 흐르는 부분입니다. 위의 이야기를 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지요? 엄마로 알고 문을 잘못 열어준 남매가 호랑이에 쫓겨 도망치다 하늘에 소원을 빌고 결국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호랑이도 역시 동아줄을 얻어 타고 올라가게 됩니다. '전'의 부분에서 읽는 사람들은 과연 오누이가 호랑이에게 잡혀먹지 않고 살아 남을 것인가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어떤 이야기를 읽든 영화를 보든 애니메이션을 보든 가장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전'입니다. '결'은 긴장된 분위기가 풀리고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부분입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경우 낡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던 호랑이는 결국 떨어져 죽게 되고 오누이는 해와 달이 되었다며 이야기를 끝냅니다. 마지막은 퇴고입니다. 다 지은 이야기를 여러 번 읽어보고 고치는 작업을 말합니다. 그래도 이야기가 잘 생각나지 않아요? 처음 이야기를 짓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부엌에 있는 칼도 가끔씩 갈아줘야 잘 드는 것처럼, 이야기 또한 자꾸 지어봐야 수월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야기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 또한 아닙니다. 다음의 ‘해봐요’를 통해서 좀 더 이야기 만들기에 쉽게 들어가 보기 바랍니다.
    해봐요
    “만약에 00 라면~” 하고 이것저것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00’ 안에 여러가지 단어를 넣어보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수 있습니다. “만약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라면” “만약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만약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하는 혀를 가지고 있다면” “만약 내가 젖은 수건이라면” “만약 내가 태양에 갈 수 있다면” “만약 내가 지나치게 큰 목소리를 가져서 말 한마디할 때마다 온 동네에 울린다면 그래서 누군가 속삭이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면” “만약 내가 아주 빨리 걸을 수 있어서 1분 안에 부산까지 갈 수 있다면” 어때요?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 같지 않나요?
    2. 캐릭터란?
    아기 공룡 둘리를 아시나요? 둘리는 1억 5천만년 전 빙하기에 엄마와 헤어져 빙산 속에 갇혀 잠들어있다 우연한 기회로 서울에 흘러 들어오게 됩니다. 둘리는 아기공룡으로 현재 지구에 생존하는 유일한 공룡입니다. 어떻게 하다가 고길동 아저씨 집에서 같이 살게 되었지만 언제나 구박만 받았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둘리는 웃음을 잃지 않는 친구입니다. 둘리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체특징 : 녹색피부(손과 발, 배는 하얗다), 1m 20cm 키, 배가 나옴. 취미 : 남 먹는거 쳐다보기, 어른 말에 토달기, 성한 물건 박살내기. 특기 : 초능력 (주문은 '호이~') 둘리는 만화가 김수정이 1983년 4월 22일 탄생시킨 캐릭터입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는 물론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알든 모르든 위의 둘리의 내력을 읽어보면 왠지 둘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지 않나요? 사람들 사이에 사는 아기 공룡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캐릭터란 무엇인가
    캐릭터는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입니다. 이야기는 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욕망에 따라 움직입니다. 좀 더 풀어서 말해 보겠습니다. 한 남자가 아내가 집에 가스 불을 켜 놓았다는 급한 전화를 받고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만 열쇠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시다. 남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 집에 들어가려고 갖은 수단을 다 씁니다. 이 짤막한 이야기에서 남자는 집에 들어가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과연 이 남자가 어떻게 집에 들어갈 것인가를 지켜보게 됩니다. 이처럼 이야기는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따라 힘을 얻고 앞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어떤 인물들이 그 이야기 속을 돌아다니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흥미를 자극하기도 하고, 줄어들게 하기도 합니다. 별로 흥미 없는 사람이 주인공인 이야기는 굳이 보고 싶지 않거든요. 여러분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주인공들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분명 그 주인공들에게 여러분이 흥미를 느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해봐요!
