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모양 굴레 위쪽에 한 송이 활짝 핀 연꽃을 나타냈다. 꽃 주위로 네 장의 잎사귀가 달려 있는 형태는 꽃꽂이 모양이다. 원형 씨방에 위쪽을 향해 세 겹의 꽃잎이 달려 있다. 꽃잎은 가장자리가 톱니모양이다. 잎사귀도 가장자리가 톱니모양이며 안쪽 면에 물고기 뼈 모양으로 잎맥을 나타냈다.
옆으로 비스듬하게 휘어 뻗어나간 줄기의 양 끝 부분에 두 송이 연꽃이 피어난 모습이다. 꽃은 동일한 모양으로 오른쪽 꽃의 크기가 더 크며, 네 장의 잎사귀가 꽃잎 주위로 돋아났다. 줄기는 끝 부분이 원을 그리며 둥글게 말린다. 선만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연꽃에 흑백명암을 나타내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끊임없이 뻗어나간 줄기의 모습은 장수를 상징하는 덩굴을 연상시켜 길상의 상징성을 강조한 모습이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탕 속에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에 동양문화권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유교에서는 절개를 중시하는 선비들의 기풍을 나타내며, 주무숙(周茂叔)의 <애련설(愛蓮說)>에서는 연꽃을 꽃 가운데 군자라고 하였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 극락세계를 상징하여, 극락세계를 ‘연방(蓮邦)’이라고도 부른다. 종자를 많이 맺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연꽃을 다산의 징표로 보아 부인의 의복에 연꽃의 문양을 새겨넣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