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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각시-사랑의 형식

출연/스태프
출연 (1993년 10월 13일~11월 14일 산울림 소극장 공연) 바보각시/이지하 취객/정동숙,박수영 파출소장/이경동 실직청년/정찬우 걸식소년미카엘/문원영 밤처녀/김민정 소외자,교주/윤종식 우국청년/정수철 앵벌이/반영미 춤추는꼭두/김경민 스태프 (1993년 10월 13일~11월 14일 산울림 소극장 공연) 배경음악/박철홍 노래·작곡/정찬우 소리·작곡·구음/김민정 노래/문원영 조명/김광보 무대장치·의상/연희단거리패일동 조연출/남미정 무대감독/이현숙 가면제작/소산정 음향/표정선 소품/김지영 사진/한종경
내용
옛날부터 월악산 인근에 전해 내려오는 살보시 설화를 우리의 탈과 인형, 궁중에서 불렸던 정가(正歌)를 통해 우리가 사는 현재의 오늘, 이곳으로 불러낸 작품이다. 인간 구원에 대한 바보각시의 살보시 제의를 탈과 인형을 통해 시각화하고 청아한 정가를 사용하여 신화적인 환상과 아름다움을 극대화시켰다. 세기말, 신도림역 앞에 바보각시가 돛을 내렸다. 돛 아래 모여든 전망 부재의 세계를 살아가는 온갖 인간들은 바로 의사 불통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신도림역을 드나드는 취객, 실직 청년, 밤처녀 등의 상실되고 분열된 도시인들의 모습 속에 사람을 현혹하는 사이비 교주의 자살극과 우국 청년의 자살이 대비되어 보여진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의 언어 ‘나너누나’(우리나라 전통 5음계) 밖에 몰라 바보 취급을 당하는 바보각시는 이 소외된 자들에게 살보시로 위안을 나눠주나 결국엔 야바위꾼판의 희생양이 되어 버리고 바보각시의 꿈은 묵살당한다. 그녀의 보살행은 이데올로기의 붕괴, 세기말의 타락, 가치중심이 와해된 세계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반성적 울림으로 남는다. 그러나 바보각시는 짓밟힌 돛을 다시 올리고, 희망을 안고 떠난다.
이윤택 (1952~ )
1952년 부산 출생. 서울예전 연극과를 중퇴하고 방송통신대 초등교육과를 졸업하였다. 1979년 <천체수업>, <도깨비 불>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1986년 부산에 극단 연희단거리패와 가마골 소극장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연극활동을 시작하였다. 1989년 <시민K>를 통해 서울 연극계에 이름이 알려졌으며, <오구>가 1990년 동경국제연극제, 1991년 독일 에센연극제에 초청되었다. 또한 <햄릿>이 1996년 러시아 아스테이지대륙연극제, 1998년 베를린 세계문화의집 등에서 해외순회공연을 진행하였다. 극단 연희단거리패 대표이자 밀양연극촌 예술감독이다. 서울연극제에서 1994년 <비닐하우스>, 1996년 <햄릿>, 1998년 <느낌, 극락 같은>, 2001년 <시골선비 조남명>으로 연출상, 동아연극상에서 1991년 <청부>와 1995년 <비닐하우스>로 연출상, 1995년 <문제적 인간, 연산>으로 희곡상을 수상하였다. 백상예술대상에서 1995년 <문제적 인간 연산>이 대상을, 2000년 <느낌, 극락 같은>으로 연출상을 받았고, 1989년과 1998년에 최우수예술가상을, 2002년에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연극부문을 수상하였다. 대표작품 <시민K> <오구-죽음의 형식> <길 떠나는 가족> <홍동지는 살어있다> <문제적 인간, 연산> <햄릿> <느낌, 극락 같은> <어머니> <바보각시-사랑의 형식> <시골선비 조남명>
재공연
1993년 9월 7일 일본 후쿠오카 유니버시아드 프레문화축전 공연 1993년 9월 10일~12일 일본 동경 알리스페스티벌 참가 1993년 10월 13일~11월 14일 산울림 소극장 초청공연 1998년 12월 17일~1999년 1월 17일 가마골 소극장 1999년 3월 가마골 소극장 앵콜공연 1999년 4월 18일~5월 3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 1999년 9월 2일~15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 1999년 10월 거창국제연극제 초청공연 1999년 12월 구로공단 가산문화센터
평론
