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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공화국

작품명
겨울 공화국
저자
양성우(梁性佑)
구분
1970년대
저자
양성우(梁性佑, 1943~) 1943년 전남 함평 출생.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70년 <시인>에 <발상법>, <증언>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 1972년 첫 시집 <발상법>을 출간하였다. 1975년 시 <겨울공화국>을 발표한 후 광주중앙여고 교사직을 파면당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저항과 체제비판의 시적 색채를 띠기 시작한다. 1970년대 유신체제의 부당성과 폭력성을 통렬하게 고발했던 시 <겨울 공화국>은 ‘총과 칼로 사납게 윽박지르고/ 논과 밭에 자라나는 우리들의 뜻을/ 군화발로 지근지근 짓밟아대고/ 밟아대며 조상들을 비웃어대는/ 지금은 겨울인가/ 한밤중인가/ 논과 밭이 얼어붙은 겨울 한 때를/ 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은/ 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라는 구절에서도 표현되어 있듯이 유신독재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그는 현실의 모순에 결코 눈감지 않는 날카로운 시간을 계속 유지하면서 동시에 이 땅에 생동하고 있는 민중의 건강한 정서를 시로 형상화하는 데 노력하여 다수의 작품집을 출간한다. 이러한 작품경향은 시집 <겨울 공화국>(1977), <북치는 앉은뱅이>(1980),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1981), <오월제>(1986), <그대의 하늘길>(1987) 등을 통해 점점 강화되다가 <세상의 한가운데>(1990), <사라지는 것은 사람일 뿐이다>(1997) 등을 기점으로 성찰과 내성의 깊이를 더하게 되어 원숙기에 접어들게 된다. 1985년 제4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다.
리뷰
1974년 11월, 양성우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발기 및 ‘문학인 101인 선언’에 참여했다가 학교 당국과 정보 기관의 탄압과 추적을 받는다. 그러다가 1975년 광주 YWCA에서 열린 민청학련 사건 관련 구속자 석방 환영회 겸 구국 기도회에서 시 <겨울 공화국>을 낭독하기에 이른다. <겨울 공화국>은 유신 체제의 산물인 긴급조치로 동지들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이 땅의 암울하기만 한 정치 상황을 동토(凍土)에 비유한 작품이다. 이즈음 양성우는 시와 삶을 하나로 인식하고, 현실 인식과 정치 투쟁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한다. <겨울 공화국>은 그의 시 중에서는 가장 서정성이 얕게 나타나는데, 이는 현실의 정치 상황에 대한 가장 직설적인 대응 전략을 택한 까닭인 것으로 보이며, 발표 상황에 맞게 낭독하기에 좋은 민중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시인은 여기서 민중의 고통이나 절망을 단순히 곤궁한 살림살이나 현실 상황에 따른 갈등에서 싹튼 것으로 해석하기보다 한결 근원적인 차원으로 승화시킨다. 교사직에서 파면된 그는 아예 광주를 떠나라는 종용을 받고 한동안 ‘천은사’라는 절에 가서 머물기도 하였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 내가 양성우란 이름 석자를 안 것은 17~18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그는 광주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학원>이란 잡지의 시난을 혼자 휩쓸고 있을 때고, 나는 그 누구에게도 시 쓴다는 사실을 숨기고 혼자만 끙끙거리고 습작을 하면서 그를 상당히 부러워했는데 그때 읽은 그의 시들은 하늘이나 강이나 누님을 소재로 읊은 아주 깔끔한 서정시들이었다고 기억된다. 그는 <시인>지에다가 시를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할 때부터 시골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면서 서로 얼굴은 모르는 사이인데도 내게 무수히 많은 편지들을 정열적으로 보내왔다. 