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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비는 마음

작품명
꿈을 비는 마음
저자
문익환(文益煥)
구분
1970년대
저자
문익환(文益煥, 1918~1994) 만주 간도성 명동촌 출생. 호는 늦봄. 1947년 한국신학대학 졸업. 1955년 프린스턴 대학 대학원 수료. 오랫동안 종교시에 심취해 오다가 1972년 <월간문학>에 <추억의 커피잔>, <미켈란젤로의 고독> 등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시작했다. 구약학자로서 16년 동안 대학의 교단에서 후학을 가르치기도 하였으며, 특히 구약 성서의 번역에 공헌하였고, 그 과정에서 시인으로 등단하여 7권의 시집과 많은 수필집, 산문집 등을 출판하였다. 그는 절친한 친구였던 장준하의 횡사 이후 <3·1민주구국선언>을 기초하면서부터 유신독재에 반대하는 투쟁에 앞장섰다. 그의 활동은 1978년 유신헌법비판성명서 발표, 1980년 YWCA 위장결혼사건, 1986년의 인천 5·3사건과 서울대학교 연설 사건으로 이어졌으며, 그 뒤 통일운동에 매진하여 재야 통일관련 단체의 구심점이 되었다. 특히 1989년에는 실정법을 어기고 방북하여 김일성을 면담하고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들로 인해 여섯 차례 투옥되어 10여 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1992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같은 해 제3회 4월혁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에 <새삼스런 하루>(1973), <꿈을 비는 마음>(1978), <난 뒤로 물러설 자리가 없어요>(1984), <한 하늘 두 하늘>(1989), <옥중일기>(1991) 등이 있고, 수필집에 <새 것, 아름다운 것>(1984)이 있으며, <꿈이 오는 새벽>(1984), <통일을 비는 마음>(1989), <히브리 민중사>(1990), <가슴으로 만난 평양>(1990) 등이 있다.
리뷰
(……)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은 문익환목사의 생애에는 깊은 정신적인 연대로써 맺어진 몇 사람의 역사적 인물들이 존재한다. 그 첫 자리에는 그들 자신이 이 나라 기독교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문목사 부모님이 와야겠지만, 가족을 제외한다면 소년기의 윤동주와 장년기의 장준하가 그런 인물일 것이다. 일제시대 일본의 감옥에서 옥사한 민족시인 윤동주와 민주투쟁의 전선에서 독재자의 철권에 쓰러진 장준하는 그 이름만으로도 여전히 우리에게 뜨거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신화적 존재이거니와, 우연치 않게도 그들은 문목사의 가까운 친구였던 것이다. 시집 <새삼스런 하루>의 동시적 분위기는 윤동주 시의 어떤 특징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러나 그는 장준하의 죽음을 겪고 그 자신이 민주화운동의 일선에 뛰어들면서 맑고 곱게 다듬어진 수채화적 언어의 세계, ‘순진함’의 세계를 뛰어넘어 좀더 치열하고 심각한 의식의 심화를 이룩한다. (……) 두 번째 시집에 이룩된 최대의 문학적 성과는 물론 시집의 표제로 되어 있는 작품 <꿈을 비는 마음>이다. 필자는 이 시에 대해서 매우 감동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아마 1977년 연말이었을 터인데, 그때 소위 3·1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투옥되었던 분들이 석방되어 수유리 한빛 교회에서 환영예배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고 성내운 교수가 그의 특유한 우렁찬 목소리로 이 <꿈을 비는 마음>을 낭송했던 것이다. 1945년 분단 이래 남북통일은 언제나 우리 민족 최대의 과제이고 민족운동의 근본핵심에 위치해 있으며 문단에서도 신동엽 시인을 비롯한 선구적 문인들의 날카로운 업적이 있었지만, 그러나 분단체제에 대한 정면으로부터의 도전은 철저한 탄압과 엄중한 금기의 영역에 유폐되어 있었다. 시 <꿈을 비는 마음>은 이 탄압과 금기의 족쇄를 끊고 솟아오른 통일민족 문학의 빛나는 횃불이었던 것이다. 물론 통일운동가이자 민족시인으로서의 문목사의 면모가 이 시에서 느닷없이 처음 돌출된 것은 아니다. 70년대 초 남북 적심자회담에 부쳐 씌어진 <나이팅겔아> 같은 시는 이미 문목사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실증한다. 그러나 (……) 분단체제와 통일문제에 대한 그의 사고는 아직 소박한 심정적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아무런 현실적 구체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 그러나 <꿈을 비는 마음>에서 시인의 상상력은 크리미아 반도를 떠나 단연코 155마일 휴전선으로, 즉 민족현실의 가장 첨예한 현장으로 돌아온다. 동시에 반공냉전논리의 살벌한 일방성에서 벗어난다. 