(……) 결국, 현실적 모티브와 신화적 모티브로 엮어지는 이 이중구조적 구성은 사랑이 개인과 개인의 소유와 집착의 단계에서 해방되어, 사랑의 의미가 어떻게 사회적 혹은 민족적 신화성의 단계로 적용될 수 있는가에 대한 습작이었다. 새로운 희망은 항상 먼저 제시되지만, 그 희망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너무 억울한 시간이 걸린다. 지상의 인간들이 현실 저 너머의 예언을 예감하지 못하고 자기자리 보전에 눈멀어 있기 때문이다. 연극이 현실과 현실 저 너머 신화의 세계에 젖줄을 댈 수 있을 때, 한 편의 연극은 그대로 예언이 될 수 있다. 이 연극은 신도림역전에서 이루어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만화경이다. 현실이면서, 현실 저 너머의 꿈과 의식이 해체된 일상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면서 서로 충돌하고 결합된다. 그러므로, 이 연극을 우리 고소설의 얼개처럼 황당한 허구로 생각해도 좋고, 요즘 서구의 세기말적 흐름으로 치부 당하는 포스트 모던적 시각으로 분석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지금 이곳 우리의 삶의 구조가 그만큼 전망이 불투명한 포스트 모던적 삶의 경박성 속에 놓여있다는 것이고, 이런 삶의 경박성 속에서 그래도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볼 만한 의미를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해체된 현실과 신념체계, 그 이후 우리 삶과 문화가 비빌 언덕은 어디 있는가. 여기에 대한 물음으로 이 연극은 시작된다. 그리고, 1970년대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우리 전통의 수용-해체 재구성의 단계에서 지금 여기 도시적 감성으로 끌어내려진 무대현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언어와 비언어적 요소의 결합, 현실과 꿈의 충돌, 일상과 비일상의 혼재 양상이 두드러진 이 무대가 우리식의 연극성을 시험 받는 입장이 되었으면 한다. 문학성과 연극성이 독자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변증법적인 관계를 이룰 수는 없을까. - 참고: 1993년 공연 프로그램 중 작가·연출의 말 (……) <바보각시>에서는 그러한 전통의 의미가 우리의 일상과 효과적으로 대비되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역사에 대한 절망의식이 그의 관심을 현대의 일상으로 끌어내렸고, 그리고 거기에서 그러한 근대문명에 의해 황폐화되고 일그러진 우리의 도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윤택이 발견한 그곳은 1990년대의 사회변화로 인해 1980년대에 억압된 욕망들이 갑작스럽게 왜곡된 형태로 분출되어 나온 곳이다. 그리고 이 들끓는 욕망들에 의해 출구를 알 수 없고 전망이 부재한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왜곡된 일상성이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정신을 정화시켜주고 우리 삶의 원초적 감수성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순수와 서정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이윤택은 이러한 순수와 서정의 세계를 전통과 신화에서 발견한다. 그리고 <바보각시>는 그러한 순수와 서정의 전통이 바로 이 혼탁한 도시의 일상과 만나는 지점을 신도림역을 무대로 그려내고 있다. (……) 세상에 대한 바보각시의 사랑은 타락한 우리 사회와 도시의 일상을 구해 줄 수 있는 구원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구원의 의미는 성과 속, 현실과 신화의 대비를 통해서 더욱 효과적으로 형상화된다. 우리 시대의 어둠이 짙으면 짙을수록 그만큼 바보각시의 순수의 의미는 더욱 소중한 것이다. 이러한 대비효과는 이 작품의 연극적 구조를 이루며 일상의 혼탁한 언어와 우리의 감정과 정서를 동요시키는 노래·소리의 대비, 흑과 백, 속과 성, 그로테스크와 서정의 대비효과로 나타난다. 