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문화포털

화면크기
100%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 문화지식 예술지식백과

예술지식백과

문화 관련 예술지식백과를 공유합니다

배따라기

개요
1921년 6월 <창조> 제9호에 발표된 김동인의 단편소설. 1948년 간행된 단편집 <발가락이 닮았다>에 수록되어 있다. 이 소설은 유토피아를 꿈꾸는 ‘나’의 이야기와 오해와 질투로 인하여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은 ‘그’의 이야기를 ‘배따라기’라는 노래로 접합시킨 액자소설이다. 즉 극단적인 미(美)의 낙원을 추구하는 ‘나’의 미의식(美意識)과 회한의 유랑을 계속해야만 하는 ‘그’의 운명적 비극이 ‘배따라기’라는 예술적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어 만나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현실적인 삶의 패배와 그것의 예술적 승화라는 주제가 두 개의 만남과 헤어짐의 구조 속에 구현되어진 것이다. 이 작품은 인과관계의 허점 같은 한계를 내포하고 있으나 작가의 순수한 미의식과 예술적 기교가 잘 조화된 우리 근대 단편문학의 한 전형을 이룬 작품으로 평가된다.
내용
어느 화창한 봄날 ‘나’는 대동강에서 봄 경치를 구경하며 유토피아를 꿈꾸다가 배따라기 노래를 듣는다. 이에 이끌려 ‘나’는 결국 노래의 주인공인 뱃사람 ‘그’를 만나 남다른 사연을 듣게 된다. ‘그’는 19년 전 고향 영유에서 아름다운 아내와 동생을 거느리고 살았는데, 아내가 아우에게 보이는 호의 때문에 질투와 시기로 잦은 싸움을 일으킨다. 그런 어느날 아내와 동생이 쥐잡는 장면을 오해한 ‘그’는 아내를 내쫓는다. 그것이 오해였음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아내가 물에 빠져 죽은 뒤였고, 이로 인해 아우의 원망을 사게 된다. 이어 아우도 집을 나가 바다로 떠나자 ‘그’도 바다를 유랑하는 뱃사공이 되어 아우를 찾아 헤맨다. 10년이 지나 바다에서 조난을 당하여 정신을 잃은 ‘그’는 정신을 차린 뒤 자기를 간호하는 아우를 발견하였으나 곧 잠에 빠져 버리고 깨어보니 아우는 간 곳이 없었다. 다시 유랑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그’는 배가 강화도를 지날 때 멀리서 들려오는 아우의 ‘배따라기’를 들었으나 아직 아우를 찾지 못한 채 6년째 방랑 중이라 하였다. ‘그’는 ‘나’에게 그 비통한 배따라기의 사연을 들려주고는 떠나버린다. 이 일로 ‘나’는 그날 밤을 뜬 눈으로 새우고, 이튿날 다시 ‘그’를 찾아보았으나 만날 수 없었다. 이듬해 다시 또 그 자리를 찾아갔으나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저자
김동인(金東仁)
생애(1900~1951)
호는 금동(琴童), 필명은 춘사(春士) 혹은 김시어딤. 일본 메이지학원(明治學院) 중학부와 가와바다미술학교(川端畵學校)에서 수학하였다. 1919년 주요한, 전영택, 최승만, 김환 등과 함께 문학동인지 <창조>를 발간하면서 처녀작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하였다. 1919년 3월 아우 김동평의 3·1운동 격문을 써준 것이 발각되어 4개월간 투옥되었다. 1923년 <창조>의 후신인 <영대>를 발간하였고 1935년에는 월간잡지 <야담>을 창간하였다. 1939년에는 북지황군위문작가단의 일원으로 만주를 돌아보기도 했지만 1942년에는 일본 천황에 대한 불경죄로 투옥되기도 하였으며 1946년 전조선문필가협회의 결성을 주선하기도 하였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약한 자의 슬픔>(1919) 이후 <마음이 옅은 자여>(1919), <배따라기>·<목숨>(1921) 등의 작품에서 이광수의 계몽주의문학에 맞서 예술지상주의적 경향을 표방하였다. 1925년에는 <명문>, <감자>, <시골 황서방>과 같이 자연주의적 작품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29년에는 춘원의 계몽주의문학관에 대립되는 예술주의문학관을 바탕으로 <근대소설고>를 발표하였고 이듬해 <광염소나타>, <광화사>와 같은 유미주의 계열의 단편을 발표하였다. 1930년부터 신문연재소설에도 관심을 기울였는데 <젊은 그들>(1930~1931), <운현궁의 봄>(1933), <왕부의 낙조>(1935), <대수양>(1941) 등이 대표작이다. 역사소설 중에서 특히 <대수양>과 <젊은 그들>은 세조와 대원군을 긍정적인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1934년 이광수에 대한 최초의 본격 작가론이라 할 수 있는 <춘원연구>를 발표하였다. 이후 이광수의 친일행위를 비판적으로 그려낸 <반역자>(1946), <망국인기>(1947) 등의 단편을 발표하였다. 여러 가지 양식과 방법을 작품 속에서 실험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신문학 초창기에 소설가의 독자성과 독창성을 강조하여 소설을 순수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데 공헌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리뷰
