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한 송이 모란꽃이다. 둥근 타원형 꽃잎을 여러 겹으로 풍성하게 나타냈다. 꽃잎 주위로 잎사귀가 무성하게 달려 있다. 잎사귀 가장자리는 물결모양이며 안쪽에 여러 개의 선으로 잎맥을 나타냈다. 꽃 주위로 여러 개의 동그라미와 초승달 모양의 기하문으로 장식했다.
자연스러운 모습의 모란문을 원 테두리 안쪽 면에 도식화된 모습으로 나타냈다. 타일이나 막새, 보석 등을 연상시키는 형태의 디자인으로 장식문으로 문양의 활용도를 높였다. 씨방 안쪽 면에 동일한 모양과 크기의 동그라미를 빼곡하게 배치해 꽃술을 나타내고, 주위로 여러 겹의 꽃잎이 피어난 모습이다. 새 발 모양의 잎사귀는 꽃잎 둘레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문양은 흑백 명암에 차이를 두어 단조로움을 피하고 화려하게 표현해 꽃문의 상징성보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모란은 화려한 자태로 인하여 예로부터 부귀, 번영을 상징한다. 설총(薛聰)의 「화왕계(花王戒)」에서는 꽃들의 왕으로 일컬었으며, 강희안(姜希顔)의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는 꽃을 9품으로 나누고 그 품성을 논할 때[화목 9등품론], 모란은 부귀를 취하여 2품에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