그리고 무대는 일상적이면서도 비일상적인, 현실과 꿈, 현실과 신화가 상호공존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 - <한국연극과 관객>, 신아영, 태학사,1997 (……) 이윤택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필히 인정해야만 하는 끔찍한 현실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가 사용하는 표현 기법은 그 폭이 대단히 넓어서, 말 그대로 ‘도시적인 감성’의 인물들과 ‘전통’ 탈춤을 결합하기도 하고, 직선적인 포장마차를 유려한 곡선의 돛단배로 변모시키기도 하며, 우리 전래의 미륵 신앙을 서양의 기독교와 융합시키기도 한다. 즉 첨단과학과, 스스로 내던졌다가 뒤늦게 추구하는, 그래서 막연할 수밖에 없는 전통 사이에서, 또 거의 미신이 되어버린 숱한 종교가 난무하는 가운데, 또한 편의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용되는 동서양 사고방식의 혼재 속에서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헤매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바로 그와 동일한 형식에 담아냄으로써, 현실의 참모습을 전달한다는 극작 내지 연출의 의도를 상당할 정도로 충족시키고 있다. (……) - ‘현실 앞에 정직한 연극들’, 오세곤, <한국연극>, 1993년 12월 (……) <바보각시>의 미덕은 무엇보다 총체극이라는 새로운 극형식을 통해 우리극의 전형을 탐구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단소에서 우러나오는 우리 소리와 전자기타의 현란한 비트가 어우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과 소리·노래·몸짓·춤·빛 등 공연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이미지를 연극이라는 하나의 양식 안에 섞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서양의 재즈나 블루스를 연상시키는 단소의 멜로디, 인형극 대목에서 나오는 청아한 정가 등에서 보듯이 전통음악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낸 원일 씨의 음악은 돋보인다.그러나 이 극의 초연 이후 많은 작품들이 <바보각시>의 새로운 양식을 받아들이면서 이 같은 총체극이 갖는 형식의 충격이나 참신함이 감소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작품이 다양한 공연 양식을 통해 ‘세기말의 암담함’이라는 무거운 메시지를 적절히 녹여냈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이번 공연에 ‘세기말 연극’이라는 부제를 단 이 작품은 ‘현실도 이데올로기도 종교도 파편화해 버린 위태로운 세상의 소외된 인간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아마도 이런 메시지들을 90여 분 동안에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총체극이라는 형식을 통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 문화일보, 1999년 4월 27일, 김사승 (……) 비사실적인 설화를 이윤택 씨는 능청스러울 만큼 사실적인 지하철역 푯말이 서 있는 신도림역전을 무대 삼아 풀어간다. 포장마차 하나를 이끌고 흘러오는 첫 장면의 천진함부터 남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울부짖는 장면의 감정 폭발에 이르기까지 진폭이 큰 각시의 성격을 눈부시게 살려낸 이지하의 연기는 설화를 서울 변두리에 이식하는 데 중요한 거름이 됐다. 장면 연출의 유연한 리듬, 우리 말의 호흡과 억양에 기초한 대사 따위를 이 무대의 또 다른 미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런데 그 화사한 표피 아래에서 읽히는 것은 작가의 냉소다. 이 각성제의 용법은 또 하나의 실험 대상이다. - 한겨레, 1993년 10월 28일, 안정숙
관련도서
<웃다 북치다 죽다>, 이윤택, 평민사, 1993
연계정보
-오구-죽음의 형식
-시민K
-문제적 인간, 연산
-느낌, 극락 같은
-어머니
-햄릿
-태풍
-시골선비 조남명
-눈물의 여왕
-연희단거리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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