오늘의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남북체제에 대한 이 균형감각이 그러나 얼마나 힘든 고초와 희생적인 싸움 끝에 겨우 얻어진 것인지 상기해볼 때 <꿈을 비는 마음>의 민족문학적 의의는 만만치 않은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냉전논리의 극복은 통일운동의 단초를 여는 데 지나지 않음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통일은 갈라진 남과 북이 산술적으로 결합한다고 하여 달성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이 시에 묘사되듯이 “구국의 피로 뒤범벅이 되었던 북녘땅 한 삽/ 공산군의 살이 썩은 남녘땅 한 삽씩 떠서/ 합장을 지내는” 것이나 “철들고 셈들었다는 것들은 다 죽고/ 동남동녀들만 남았다가/ 쌍쌍이 그 앞에 가서 화촉을 올리”는 것은 분단체제에 매몰된 동포들에게 통일에의 염원을 일깨우는 시적 환상일 뿐이지 객관적 현실 그 자체는 아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시인은 ‘꿈’의 형식으로 통일염원을 노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통일의 꿈, 민족문학의 횃불’, 염무웅, <꿈을 비는 마음>, 실천문학사, 1992
작가의 말
(……) 지금 나의 시작은 나의 감성을 닦는 일이라고 접어두십시오. 이것은 나의 감정에 묻어 있던 어설픈 관념들을 씻어내는 일이라고 보아도 되겠지요. 그 어설픈 관념들에는 물론 기독교적인 것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나는 그 속에서 나서 그것을 먹으면서 자랐고 그것으로 중년이 되도록 살아온 셈이니까요. 외국에서는 보석으로 치지도 않는 수정이 우리나라 특산품이라지요. 헌데 수정 가운데서 백수정보다는 연수정이나 자수정이 더 값이 나가는 세상이지만 나는 어쩐지 백수정이 더 좋습니다. 수정의 선명한 결은 아무래도 백수정에서라야 제대로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연수정, 자수정에서 마저 그 빛깔을 씻어내고 싶은 겁니다. 무리한 억지인 줄 알면서도 그 충동만은 억누를 길이 없군요. 연수정, 자수정의 아름다움이야 마다할 리 없겠지만, 나는 우선 백수정을 햇빛에 비춰 보고 싶은 것뿐입니다. 그 순수 속에서 준열한 번개 소리를 듣고 싶고 그 차가움 속에서 하늘을 가르는 뜨거움을 느끼고 싶은 거죠.(……) ‘번개소리: 나의 시, 나의 메모’, 문익환, <심상>, 1974.5 둘째 시집을 내면서 첫 시집 <새삼스런 하루>를 낸 지 어느새 5년이 지났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퍽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겨레의 아픔에 나도 몹시 두들겨 맞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많이 변모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내 마음의 거울인 시도 많이 변모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 멀었습니다. 그러니 더 맞아야지요. 더 아파야지요. 한데 나의 밑바탕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는 여전히 순수예술론자입니다. 순수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모든 비순수와 담을 쌓고 지내는 빛바랜 순수가 아니라, 모든 불순한 것을 불살라버리는 불길의 순수 말입니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온갖 더러운 것을 못 보는 척 고고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모든 지저분한 것까지 속으로 새겨 꽃피우는 개나리의 아름다움 말입니다. 나는 낙천가로 태어난 모양입니다. 나는 비관할 줄 모릅니다. 수염까지 희끗희끗해 가는 나이에, 아직도 어린애 같은 꿈을 곧잘 꿉니다. 서대문에 있을 때에도 <영미의 그림> 같은 꿈을 꾸면서 나는 기뻤던 겁니다. 혼자 싱글거리다가는 송구스러워지곤 했습니다. 다른 죄수들의 얼굴에서 사라져간 웃음들의 한숨소리에 몸둘 바를 모르게 되는 거죠. 이 겨레의 얼굴에서 웃음을 앗아가는 검은 손이 보이면, 몸이 와들와들 떨리더군요. 겨레의 얼굴에 웃음이 되돌아오는 것을 못 볼 바에야 차라리 허기진 겨레의 역사에 묻혀 죽고 싶어지더군요. 겨레의 모든 불행의 원인은 휴전선이 아니겠어요? 그 휴전선이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니까 온갖 푸성귀, 나무, 꽃, 짐승, 새, 물고기들의 낙원이 되었다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 모두의 아픔, 휴전선의 원시림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원시림으로 이 국토가 뒤덮이는 어처구니없는 꿈을 꾸고는 어린애처럼 기쁜 겁니다. 그리고 이 기쁨이 온 겨레의 기쁨이 되기를 정화수 한 대접 떠놓고 빌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마음만은 정직한 마음입니다. (……) ‘둘째 시집을 내면서’, 문익환, <늦봄 문익환 전집>, 사계절, 1999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문익환 평전>, 김형수, 실천문학사, 2004 <늦봄 문익환 전집>, 문익환, 사계절, 1999 <꿈을 비는 마음>, 문익환, 실천문학사, 1992
관련사이트
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 통일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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