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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화성행궁의 화려한 낮과 밤 & 무술과 예술

팔달산 중턱에 있는 작은 정자인 미로한정에 앉아 있으면 주변의 소나무 숲에서 향긋한 솔향기가 납니다. 팔달산 솔숲 사이로 불어오는 맑고 시원한 바람을 팔달제경(八達霽景)이란 수원8경으로 부르기도 하지요. 든든하게 팔달산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화성행궁이 펼쳐지는데 아름다운 곡선의 처마와 처마가 맞닿아 있고 고운 단청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지붕의 취두, 용두, 잡상들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맞배지붕의 긴 행랑채 뒤로 우뚝 솟은 봉수당이 보이고, 옆으로는 행궁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낙남헌이 눈에 들어오는 이곳 미로한정에 이르렀습니다. 정조대왕 때부터 수원의 아름다운 가을 풍광 중 하나였던, 미로한정에는 아름다운 국화꽃을 감상하는 한정품국(閒亭品菊)의 현장이며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화성행궁 후원 깊숙한 곳에서 행궁을 내려다보는 경관은 속이 시원할 정도로 아름답고 200여 년의 과거가 현재에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보이기도 하지요.
화성행궁 후원 미로한정에서 바라본 화성행궁 전경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정조 대왕이 1789년(정조 13) 10월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를 현륭원으로 천봉하고, 그 자리에 있던 수원 관아를 옮겨 신읍치를 건설한 후 화성행궁을 팔달산 동쪽 기슭에 건립 하였습니다. 화성행궁은 처음부터 별도의 독립된 건물로 일시에 건축된 것이 아니라 행궁과 수원부 신읍치의 관아건물을 확장 증축하는 가운데 조성되었고, 수원화성이 축조되던 1794년부터 1796년까지 576칸 규모의 웅장한 건물로 증축되었습니다. 화성행궁은 정조 대왕이 현륭원에 전배하기 위해 행행(行幸)때에 머물던 임시 처소였으며 평상시에는 수원유수가 집무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정조 대왕은 1789년(정조 13) 10월에 이루어진 현륭원 천봉부터 1800년(정조 24) 1월까지 12년간 13차례에 걸친 원행을 정기적으로 행했는데, 그때마다 화성행궁에 머물면서 여러 가지 행사를 가졌습니다. 정조 대왕이 승하한 뒤 1801년(순조 1)에 행궁 옆에 화령전을 건립하여 정조 대왕의 진영을 봉안하고 그 뒤 순조, 헌종, 고종 등 역대 왕들이 화성행궁을 찾아 머물렀습니다.
화성행궁 정문에서 바라본 화성행궁 전경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화성행궁은 조선시대 건립된 수많은 행궁 중 규모나 능행 면에서 으뜸이 될 만큼 정치적 군사적인 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정조 대왕 때 최대의 역사였던 수원화성 성역은 일차적으로 화산의 현륭원 호위와 함께 팔달산 정상 바로 아래 성내 중심부에 건립된 화성행궁을 둘러싸면서 이를 수호하는 것을 중요 목적으로 건립된 것이기도 합니다.
화성행궁은 576칸의 정궁 형태를 이루며 국내 행궁 중에서 규모가 가장 컸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제의 민족문화와 역사 말살 정책이란 만행으로 파괴되었다가 1996년부터 복원공사가 시작되어 2003년 482칸이 1단계로 복원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과거 창덕궁을 출발한 정조 대왕은 수원화성 북쪽 대문인 장안문을 통해 성 안으로 들어와 남쪽 대문인 팔달문 방향으로 가다가 오른쪽에 있는 화성행궁으로 들어갔는데, 행궁광장 홍살문을 지나 명당수가 흐르는 신풍교를 건너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로 들어갔습니다.