    그럼 우리도 캐릭터를 만들어볼까요? <한 그루 나무와도 같이> 정현종 꿈을 버리다니, 요새의 내 꿈은 방이 많은 집 하나 짓는 일이야. 그래 이 세상의 떠돌이와 건달들을 먹이고 재우고, 이쁜 이탈자들과 이쁜 죄수들, 거꾸로 걸어 다니는 사람과 서서 자는 사람, 눈감고 보는 사람과 온몸으로 듣는 사람, 끌어안을 때는 팔이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사람, 발에 지평선을 감고 다니는 사람, 자동차 운전을 못 하는 사람, 원시주의자들, 말더듬이, 굼벵이, 우두커니, 하여간 그런 그악스럽지 못한 사람들을 먹이고 재우게 방이 많은 집 하나 짓는 일이야. 아냐, 호텔도 아니고 감옥도 아니며 병원도 아니고 학교도 아니야. 무정부적인 감각들의 절묘한 균형으로 집 전체가 그냥 한 송이의 꽃인 그러한 곳. 그러니까 자기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이나 어떤 경우에도 괴로워하지 않는 사람은 들이지 않을꺼야. 도대체 슬퍼하지 않는 사람도 물론 들이지 않고 답답하기 짝이 없는 벽창호, 각종 흡혈귀, 모르면서(모르니까?) 씩씩한 단세포, (또는 자기가 틀렸을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도 물든 흔적이 보이지 않는 글을 쓰는 먹물들은 들이지 않을거야.) 앵무새는 물론 안 되고, 모든 전쟁광(戰爭狂)들과 무기상(武器商)들, 핵(核)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출입 금지. 그리고 또 그리고 또 있겠지만 이하 생략. 허나 어떤 사람이든 환골탈태를 하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누구를 제외하는 데서 얻는 쾌감은 제일 저열한 쾌감의 하나이니. 꿈을 버리다니, 요새의 내 꿈은 한 그루 나무와도 같아 나는 그 그늘 아래 한숨을 돌리느니. 위 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 사람들은 저마다 제 각각입니다. 이 중에서 여러분이 만들고 싶은 캐릭터를 한 번 그려보세요. 선생님은 ‘팔이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사람’과 ‘거꾸로 걸어 다니는 사람’을 그려 보았습니다.‘이야기란?’과 ‘캐릭터란?’ 수업 시간에 ‘비 안 맞고 집에 가기’ 이야기를 짓고, 주인공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번엔 그들의 방을 그려볼까요? 주인공과 어울리는 색종이를 골라 그 위에 주인공의 방을 그려봅시다.
    캐릭터의 묘비명
    묘비명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묘비에는 보통 죽은 사람의 이름과 사망한 날짜, 그리고 그 사람을 기억하게 하는 글귀 등이 적혀 있습니다. 이것을 묘비명이라고 하지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디오판토스는 자신의 묘비명을 다음과 같이 남겼다고 해요. “보라! 여기 디오판토스의 일생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일생의 6분의 1은 청년이었다. 12분의 1이 지나자 수염이 자랐고, 다시 7분의 1이 지나자 결혼을 하였다. 5년 후에 낳은 아들은 아버지 나이의 꼭 반을 살았고, 아들이 죽은지 4년 만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그가 몇 살까지 살았는지 구해보자." 매우 수학자다운 묘비명입니다. 여러분은 방금 캐릭터 한 명을 출생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는 태어나고 자라고 늙어 언젠가는 죽게 될 것입니다. 캐릭터는 자신의 삶에서 일정한 기간동안 여러분의 이야기 속에 출연해 주었지만 그 이야기가 끝났더라도, 어디선가 자신의 삶을 계속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요. 앞에서 캐릭터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야 한다고 했지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다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세상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들의 삶에 귀를 기울인다면 누구든지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될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한 명의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그 캐릭터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고민 때문에 마음이 아파하는지, 무엇을 기뻐하는지, 얘기를 들어주는 유일한 사람이 당신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캐릭터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묘비명’을 써 주는 사람은 바로 여러분이 되어야 합니다.
    3. 공간이란?
    공간이란 무엇일까요? 나의 방, 우리 아파트, 서울이라는 도시, 한국, 아시아, 지구, 태양계, 우주 그리고 그 이상의 상상의 어떤 곳. 이 모든 것이 바로 ‘공간’입니다. 아마 이것은 다 아실 거예요. 그렇다면 이번엔 질문을 조금 다르게 해 보겠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공간은 무엇인가요? 영화관에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왔을 때 마음속에 남는 인상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영화는 조금 밝은 느낌이었다면, 어떤 영화는 어두운 느낌으로 남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영화를 한 번 다시 보세요. 주인공이 어떤 공간에서 주로 생활하고 있는지.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주로 어떤 색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모양의 집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가구는 새 것인지 오래된 것인지. 가구의 질감은 어떠한지. 벽지는 어떠한지. 잘 살펴본다면 아마 매우 새로운 세계와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받는 느낌은 주인공 자체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또한 주인공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어떤 모습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4. 선과 색은 어떤 느낌을 갖을까?
