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통을 장식한 잎사귀 문양을 활용한 디자인이다. 정형화된 형태의 잎사귀 네 장을 십자 형태로 배치하여 전체적으로 마름모 모양을 띠게 하였다. 잎은 일정한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정돈된 느낌을 주고, 가운데에는 물방울 모양을 첨가하여 화려한 인상을 준다. 간결하게 표현된 형태에서 개체의 특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파초는 파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이 아름답고 신선의 풍취가 있다고 하여 예로부터 그림이나 문양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었다. 겨울이 되면 말라 죽는 것같이 보이다가도 이듬해 봄이 되면 새순이 다시 나오고, 불에 탄 후에라도 속심이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온다고 하여 기사회생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