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자격루의 수수호(물받이 항아리)에 장식된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여의두문의 위쪽과 아래쪽에는 곡선과 직선을 차례로 배치해 여의두문을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흑백색의 대비를 사용해 집중도를 높이고 보는 재미를 높였다.
여의두는 불교 의식구의 하나인 여의(如意)의 머리 부분을 말한다. 여의란 ‘모든 것이 뜻과 같이 된다’는 뜻으로, 승려가 독경이나 설법을 할 때 손에 들어 권위를 상징하거나 글을 기록하여 두고 참고하는 데 썼다. 때에 따라서는 손이 닿지 않는 가려운 곳을 긁을 때도 요긴하게 쓰였다고 한다. 여의두는 영지 또는 상서로운 구름의 형태를 본뜬 것이고 한자의 마음 심(心)자를 전서체로 표현한 것으로도 여겨진다. 여의두 문양은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있으므로, 어떤 일을 축하하거나 기원할 때 쓰는 물품의 무늬로 널리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