화성행궁 정전인 봉수당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1795년 2월 원행 때 정조 대왕은 8일간 6천여 명의 수행원을 이끌고 화성행궁에 행차해 아버지 사도세자와 동갑인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열었고, 양반과 노인 및 일반백성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베풀어 왕실의 경사를 모든 백성과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화려했던 1795년(을묘) 수원행차의 분위기는 ‘화성행행도’와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하게 담겨있습니다. 당시의 화려했던 왕의 행차는 그 유명한 한강에 배다리를 놓고 건너는 장대한 행렬이 ‘한강주교환어도’에 담겨있고 오늘날 ‘능행차 연시’로 재현되어 ‘수원화성문화제‘의 꽃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왕을 호위하는 수 천 명의 장용영 군사들의 퍼레이드는 최고의 볼거리입니다.
화성행궁은 정문인 신풍루로 들어가 중삼문인 좌익문, 내삼문인 중양문을 지나면 정전인 봉수당에 이르는데, 봉수당은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 열린 장소이며 그 옆에는 과거시험과 양로연이 열린 낙남헌이 있습니다. 낙남헌은 화성행궁이 일제에 의해 폐허로 변하는 과정에서도 원래 모습을 간직한 유일한 건물이기도 합니다.
화성행궁 낙남헌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화성행궁은 한류열풍을 이끌어 온 사극의 촬영명소로 드라마 ‘대장금’, ‘이산’을 비롯해 ‘해를 품은 달’, ‘왕의 남자’ 등의 명작이 탄생한 곳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예24기 시범공연, 장용영 수위의식, 정조 대왕 거둥 등 전통행사가 정기적으로 재현되고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고, 궁중복식, 전통공예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화성행궁에서 펼쳐지는 빼놓지 않고 챙겨봐야 할 행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최정예 부대의 무예 24기
무예24기는 정조 대왕의 명을 받은 당대의 실학자였던 이덕무, 박제가와 무예의 달인이었던 백동수가 1790년에 편찬한 <무예도보통지>의 24가지 무예를 말하는데 조선 전래의 무예는 물론 중국, 일본의 우수한 무예를 적극 수용하여 지상무예 18가지와 마상무예 6가지를 합해 24기로 정리한 무예교범서로서 부국강병의 실학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무예24기 시범공연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무예24기는 수원화성에 주둔했던 당대 조선 최정예부대였던 장용영 외영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로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높은 무형의 문화유산이며 민족의 건강한 몸짓과 활달한 기상이 담긴 무예로 실전보다 더 실전 같은 시연이 펼쳐져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공연입니다.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 무예는 장창, 죽장창, 기창, 당파, 낭선, 기창, 쌍수도, 예도, 왜검, 교전, 제독검, 본국검, 쌍검, 마상쌍검, 월도, 마상월도, 협도, 등패, 권법, 곤방, 편곤, 마상편곤, 격구, 마상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상무예 6기를 제외한 18기의 시범공연이 펼쳐집니다. 공연이 끝나면 무사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어 자녀를 동반한 가족과 외국인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행사입니다.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무예24기 시범공연, 나무 베기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무예 24기 시연일시 : 매주 화요일 ~ 일요일 11시
◎무예 24기 시연장소 :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
◎무예 24기 시연내용 : 마상무예를 제외한 실전 무예 시연
정조대왕의 군사훈련 ‘장용영 수위의식
