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왕의 무릎 사이에 표현된 무늬이다. 활짝 핀 국화꽃 한 송이로 여러 장의 꽃잎을 동심원 형태로 겹쳐지게 구성하여 꽃이 풍성하고 화려해 보인다. 아래쪽에는 하나의 선으로 이루어진 두 장의 잎사귀가 달려 있다. 잎사귀는 넓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는 톱니모양으로 뾰족하다.
둥글게 겹친 꽃잎 끝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화려하고 풍성하게 표현되었다. 동일한 모양의 꽃잎이 원을 그리며 퍼져 나간다. 톱니모양으로 뾰족하게 표현된 잎사귀는 다소 딱딱한 느낌을 주어 꽃잎이 주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조화를 이룬다.
국화는 매화 · 난초 · 대나무와 함께 예로부터 사군자의 하나로 지칭되어왔다. 봄, 여름에 피지 않고 가을에 서리를 맞으면서 홀로 피는 국화의 모습에서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지키는 군자의 모습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또한 국화는 영초(齡草: 나이든 식물), 옹초(翁草: 나이든 식물), 천대견초(千代見草: 천대에 걸쳐서 볼 수 있는 식물)라고도 하여 장수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