나는 답장 못하는 내 게으름을 깨고 딱 한 번 ‘시골에서 시를 쓰자면 중앙문단이 생각이 나서 좀도 쑤시겠지만 그런 잡념은 마냥 헛것이고, 그렇게 많이 내게 편지 쓸 여력이 있으면 그 시간에 시나 열심히 쓰는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여긴다’는 내용의 짤막한 답장을 써서 보냈다. 그 후 한두 달쯤 지났을까. 눈이 펑펑 쏟아지는 어느 겨울 날 그는 느닷없이 서울에 나타나 편지 대신 몸으로 만나게 되었다. 첫 만남이었다. (……) 그는 온몸이 온통 뜨거운 사람이다. 그 뜨거움을 어쩌지 못해 그대로 앉아 있질 않고 늘 움직이며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발바닥이 늘 불붙어 있다. 우리들에게는 부러운 존재다. 그 착하고 뜨겁고 열성인 마음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이 시집에 실린 60여 편의 시 어느 것을 읽어도 그의 마음이 어떠한 것인가를 우리들은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내가 피운 한 송이의 작은 꽃잎이 죽어서도 두 눈을 부릅뜬다면, 나는 허공에 구름으로 살며 물 묻은 씨앗들을 그리워할 것이다. 몇 마디의 가시돋친 슬픈 말들이 새떼들과 어울려서 산맥을 넘고 갈잎으로 숲 속에 썩을 지라도, 돌아와 뜨겁게 속삭일 때까지 나는 비스듬히 길가에 서서 두리번거리며 기다릴 것이다. (<말> 중에서) 아무렇게나 골라 적은 위의 시에서도 보이듯이 그는 시를 손쉬운 ‘말장난’으로 쓰는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가슴으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그의 다음과 같은 말을 들어봐도 이와 같은 판단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님을 알 것이다. “공연히 ‘허공’을 이야기하고, ‘남모를 독백’만 일삼는 ‘외면하는 시’가 아닌, ‘피를 나누고’ 진실을 이야기하며 불의와 맞서는 시를 우리에게 읽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참으로 이 땅의 모든 시인들이 권력자와 민중들의 중간에서 권력중개자나 ‘삐에로’가 되기를 포기하고,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철저히 노래하고 이야기한다면 그들의 시는 분명히 ‘칼 보다 강한 것’이 될 것이다.”(<순수한 언어와 절실한 언어>, 대화, 1977.3) 아무튼 이러한 시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 시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민족시의 앞날은 밝은 것이다. 여기에 실린 시들은 세상에 풍파를 던졌던 ‘겨울 공화국’을 비롯, 그럴 수 없다고 울며 발버둥치는 제자들을 남겨두고 구례의 천은사에서 은거생활을 하면서 썼던 것과, 홀연히 서울에 나타나 온갖 어려운 생활 속에서 얻은 60여 편의 한 맺힌 노래들로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시집은 양성우의 개인 것이라기보다는 어려운 시대를 더불어 사는 우리 모두의 노래집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창창한 미래를 위해 양성우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결코 좁은 것은 아니다. 그에게 격려를 보내자. 아니 격려를 보내기에 앞서 우리 모두 절실하게 우리의 삶을 반성해보자. 과연 떳떳하게 살고 있는지 과연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스스로를 확인해보자. (……) ‘발문’, 조태일, <겨울 공화국>, 화다, 1977
작가의 말
이 시들을 버릴 수 있지만 나는 이 땅을 버릴 수 없다. 이 시들을 버릴 수 있지만 나는 이웃들과 이웃들의 살결, 이웃들의 언어와 사랑과 한숨, 그리고 눈물을 버릴 수 없다. 이 시들을 버릴지라도 우리들이 빼앗긴 자유는 되찾아야 한다. 목숨 따위야 잡초처럼 살아날 수 있지만 자유는 귀한 것, 이 시들을 버릴지라도 자유는 버릴 수 없다. ‘자서’, 양성우, <겨울 공화국>, 화다, 1977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20세기 한국 현대 문학의 탐험>, 장석주, 시공사, 2000 <겨울 공화국>, 양성우, 화다,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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