    앞으로 여러분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캐릭터나 배경을 그릴 때 여러분은 선으로 인물을 그린다음 색칠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선’과 ‘색’은 여러분의 주인공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아니면 여러분 이야기의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이제 ‘선’과 ‘색’의 세계로 한 번 들어가 봐요.
    선의 세계
    선은 재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물감, 유화, 파스텔, 색연필, 사인펜, 목탄, 잉크, 크레파스 등등 각각의 재료는 특성에 따라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 ‘the book3'에 참여한 김아영의 그림입니다. 같은 만화에서 다른 재료를 사용한 두 장면입니다. 사인펜으로 그린 그림이 격렬한 감정을 연상시킨다면, 색연필로 그린 그림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군요.
    색의 세계
    여기 밑그림이 있습니다. 자! 무슨 색을 칠해 볼까요? 두 사람이 그림을 하나씩 칠했습니다. 같은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매우 다른 느낌의 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색의 힘입니다. 어떤 색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같은 모양의 방에 살고 있는 사람도 매우 다른 성격의 사람일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색을 좋아하시요? 색은 저마다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입고 있는 옷과 벽지 색을 한번 바라보세요. 그 색에서 여러분은 어떤 느낌을 받고 있나요? 어떤 색을 입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도 모르게 끼치고 있는 색의 영향에 아마 놀라게 될 것입니다.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집니다.
    5. 카메라 속의 세상과 사운드
    그림을 그릴 때는 붓과 크레파스, 연필 등 여러가지 재료를 씁니다. 그렇다면 이미지 언어를 사용하는 영상물은 무엇을 붓으로 쓰는 걸까요? 바로 카메라입니다. 그림을 그릴 때 붓이나, 크레파스의 사용에 익숙하다면 좀 더 능숙하게 표현할 수 있듯이 카메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카메라에도 다양한 표현 기법이 있습니다. 이 단원은 동영상을 보는 것이 좀 더 이해하기 쉽지만 우선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앵글(Angle)
    앵글(Angle)은 카메라가 대상물을 바라보는 각도를 말합니다. 선택된 대상을 어떤 느낌으로 바라볼 것인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① 버즈 아이 뷰 (Bird's eye view) 영어를 해석하자면 ‘새의 시점으로 보기’입니다. 때로는 신(神)의 시점이라고 하기도 해요. 만약 신(神)이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보면 이와 같이 보일 것입니다. 우리는 날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에겐 낯선 앵글이기도 합니다. 추석 귀향 길에서 카메라가 헬리콥터를 타고 길게 이어진 자동차를 보여 줄 때가 바로 ‘버즈 아이 뷰’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② 하이 앵글 (High angle) 카메라가 어떤 물체를 수평보다 위에서 바라볼 때를 말합니다. 하이 앵글로 인물을 잡으면 주로 그 인물이 작게 느껴지고 배경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③ 아이 레벨 앵글 (Eye level angle) 카메라가 우리의 눈 높이와 같게 찍는 것을 말합니다. 가장 평범하며 찍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많이 쓰는 앵글입니다. 그림의 경우 대부분의 초상화는 아이 레벨 앵글을 쓰고 있습니다. ④ 로우 앵글 (Low angle) 카메라가 찍는 물체보다 아래에 있는 경우입니다. 로우 앵글은 하이 앵글과 반대로 찍는 대상의 높이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주위 환경과 배경은 상대적으로 작아집니다. 즉, 찍는 대상이 조금 더 강조됩니다. 이렇게 카메라가 밑에서 촬영하면 촬영된 인물은 공포감, 경외심, 존경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샷 (Shot)
    영화를 찍는 장면이 가끔 TV에 나오면 ‘액션’과 ‘컷’이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으시죠? 감독이 ‘액션’을 부르면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컷’을 외치면 카메라의 필름은 더 이상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 사이 동안 필름엔 일정한 길이의 영상이 찍히는 데 이것이 바로 샷(Shot)입니다. 편집을 할 때는 샷의 일부분만 쓰이고 나머지는 버려지기도 합니다. ① 익스트림 롱 샷 (Extreme long shot) 광활한 평원을 촬영할 때 사용됩니다. 상당히 먼 거리에서 찍혀진 장면을 의미합니다. ② 롱 샷 (Long shot) 일반적으로 연극과 관객 무대 사이의 거리에 해당됩니다. ③ 풀 샷 (Full shot) 간신히 인물의 전신을 잡은 샷입니다. 코미디 영화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코미디는 인물의 재미있는 다양한 행동을 봐야 웃음 효과가 더 커지기 때문에 온 몸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④ 니이 샷 (Knee Shot) 무릎에서 머리까지가 화면 안에 꽉 차게 들어오는 것을 말합니다. ⑤ 웨스트 샷 (Waist Shot) 허리에서 머리까지의 상반신 화면 안에 꽉 차게 들어오는 것을 말합니다. ⑥ 바스트 샷 (Bust Shot) 인물의 가슴에서부터 머리까지가 화면 안에 들어오는 것을 말합니다. 인물 촬영의 기본이 되는 샷입니다. ⑦ 클로즈 업 샷 (CU : Close Up Shot) 인물의 얼굴만을 크게 촬영한 샷을 말합니다.
