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쌍의 닭이 평화롭게 노니는 모습이다. 앞쪽은 부리로 땅을 쪼며 먹이를 먹는 암탉, 뒤편에 덩치가 크고 꼬리깃털의 위로 솟은 수탉이 자리한다. 수탉은 머리를 들어 앞을 바라보는데 두 마리 닭 모두 왼쪽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닭들은 사실적인 모습으로 몸에 여러 겹의 선으로 깃털을 표현했다.
원형이미지에 흑백명암을 표현해 중심문양이 돋보이도록 표현한 디자인이다. 한 쌍의 닭 중 각각의 길이가 유달리 차이가 났던 수탉의 꼬리깃털은 깃털의 개수를 늘리고, 길이의 차이를 줄여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변형해 안정감을 준다. 위로 솟아오르며 뻗어나간 꼬리깃털의 모습이 절개와 자손번성을 상징하는 난초를 연상시키며 깃털, 벼슬, 발톱 등을 날카롭게 표현해 닭문이 지닌 벽사의 의미를 강조한 디자인이다.
닭은 십이지의 하나로 울음으로 새벽을 알려 어두운 것에서부터 밝은 기운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하므로 희망찬 출발, 상서로움의 상징이다. 옛사람들은 닭이 울면 모든 잡귀들이 사라진다고 믿었기 때문에 벽사의 의미로 닭을 그리기도 하였다. 또한 닭은 오덕을 갖춘 새[덕금(德禽)]으로도 사랑을 받아 왔다. 수탉이 우는 모습은 공명을 의미하며 용맹한 기상을 상징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