(……) 김동인의 문학에 대한 관심은 주요한과의 교유에서 비롯된다. 소학교 동창이며 명치학원문예부 부원인 주요한에게서 문학이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서 그를 우러러보게 된 후 탐정소설과 세계 소년 문학문고를 읽으면서 문학에 대한 외경심을 갖게 된다. 명치학원 시절에 약간의 습작을 거친 후 그가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게 된 것은 1918년 성탄 전야에 주요한과 함께 동인지 <창조> 창간에 대하여 모의를 한 이후다. 1919년 2월에 발행된 <창조> 창간호와 2호에는 <약한 자의 슬픔>이라는 그의 첫 소설이 활자화되는데, 이 소설은 분량상 중편소설에 해당되는 것으로 동인 자신의 창작의 변을 보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이야기의 투와는 다른 묘사법과 작법으로 썼다고 호언을 한 소설이다. (……) 동인은 또 <창조> 2호 ‘남은 말’에서 이 소설의 창작 의도를 “엘리자베트로 대표된 현대 사람의 약점-주변의 반동을 안 받고 스스로는 아무 일도 못 하는 점, 삶을 모르고 사는 점-”을 그리려 했다고 말한 바 있다. (……) 김동인은 <약한 자의 슬픔>에 이어 <마음이 옅은 자여>를 발표하는데, 이 소설도 분량상 중편에 해당되나 주인공의 심리묘사에 공을 들인 것 외에 작가의 현실인식 내지는 주제의식을 검토할 때 그의 첫 작품보다는 퇴행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인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작품 중 하나인 <배따라기>는 1921년 <창조> 9호에 발표한 것으로 김동인의 유미주의적 성격을 잘 드러내면서, 근대적 단편소설의 한 모형을 제시한다. 액자소설 형식으로 된 <배따라기>는 도입부 외화에서 드러내고 있는 작가의 유미주의적 유토피아관, 서정적 배경으로서의 대동강과 영유라는 지역과 사건 전개와의 상호 기능적 작용, ‘배따라기’라는 음악과 아우를 찾아다니는 내용과의 조화 등은 내화와 외화가 서로 조응하는 효과를 획득한다. 형과 아내와 아우가 불협화를 이루면서도 행복하게 살던 낙원을 근친상간의 원죄적 오해로 상실한 후 낙원의 회복을 위한 형의 고행적 유랑을 서정적 차원에서 승화시킨 소설이 <배따라기>다. 오해라는 보잘것없는 인간의 행위가 몰아온 형제간의 불행은 숙명일 수도 있으며, 인간의 낙원 회복은 영영 불가능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회의주의적 색채가 서정적 분위기 속에 짙게 깔려 있는 이 소설에는 김동인의 회의주의적 허무주의가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 부잣집 만득자로, 재취의 아들로 태어나 자기 중심적이면서 유아적, 오만한 성격을 지닌 채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고 성장한 김동인은 방탕한 생활로 가산을 탕진한다. 그는 창작 초기부터 춘원을 극복하겠다는 의욕으로 순수문학을 표방하였으며, 이러한 김동인의 창작태도는 이 땅의 근대문학, 특히 근대적 단편소설 수립에 초석을 든든히 놓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한다. 그러나 재정 파탄과 아내의 가출을 겪은 후에 생계를 위한 매문행위로 글을 쓰게 되면서 신문 연재소설, 단편소설, 역사소설, 야담, 수필 등 돈이 될 만한 청탁에 사양치 않았다. 후반기의 김동인은 이러한 매문적 글쓰기 속에서도 1930년대 역사소설의 한 유형을 제시하였으며, 단편소설의 경우는 전반기의 소설과 다른 현실 긍정의 새로운 현실 인식을 보이면서 성숙한 변모를 이루어 한국 현대단편소설사에서 의미있고 중요한 작품을 창작한다. 따라서 김동인은 그의 30년간에 걸친 창작의 전생애를 통하여 순수문학의 기치를 높이 올리면서 한국 근대단편소설 수립과 역사소설의 한 지평을 여는 데 크게 기여한 작가의 한 사람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 ‘현실로 회귀한 신의 욕망: 근대 단편소설의 초석 김동인의 작품세계’, 윤명구, <한국소설문학대계 4 : 배따라기 외>, 동아출판사, 1995
작가의 말
