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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슬픔의 미래(The Future of Sorrow) | 2024-05-08~2024-05-30 | 비디 갤러리
  • 전시
  • 비디 갤러리
  • 전체연령

슬픔의 미래(The Future of Sorrow)

공연기간
2024-05-08~2024-05-30 (종료)
공연시간
공연가격
무료
장소
서울 | 비디 갤러리
관람시간
문의
02-3789-3872
전시장명
비디 갤러리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18길 9
전화번호
02-3789-3872
 
 
상세주소
-
홈페이지
http://www.vidi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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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명 기간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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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 숭정전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1길 30 (장충동2가)
숭례문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40 (남대문로4가)
광희문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344
덕수궁 대한문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99 (정동) 02-771-9951
관훈동 민씨 가옥 (구 부마도위박영효가옥)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4길 28 (필동2가)
해풍부원군윤택영댁재실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4길 28 (필동2가) 02-3396-5880
삼청동오위장김춘영가옥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4길 28 (필동2가)
순정효황후윤씨친가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34길 28 (필동2가)

비디갤러리에서는 05월 08일부터 05월 30일까지 이효선 작가의 초대 개인전인 <슬픔의 미래>를 진행한다.

나는 매일 떠나가는 하루를 산다. 봄날의 창가에 이마를 기대고 매일 떠나가는 나를 바라보기도 한다. 그간 상실의 고통을 겪었다. 그러니까 나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사랑을 살았다. 상실이 사랑으로 건너가는 곳, 그 미래의 고향에 불을 밝혀 본다.

삶은 멀어지는 것들에 대한 애도의 연속이다. 떠나간 이, 상실된 것들에 대한 애도란 미래의 고향을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유실된 시간을 기록하며, 더이상 슬픔에 머물지 않고, 과거를 그리운 여명의 고향으로 남기는 것. 르네 샤르의 시에는 “유실: 나를 계속 꿈꾸게 하는 자로 남게 하는 것”이라는 짧은 구절이 있다. 나는 매일 떠나가는 하루를 살기에, 계속 그림을 그리는 자가 된다. 그림은 그리움에서 생겨나온 단어이기에.

롤랑 바르트의 <애도 일기>에는 어두운 텍스트의 밤하늘에 저마다 다른 광도의 별들로 흩어져 빛나는, 이 슬픔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무엇이라고 옮겨야 하냐고 묻는 문장이 있다. 밤하늘을 배경으로 흩어져 빛나는 수많은 별들만큼의 슬픔의 종류들. 또한 그는 이렇게 묻는다. 부재의 고통은 사실 사랑이 아니겠냐고. 그리고 내가 그린 그림 속 인물은 나에게 묻는다. 사랑의 대상이 부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사랑을 알게 되겠냐고.

작품 속 곡선이 강조된 인물의 신체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여 어떠한 곳에서도 존재하게 되는 신체. 그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구성되고 모호해지는 기억의 초상이다. 수시로 흔들리고 변하는, 삶이라는 곳에서 어딘가로 흘러가는 그것은 바람처럼 부유한다. 또한 입이 표현되지 않은 무표정의 인물은 하나로 해석될 수 없는 여러 갈래의 감정을 수용한다. 인물의 모호한 시선을 통해 관람자는 인물의 상황에 ‘어떤 자아’를 투영하거나 ‘어떤 감정’을 대입하게 된다. 각자의 처지와 감정에 따라 주어진 그림 속 미결정된 상황으로 드러나는 미래의 이야기들.

이러한 미결정의 인물을 통해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는 평범한 것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궁금한 건 당신>에서 정성은 작가는 충분히 기록될만한 가치가 있는 유명한 사람들, 대단한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평범하고, 아무도 관심이 없을 수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나의 그림도 그러할 것이다. 아무에게도 관심받지 못하는 아무런 이야기들. 하지만 살다 보면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는 타자에 의해 만들어진 신화와 상징을 넘어선다. 랭보의 시 구절에 이런 것이 있다. “나는 숨겨지고 나는 숨겨지지 않는다.” 평자들은 이 구절을 모순 어법적 현대성이라고 일컬었다. 나는 이제 안다. 이는 모순 어법으로, 현대성으로도 부를 수 없는 우리 존재의 비밀이자 비애라는 것을. 평범한 이들에 대한 나의 추앙이 ‘숨겨지고’, ‘숨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터뷰 중 ‘바다 앞에 서면 먼지가 된 것 같아서 좋다.’라고 대답한 ‘물개’라는 사람이 있었다. 작가는 먼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왜 좋은지 의아해한다. 그 이유에 대해 샤르의 시 ‘공동의 현존’ 중 한 구절을 제시하고 싶다. “먼지를 분봉하라, 아무도 당신들의 결합을 알아내지 못하리니.” 이 시 구절은 계속해서 나누어지는 과정이 당신들의 결합으로 이어진다고 해석된다.

끝없이 흩어지는 것들 속에서의 끝없는 생성. 시인은 아무리 시를 써보아도 그 결합의 끝에 이를 수 없다고 한다. 붓끝에서 분봉되는 삶의 기록들 속에서, 나는 이야기의 끝없음을 발견하고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