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준명당의 망와(지붕마루 끝에 댄 암막새)에 장식된 용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용은 여의주를 향해 입을 벌리고 몸을 둥글게 말고 있으며, 부리부리한 눈, 날카로운 송곳니, 위로 솟은 갈기가 달린 모습은 영물로서의 위용을 잘 나타낸다. 몸에는 비늘과 갈기를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용의 주변에는 둥근 테두리를 두르고 사방에 구름 문양을 배치하였다.
용은 모든 실재하는 동물과 상상 속 동물들의 능력과 장점을 모아서 만들어 낸 상상의 동물이다. 머리는 뱀의 모양을, 뿔은 사슴, 눈은 귀신, 귀는 소, 목은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발바닥은 호랑이를 닮았다고 한다. 용은 만물 조화의 능력을 갖춘 신령스러운 동물, 권위의 상징, 그리고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힘과 수호의 능력을 갖춘 영험한 동물로 여겨졌으며, 용 문양은 일반적으로 대중보다는 최고 지배층을 위해 사용되었다. 용 문양은 주로 구름 또는 물결 문양과 함께 사용되는데, 이는 용이 하늘을 날고 물을 관장하는 능력이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