    카메라 움직임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거나 걸어 다니는 것처럼 카메라도 역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때로는 특수한 장비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① 픽스 (fix) 카메라가 전혀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② 팬 (pan) 우리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듯이, 카메라가 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한 화면으로 찍는 대상을 보여줄 수 없을 때 사용합니다. ③ 틸트 (tilt)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한 화면으로 보여줄 수 없는 긴 건물 등을 보여주기 위해서 카메라가 위에서 아래로 또는 아래에서 위로 움직여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④ 줌인(zoom in)과 줌아웃(zoom out) 줌인은 사람이나 물건을 명확히 보이거나 강조하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줌 아웃은 클로즈 업 된 화면에서 점점 넓은 화면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⑤ 달리(dolly) 기차가 레일 위를 달리듯이 카메라가 걷고 있는 사람 등, 움직이는 물체를 찍기 위해 레일 위에서 부드럽게 같이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카메라 움직임은 동영상을 보면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최초의 영화가 뤼미에르 형제의 <씨오타 역의 기차 도착>이란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여러분은 혹시 기차 소리도 같이 상상했나요?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최초의 영화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단지 움직이는 기차만이 보였을 뿐입니다. 지금 혹시 TV를 켜 놓았다면 화면은 그대로 둔 채 소리를 줄여 보세요. 매우 심심하게 느껴지지요? 우리는 이제 영상과 사운드가 함께 나오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사람들이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기차가 들어오는 영상만을 보고 그처럼 놀랐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영화가 인디언 살롱에서 상영될 때, 피아노 반주는 있었답니다. 어두운 공간에서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와 사람들의 숨소리만을 듣고 영화를 보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웠을 테니까요. 소리가 없는 영화를 무성영화라고 합니다. 그러나 무성영화 시대에도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함께 듣는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당시의 연극에서는 다양한 음향 효과들이 사용되고 있었는데, 영화에서도 그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음향 효과 담당자들은 스크린 뒤에 음향 테이블이란 것을 놓고 적절한 순간에 여러 가지 소리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철판에 쌀을 쏟아 우박 소리를 만들고, 쇠가 박힌 솥을 비비거나 마른 완두콩을 불어 휘저어 사자의 포효하는 소리도 만들고, 기차 소리도 만들었습니다. 또한 최초의 영화가 상영될 때 피아노가 연주된 것처럼, 영화 상영 때마다 피아니스트가 초대되어 진행되는 이야기와 어울리는 피아노 곡을 연주했습니다. 또한 변사도 있었습니다. 영화의 이해를 돕고 흥미를 돋우면서 관객과 영화 이를 이어주는 감초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자막이 생기면서 이들도 점점 설자리를 잃었습니다. 오늘날 영화에서도 소리는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무서운 공포 영화를 하나 골라 보세요. 그리고 소리를 끄고 영화를 다시 보세요. 무서웠던 감정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장면이라도 배경음악이 흐를 때와 흐르지 않을 때 많은 차이가 납니다. 또한 방안 장면이라 해도 바람 소리가 들릴 때와 빗소리가 들릴 때, 새의 노래 소리가 드릴 때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영화를 볼 때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귀기울여 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소리들이 영화를 풍부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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