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 박쥐로 양 날개를 활짝 편 모습이다. 머리는 생략하고 더듬이는 최소화하여 안쪽으로 말린 곡선으로 표현하였다. 애벌레 모양의 몸체 안쪽 면에는 동그라미 세개를 한 줄로 배치하였다. 양 날개는 위쪽의 폭이 가장 넓고, 끝 부분이 안쪽을 향해 둥글게 휜다. 날개 안쪽 면에 얇고 긴 손톱 모양과 양 끝이 뾰족한 타원을 배치하여 꾸몄고, 날개 끝 부분에는 활짝 핀 꽃을 연상케 하는 기하문이 배치되었다.
선만으로 간결하게 표현한 박쥐 날개와 몸체 안쪽 면에 흑백명암으로 표현한 문양을 배치해 화려하게 변형시킨 디자인으로 장식문으로 문양의 활용도를 높였다.
박쥐는 일찍부터 '복(福)'의 상징으로 여겨졌는데, 이는 박쥐의 한자표기인 '편복(蝙蝠)'의 '복(蝠)'이 '복(福)'과 음이 같았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은 기와나 굴뚝, 난간 등에 박쥐 문양을 새기는 것은 '福' 자를 써넣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여겼다. 또 박쥐의 강한 생명력과 번식력에 의미를 부여하여 다산(多産)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여성의 의복이나 장신구, 베갯모에 박쥐를 수놓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