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상문화포털의 크리에이터 문화PD의 영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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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 : 지난 6월,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행 티켓을 차지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
펼쳐졌다. 바로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대회.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한국에서 펼쳐지는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떨리고 긴장되는 시간. 마지막으로 준비한
대본을 한 번 보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누군가는 태권도 옷을 입고, 누군가는 한국인 버금가는 유창한 실력으로
심사위원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그 가운데, 사극에서 나올 법한 말투에,
힙합 서바이벌을 연상하듯 랩까지 선보이는 참가자가 있었다. 단연 눈에 띄는 발표로 당당히 1등을 거머쥔 그녀,
클라우디아 킴이다.
벌써 몇 개월 전이 되어버린 일을 회상하며
클라우디아는 다시 한 번 그 때의 기쁨을 이야기한다.
클라우디아 김 :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나이도 좀 있고 다른 잘하고 젊은 친구들이 더 많았고, 저는 항상 2등 체질이라서
제가 이기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꿈 같았어요.
내레이션 : 바라고 또 바랬던 한국행. 그녀는 드디어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민속촌부터 경복궁, 저 멀리 북한이 보이는
임진각 등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는 물론이고, 뛰어난 한국어 실력과 함께한 드라마 더빙 체험까지.
10박 11일간 클라우디아는 한국을 사랑하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과 함께 한국문화를 체험했다.그리고 대망의 한국어말하기대회 본선. 예선때와는 달리 또 어떤 느낌이었을까?
클라우디아 김 : 제가 (본선 방송을
보니까) 너무 어색해요 사실은. 그때 너무 긴장했고, 무대 올라갈 때 다리도 떨리고 너무 긴장했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랑 다른 스타일, 발표문을 드라마 대본으로 만들어서 반응이 어떨지 걱정했어요.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제가
발표를 할 때 반응이 너무 좋아서 기뻤어요.
나레이션 : 클라우디아는 사극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듯한 설정과 함께 그 실력을 인정받아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상보다 더 소중한 것을
얻었다고 한다. 바로 본선에 함께 진출한 친구들이다. 한국이라는 공통관심사가 있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클라우디아 김 : 대회에 참석했을 때는
경쟁하는 사이가 아닌 것 같아서, 좋은 친구 된 기분이라서 그게 제일 좋았어요. 우리는 사실 어떤 상을 받을지
상관없었는데 우리한테 제일 좋은 건 추억. 남은 추억이 있으니까. 평생 연락할 수 있는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생겼으니까 이게 엄청 좋아요.
내레이션 : 클라우디아의 성은 킴. 한국인
성 중에서 가장 많은 그 김이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의 집안 곳곳에서 한국의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클라우디아 김 : (저와 남편은) 대학교에서
만났어요. 똑같은 과에서 공부해서 중국어과에서 만났고. 한국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때였는데 ‘빈 집’이라는
영화를 보다가 한국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남편이랑 사랑에 빠지면서 한국의 문화와 한국어에 (대해)
사랑에 빠졌어요. 그런 것 같아요. 남편 때문에 남편을 위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내레이션 : 이렇게 한국어에 열심이었던
그녀에게 최근 한국과 또하나의 접점이 생겼다. 바로 인천-바르샤바 노선이 있는 항공사의 승무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 노선에 투입되지는 않았지만, 그녀에게 기내에서 만나는 한국손님들은 조금 더 특별하다.
클라우디아 김 : (저는 예전에
회사원이었는데 일을 하다가 너무 답답해서 한국어를 하는 승무원이 필요하다고 들었을 때 그냥 저도 ‘한 번 해볼까?’
했는데 이 꿈을 이뤄서 제가 좋아하는 일도 하고 한국 사람들이랑 거의 맨날 만날 기회도 생겨서 이게 너무 좋고요.
곧 한국 노선도 탈 예정이니까 정말 꿈이 현실이 되는 느낌이라서 저도 너무 좋아요.
한국 태극기가 있거든요, 유니폼에. 그래서
이거 보고 놀라는 사람들도 있고. 제가 한국어로 이야기 걸면 놀라는 사람들도 있어요.
제가 폴란드인으로서 제가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을 잘 모시고 대접할 수 있는 거, 이게 참 좋아요.
(제게 한국은) 제일 쉽게 설명하자면
‘인연’ 같은 그런 나라이기도 하고, 사랑 같기도 해요. 저는 개인적인 이유로도 그렇고, 문화와 언어 자체도 너무
좋고요. 여행할 때도 한국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래서 저한테는 두 번째 집 같은, 제 마음의 집 같은 나라에요.
내레이션 : 이제 누구보다 한국에 자주
드나들게 될 클라우디아. 그녀의 행보를 응원한다.
클라우디아 김 :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