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의 윗부분에 장식된 범자(梵字)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두 줄로 돌려진 원형 테두리 사이에 일정한 간격으로 공간을 만들고 작은 원을 하나씩 넣어 장식해주었다. 테두리 안쪽에 표현된 범자는 원형이미지의 요소를 그대로 활용하였으나 획의 굵기에 강약이 느껴지는 선으로 변형하여 역동성을 가미시켰다.
범자(梵字)는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를 적는 데 쓰였던 문자이다. 불교에서는 범자로 이뤄진 진언(眞言)을 염송하면 많은 공덕을 쌓을 수 있고 어려움을 면할 수 있다는 기복신앙이 성행하면서 범자의 활용이 확산되었다. 특히 건축 및 공예 등의 유물에서 불교 신앙의 상징으로서 범자를 장식한 사례를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보이는 범자는 '옴 마니 반메 훔'의 육자진언(六字眞言)으로 그 중에서도 '옴(ॐ)' 글자는 가장 신성한 소리이자 육자진언의 의미를 함축하는 글자로 널리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