장용영 수위의식은 정조 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 군사들의 군사훈련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정조 대왕을 만나볼 수 있는 전통문화와 현대적 콘텐츠가 결합한 재미있는 행사입니다. 정조 대왕이 입장해 행사장을 한 바퀴 돌면서 관객들과 인사를 나눈 후 장용영 수위의식 행사가 시작되는데요.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장용영 수위의식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시작을 알리는 개식타고로 시작해 장용영군사 입장, 선전관의 지시에 의해 장용영군사가 성문을 수위하는 수위형태를 갖추는 절차인 초엄, 장용대장이 장용영군사에게 수위명령을 하달하는 절차인 중엄, 병조판서가 국왕의 명령을 장용영군사에게 하달하는 절차인 삼엄, 조총수 궁수 군사훈련을 위한 장용영군사 입장, 궁성문을 여는 의식인 개문의식, 훈련 친림을 위한 정조 대왕 행차, 문을 열고난 후 궁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을 단속하고 통제하는 의식인 금엄, 국왕께 각 군영 군사들이 훈련에 참여하여 군영을 상징하는 깃발을 올리는 상기례, 장용대장이 훈련에 임하는 군사에게 정신 강화를 주문하는 의식인 군례훈련으로 조총수 시범과 궁수 시범, 훈련이 끝난 군사에게 정조 대왕이 치하하는 의식인 국왕치하, 훈련 참관 후 궁으로 들어가는 의식인 국왕환궁, 훈련 참관 후 국왕이 입궁하면 성문을 닫는 의식인 폐문의식, 상기했던 깃발을 내려 군영으로 돌아가는 의식인 하기례, 모든 행사를 마치고 장용영군사가 배치를 풀고 집합하는 의식인 헤엄의식, 장용영군사가 퇴장하는 예필 순으로 진행되는데, 중간에 블랑기포와 조총을 발사해 폭음이 나고, 궁수들의 활 쏘는 시범 등이 실전처럼 시연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며 흥미롭습니다.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장용영 수위의식, 조총사격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장용영 수위의식 일시 : 4월 ~ 10월, 매주 일요일 2시
◎장용영 수위의식 장소 : 화성행궁 신풍루
◎장용영 수위의식 내용 : 군례의식, 수위의식, 정조 대왕과 포토타임
정조 대왕 거둥
외국인들과 어린이에게 특별히 인기가 많은 정조 대왕 거둥행사가 있는데 정조 대왕 능행차를 축소하여 정조 대왕이 직접 수원화성을 방문한 시민 및 관광객에게 다가가 함께 사진촬영을 하면서 색다른 추억을 안겨주는 행사입니다. 취타대를 선두로 장용대장의 지휘를 받아 오방기를 든 장용영 군사 및 정조 대왕, 별감, 내관, 궁녀가 함께하고 홍개, 청개, 용선, 작선을 든 장용영군사가 뒤를 따르는 휘황찬란한 퍼포먼스인데 왕의 행차를 뒤 따라 가며 수원화성을 볼 수 있어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조 대왕 거둥 일시 : 5월, 6월, 9월, 10월, 매주 토요일 12시
◎정조 대왕 거둥 코스
*1주(A코스) : 화성행궁 - 장안사거리 - 장안문 - 장안공원 - 화서문 - 행궁동주민센터 - 화성행궁
*2, 4, 5주(B코스) : 화성행궁 - 행궁길 - 남문로데오청소년문화공연장 - 팔달문 - 지동교 - 화성박물관 - 화성행궁
*3주(C코스) : 화성행궁 - 화성열차 - 동장대 - 창룡문 - 화홍문 – 화성행궁
정조 대왕 거둥 경로 ⓒ 수원문화재단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2시에는 화성행궁 신풍루에서 토요상설공연이 펼쳐지는데 수원화성 축성을 기념하여 펼쳐진 낙성연의 전통공연인 화성행궁 산대회 공연 중에서 전통 위주의 다양한 공연을 보여주는 상설공연입니다. 궁중무용, 무동놀이, 인간문화재의 줄타기 공연, 중요무형문화재 공연 등이 신명나게 펼쳐집니다.
화성행궁 내 유여택에서는 왕족 의상 입어보기 체험이 있는데 조선시대 왕족 전통의상을 직접 입고 조선시대의 왕, 왕비가 되어보는 행사로 화성행궁 엽전 1닢(3,000원)의 비용이 듭니다. 대장금 의상 입어보기 엽전 1닢, 장용영 군사 갑주 입어보기 엽전 1닢, 한지 부채 만들기 체험 엽전 1닢, 도자기 만들기 엽전 1닢, 전통 떡 체험 엽전 1닢 등 체험행사가 다양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화성행궁 주요건물 곳곳에 숨은 10개의 스탬프를 찾아 용지에 찍어가며 재미있게 화성행궁 투어를 할 수 있는데 ‘1박 2일‘에서 아침식사 복불복으로 진행했던 스탬프 체험으로 화성행궁을 오래도록 추억할 수 있고, 자녀들과 함께하면 우리 역사를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는 ’강추‘ 프로그램입니다.
