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진선문의 취두(용마루의 양 끝에 설치하는 독수리 머리 모양의 장식 기와)에 표현된 봉황의 얼굴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얼굴은 간략하지만 명확하게 표현하였고, 볏을 곡선으로 부드럽게 강조하였다. 머리와 목이 이어지는 부분을 안쪽으로 휘어진 곡선으로 표현하였고, 눈썹과 깃털은 파도 모양의 곡선으로 처리하였다.
봉황은 상서롭고 고귀한 뜻을 지닌 상상의 새로 수컷을 봉(鳳), 암컷을 황(凰)이라 부른다. 예로부터 기린, 거북, 용과 함께 태평한 시대에 나타난다는 전설상의 네 가지 신령한 동물, 곧 사령(四靈)으로 여겨졌다. 봉황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의 다섯 가지 덕을 갖추고 있다고 하며, 모든 새의 우두머리로 봉황이 날면 뭇 짐승이 그 뒤를 따른다고 한다. 따라서 봉황은 훌륭한 임금의 위엄과 덕망을 상징하고 고상하고 품위 있는 왕비에 비유되기도 하여, 주로 궁궐 건축과 왕실 복식 및 물품에 봉황 문양이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