내가 첫번 동경(東京)을 갈 때는 열 다섯에 난 해 봄이었다. 그 때의 연락선은 연락선 가운데 그 중 크다는 고려환(高麗丸)이다. ‘크다. 위대하다.’ 나는 그때 그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 이듬해 봄, 아버지의 병이 위급하다는 전보를 받고 놀라서 귀국할 때에 나는 두번째 고려환을 타게 되었다. 위대하다 할만한 망망한 현해(玄海)와 이 또 위대하다 할 만한 사람이 창조한 고려환을 대조할 때에 어느 편이 위대하냐 또 생각하여 보았다. 그러나 재작년에 신혼여행으로 금강산(金剛山)에 가서 그 위대한 자연과 그 위대한 절들을 비교할 때, 작년에 또 동경서 돌아올 때에 연락선 가운데 그 중 작은 대마환(對馬丸)과 현해를 비교할 때, 금년 봄 구월산(九月山)에 가서 그 험한 산과 좋고 많은 절들을 비교할 때, 마음껏 사람의 정력의 결정의 위대란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그 큰 자연의 위대보다 승(勝)한 것을 깨달았다. 자연은 위대하다. 왜 그러냐 하면, 사람은 ‘과거’라는 것은 아무리 더러운 것이라도 아름답게 그리고 싶어하는 것과 같은 심리로써 ‘자연은 위대하다’고 평정(評定)하였으니까……. 자연은 숭엄(崇嚴)하다. 위대는 숭엄 그 물건이니까……. 그러나 어떤 자연의 위대가, 어떤 자연의 숭엄이 사람이 만든 그 중(모양으로나 실질로나) 작은 자의 위대에 미칠 수가 있을까? 자연의 위대라 하는 것은 ‘생명 없는 위대’다. 사람이 송장을 신성하다는 것과 같이 잘 생각하면 참 같지 않은 생각에 지나지 못한다. 생명 없는 위대가 그 무엇이 그리 훌륭하랴? 거기 비하여서 사람이 만드는 물건은 모양의 그 중 작은 ‘바늘’로써 모양의 그 중 큰 비행선(飛行船), 대도(大道), 심지어 공원까지라도 훌륭한 생명이 있다. 거기는 ‘참사람의 참의미의 살아있는 모양’이 혼연(渾然)히 나타나 있다. 더군다나 예술(과학과 예술의 구별이 있다 하면)에 이르러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사람의 사는 모양의 표현보다 더 위대한 것이 어디 있을까? 나는 과학과 예술의 영역 경계선을 동물이랄지 식물이랄지 구분키 힘드는 그 이상 힘든다 생각한다. “어디까지가 예술이냐?”, “어디까지가 과학이냐?” 누가 알까? (……) 옛적 건축물, 도기, 이런 것들이 모두 그 당시에는 한 공업(工業)으로 알았더니, 지금 이르러서 그것을 보니 그것은 훌륭한 예술품이므로 건축도 예술이다. 공업 밖에 있는 ‘미술공업(美術工業)이라는 것이 있어야겠다 하여, 이런 새 숙어(熟語)를 만들어내었다. 지금의 기차가 몇 천년 후에는 ‘20세기의 예술’이라고 감상될지 누가 알까? 모든 과학품(이라 하는 것)도 그 실로는 예술이다. 어떤 작은 과학품이든 그것은 사람의 혼연한 살아있는 모양의 상징(象徵)이다. 예술의 목적이 이것-사람의 살아있는 모양의 표현-이면 어떤 과학품이라도 부지불각(不知不覺) 중에 예술이 되어버린 것은 정한 일이다. 암만 예술과 꼭 같은 것이 되었다 하여도 목적이 예술에 있지 않으니 역시 예술이 아니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그런 사람은 남대문역에서 부산을 가려고 차를 잘 못 타서 의주를 가놓았어도 ‘내가 부산을 가려 했으니 역시 여기가 부산이다’고 고집부리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기차, 바늘, 지팡이, 펜, 어느 것을 보아도 사람이 만든 물건에 자기의 참 살아있는 모양이 안 들은 것은 없다. 이치로 생각하여도 사람이 만든 물건이 어찌 사람과 비슷도 안한 것이 되랴. 여기-예술을 그리 사술시(蛇術視), 그리 사갈시(蛇蝎視)하는 과학자들도 그 실로는 예술을 위하여 일한다고 할 수밖에 없다. 사람, 그 물건이 예술의 덩어리라 한다. 그것이 낳은 물건이 어찌 예술의 반대야 되리오. 모든 과학품(이라는 것)이 그 기술에 의하여 예술인 동시에 그 물건 자신도 또한 예술이다. 예술의 위대가 자연의 위대보다 생명이 있고 더 큰 것은 정한 일이 아니야? 사람의 힘은 위대한 것이다. (……) - ‘사람의 사는 참모양’, 김동인, <김동인문학전집11>, 대중서관, 1983
관련도서
<김동인문학전집>, 김동인, 대중서관, 1983 <김동인평론전집>, 김치홍 편, 삼영사, 1984 <김동인 연구>, 김윤식, 민음사, 2000 <김동인>, 이재선 편, 서강대출판부, 1998 <김동인>, 강인숙, 건국대출판부, 1994 <김동인 연구>, 김동욱, 새문사, 1989 <김동인문학연구>, 장백일, 인문당, 1989 <김동인 연구>, 김춘미, 고려대민족문화연구소, 1985 <김동인 연구>, 백철 편, 새문사, 1982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출판부, 2004 <국어국문학자료사전>, 국어국문학편찬위원회 편, 한국사전연구사, 1995
연계정보
-감자
관련멀티미디어(전체2건)
이미지 2건
  • 관련멀티미디어
  • 관련멀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