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상문화포털의 크리에이터 문화PD의 영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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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김제로 떠난 나무 여행
자막 – 한 그루의 나무가 가진 유일무이한 모양새는 매 순간을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한 노력의 결과다. 수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무의 선택은 늘‘오늘’이었다. -「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는다」 중에서
내레이션 –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생명체, 나무.
나무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후
회로 오늘을 허비하지도, 걱정으로 오늘을 망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하고 치열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나무.
나는 어제와 내일 사이에서 놓쳐버린 나의 오늘을 찾아 김제로 여행을 떠났다.
제목 : 김제로 떠난 나무 여행
내레이션 – 지평선이 아름다운 김제에서 가장 먼저 만난 것은 메타세쿼이아였다.
원래 '메타세쿼이아'는 지구상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나무였다.
무려 2억 년 전 지구상에 널리 분포했었으나 이후 멸종되어 그저 화석으로만 기억되었다.
그러다 1940년대 초 중국 양쯔강 상류의 한 계곡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되며
세상에 다시금 알려지게 되었다.
하늘로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자아내는 이국적인 느낌은 어쩌면 공룡과 함께 살던 나무를 현시대에서 만나는 낯설고 새로운 감각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레이션 – 몸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향, 피톤치드로 가득한 편백 나무숲에 들렀다.
몇 그루의 나무만으로도 그새 깊은 산 속에 들어온 것처럼 고요한 쉼을 선물하는 곳.
덕분에 한낮의 시간에도 이곳만큼은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이 있다.
편백에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을 틔워주고,
그 사이를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시름을 내려놓게 하는 힘이 있는 듯하다.
내레이션 – 이 커다란 느티나무는 무려 조선 중기, 이곳에 마을이 있기도 전부터 이곳에 자리해있었다고 한다.
600여 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이들의 오늘을 지켜보며 그림자를 내어주었을 나무.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의 눈물과 웃음을 보았을까?
두 팔로도 안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둘레, 거칠어진 나무의 결,
땅 위로 힘차게 솟아오른 뿌리가 이 나무가 지켜온 긴 시간을 가늠케 한다.
내레이션 – 살아있는 모든 나무는 흔들리며 살아간다.
목마름과 흔들림 속에서 더 강한 뿌리를 내리고
스스로 살아있음을 증명하며 그렇게 온전히 하루를 살아낸다.
수억 년을 거슬러 온 메타세쿼이아의 오늘.
지친 이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편백의 오늘.
긴 시간 묵묵히 한 자리를 지켜온 느티나무의 오늘.
모두가 참으로 다르고도 참으로 귀한 것이었다.
온 힘을 다해 뻗어 나가는 나무의 가지에서 오늘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던 여행.
김제여서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