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쪽에 둥근 여백을 둔 범발톱 모양의 테두리 안쪽에 귀신의 얼굴을 묘사했다. 두 눈은 위로 치켜 올라갔지만 무서운 인상을 주지 않으며 눈 위에 작은 원을 세 개씩 배열하여 눈썹을 형상화하였다. 이마에는 세 개의 선과 육각형으로 뿔을 나타냈다. 입은 양쪽으로 넓게 퍼진 타원형이며, 아래로 수염이 묘사되었다. 외곽선을 따라 굵은 빗금을 그어 털을 표현하였고, 나머지 공간에는 얼룩무늬를 넣어 주었다.
전체적으로 원형 구도를 이루는 테두리 안쪽에 귀신얼굴을 그렸다. 위로 치켜 뜬 눈이나 이마에 돋은 뿔처럼 귀신의 무서운 이미지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모두 표현되었다. 그러나 둥근 코와 공간을 채운 얼룩 무늬, 양쪽으로 넓게 벌어진 입 등으로 오히려 귀여운 인상을 준다.
도깨비[귀신] 문양은 신이 갖고 있는 힘으로 천재지변이나 전쟁·전염병·기근 등의 재앙을 물리치고자 하는 토속신앙에 기원을 두고 있다. ≪삼국유사≫의 <비형설화(鼻荊說話)>는 도깨비의 초인간적 능력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 문헌에 기록된 최초의 도깨비 이야기이다. 이 문양은 일상의 평안과 복을 기원하고, 나쁜 것이나 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담아 고분‧궁궐‧사원 등의 건축물에 쓰인 기와나 문고리, 혹은 제사용 도구 등 여러 기물에 많이 장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