화성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관람객에게 인사하는 정조 대왕 ⓒ 문화포털 기자단 한정규
수원화성 달빛동행
‘수원화성 달빛동행’은 화성행궁, 수원화성 야간투어 프로그램으로 환하게 쏟아지는 달빛아래 시와 이야기가 있는 감성해설과 동행하며 화성행궁과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고 화성행궁 안에서 전통공연 즐기며 특별한 추억을 쌓는 여정입니다. 달 밝은 밤에 화성열차를 타고 수원화성 야경을 감상하는 것은 이색적이고도 낭만적인 경험입니다.
◎ 달빛동행 기간 : 5월 ~ 10월, 음력 보름 전후 20회(19:50 ~ 22:10)
◎ 달빛동행 일정 : 5월(21일, 22일), 6월(16일, 17일, 18일, 19일), 7월(15일, 16일, 17일)
* 하반기 일정은 6월 중에 공지합니다.
◎ 달빛동행 소요시간 : 2시간 20분
◎ 달빛동행 참가인원 : 회당 112명
◎ 달빛동행 참가대상 : 초등학생 이상
* 이동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길고 성곽길 중 어둡고 가파른 구간이 있어 미취학 아동 및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참가는 불가능 합니다.
◎ 달빛동행 참가비용 : 20,000원
◎ 달빛동행 예매하기 : 인터파크 티켓 → 계좌이체, 무통장 입금, 신용카드, 1인 예매 매수는 1회 10매 가능.
◎ 달빛동행 프로그램 :
* 달빛지기(해설사)의 시조와 이야기가 있는 해설과 함께 화성 및 화성행궁 답사
* 달빛 따라 아름다운 수원화성 성곽길 감상(화성열차 탑승)
* 다과와 함께 화성행궁에서 달빛향연(전통공연) 감상
◎ 달빛동행 관람동선
신풍루(집결) → 화성행궁(관람) → 미로한정(풍류) → 화성열차 탑승(팔달산 → 화서문 → 장안문) → 장안문/화홍문(달빛 따라 성곽길 걷기) → 용연(달빛감상) → 수원천변(물길걷기) → 화성행궁 유여택(다과와 함께하는 달빛향연) → 신풍루(해산)
수원화성 달빛동행 관람 경로 ⓒ 수원문화재단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을 맞이해 2016년은 수원화성 방문의 해입니다. 수원시와 카카오톡 친구를 맺으면 2016년 한 해 동안 연중 주요행사 정보와 수원화성, 화성행궁, 수원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 수원방문의해 무료 입장 방법
◎ 기간 : 2016. 4. 15 ~ 2016. 12. 31
◎ 제공범위 : 스마트폰 소지자 본인 및 미성년 자녀 2명까지
◎ 카카오톡 친구맺기 방법
1. 카카오톡 친구탭을 터치한 후 우측상단 친구추가 아이콘 터치
2. 아이디 검색창에서 ‘수원시’ 입력하여 친구찾기
3. ‘수원시’ 우측의 친구추가 아이콘 터치
◎ 화성행궁 관람안내
- 위치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일원
- 관람시간
1) 하절기(3월 ~ 10월) : 09:00 ~ 18:00
2) 동절기(11월 ~ 2월) : 09:00 ~ 17:00
- 야간개장 기간 : 하절기 중 7월 ~ 9월, 매주 화요일 ~ 일요일(달빛동행 진행 시 관람 불가)
- 야간개장 시간 : 18:00시 ~ 21:00시
- 입장료
1) 어린이 700원, 청소년 및 군인 1,000원, 어른 1,500원
2) 단체(20인 이상) 어린이 500원, 청소년 및 군인 800원, 어른 1,200원
3) 무료 : 만 6세 이하 아동, 만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수첩 소지자(내국인만 적용)
4) 한복(개량한복 포함) 착용 시 수원화성, 화성행궁 무료입장
- 문의 : 수원문화재단(031-290-3600)
* 참고자료
- 화성성역의궤
- 원행을묘정리의궤
-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 : http://www.swc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