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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시

작품명
장자시
저자
박제천(朴堤千)
구분
1970년대
저자
박제천(朴堤千, 1945~) 호는 방산재(芳山齋). 1945년 3월 23일 서울 출생.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65년 <빈사의 새>, <심야의 방에서>, 1966년에 <벽시계에게>로 <현대문학>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데뷔했다. 신태양사, 동서문화사 등 출판사 편집장을 역임하며 문학과 관련을 맺어 오다가 1983년 <시정신> 동인에 참여하였고, 1994년 문학아카데미출판사의 대표직을 맡아 1995년 계간 <문학아카데미>를 창간,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예술은 ‘자기 안의 세계를 바깥으로 옮겨, 그 세계를 구체화하고 가시화하는’ 것으로 정신의 자유로움을 표출하는 행위이다. 그는 이를 ‘관념의 현실화’라고 했는데, 그의 시는 현실세계에서 무위 자연, 노자장자의 세계, 영혼환상의 세계 등 유토피아를 지향하고 있다. 그의 시는 현실과 환각, 있음과 없음을 변증법적으로 형상화하기도 하고, 자유연상의 초현실주의적 기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시집으로는 <장자시>(1975), <심법(心法)>(1981), <율(律)>(1981), <어둠보다 멀리>(1987), <꿈꾸는 판화>(1987), <노자 시편>(1989), <너의 이름 나의 시>(1989), <나무사리>(1995) 등이 있다. 그리고 시론집으로 <영혼의 날개>(1984)를 펴냈다.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녹원문학상을 수상했다.
리뷰
박제천은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66년 <현대문학>에서 신석초의 추천을 받고 문단에 나와 7월(<장자시>(1975), <심법>(1979), <율>(1981), <달은 즈믄 가람에>(1984), <어둠보다 멀리>(1987), <노자시편>(1989)의 시집을 낸 시인으로 60년대 한국 시단의 전위 대열에 서서 자신의 세계를 홀로 개척해온 동양적 보수주의풍의 시인이다. 여기서 ‘보수풍’이라는 말을 이 시인의 이름 앞에 전제한 것은 60년대의 우리 시의 흐름을 전통으로 복귀시키려는 집단이나 태도를 곧장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인의 기본적인 시적 태도를 염두에 두고 보았을 때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시인은 무엇보다 60년대 이전까지의 한국시의 상황을 전통으로 받아들이며, 그 전통이 옹호되거나 보호돼야 한다는 자체로 파악해온 것이 아니라 이미 전체를 하나의 상황으로 그 속에 다시 용해되어야 할 성질의 것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여기서 뜻하는 ‘상황’이란 특정 시인이 상황에 대응해나가는 자신의 특수한 심리적 정황과 정신적 투기를 포함해서 말하는 것이다. 시인은 바로 상황적 존재라고 말할 때의 경우가 바로 이 경우이다. 거기에는 어떠한 기존의 관념이 작용하기 이전의 상태가 있다. 따라서 시인은 새로이 순간적으로 밀어닥치는 여건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는 거기서 일차적으로 와중에 있지 않을 수 없는 숙명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박제천의 시는 60년대라는 와중 속에 숙명적으로 속해 있으면서 그 와중에서 헤어나기 위한 정신적 투기를 <장자시>와 더불어 시작하는 것이다. <장자시>가 발표된 시기가 70년대 초반이었다는 사실은, 그 시들이 이미 60년대에 씌어져 있었다는 작가의 고백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 만 35개월 만에 나는 …… 제대하였다. ……누이의 집을 찾았다. 그리고 그 집의 다락방에 잠시 내 미래를 눕혀 놓은 채 지난 3년 간의 시들을 정리하게 시작했다. …… 장자, 그도 2천 년쯤 지나 한국의 한 젊은 시인으로 태어났다면 이렇게 시를 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 (<나에게 시란 무엇인가>) ‘나’를 발판대로 삼아 ‘나’를 뛰어넘으려는 이 정신적 투기적 시도와 이미 기존의 가치에다 기존의 기법으로 규범화하려는 시도는 <장자시>에서 엄격히 구별되고 있다. 새로운 투기는 창출을 의미하지만, 기법은 이미 실현되어진 기존의 가치 위에서의 규범의 추구이다. 그런데 이 시대의 반역아인 젊은 박제천은 기존의 가치 위에서의 규범을 파괴하고 있다. (……) <장자시>가 이미지의 현상학적 발생에 치중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미지를 사물의 존재에 맞대어 보이되 이미지를 구조의 요인으로 삼고 있다는 데서 이 시인의 재능이 특이한 것이다. <심법>은 어떠한가. <장자시>가 이미지의 현상학에 경도된 시기라면, 이번에는 마음의 현상학에 치중되어 있다. 마음의 특징은 ‘지움’과 ‘칠함’의 반복이다. 일종의 난해한 ‘짓거리’이다. 그러나 지우는 일과 반복하는 일은 마음의 환원과정으로서 그 의의를 인정할 수 있다. 환원이란 글자 그대로 ‘본래적인 것’으로 되돌려놓는다는 뜻이다. 그것은 발견하는 과정이다. 무엇을 말인가? 그것은 본질의 발견이며 의미를 지워버린 무의 발견과정이다. (……) 박제천은 오늘날과 같은 즉물적인 시대의 눈으로 볼 때 ‘정신의 포즈’를 취하는 시인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과거의 기개 높고(그러나 좌절한) 담대한 시대의 풍운아들을 대상으로 시를 써나갔다. 박제천의 시의 몸짓은 자신의 삶과 현실에 대해서 관계를 갖기 마련이다. 누가 그것을 공허한 관념 내지는 맹목적 독이라 할 것인가. 박제천은 하나의 이상을 설정하고, 그 관념들에다 적용할 피와 살을 과거의 정신으로부터 양식화할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오늘을 전복시켜 놓는다. 이런 관점에서 그의 작품은 하나의 개인적인 탐색의 여정에 있어 일단을 보여주고 있고, 그런 저에서 그것은 어디까지나 박제천 개인의 양식이 되어 버린 것이다. 세계와 만나는 방식, 즉 존재방식 그것이 박제천의 시의 상태인 것이다. 그가 ‘어둠보다 멀리’ 별을 바라보는 여행을 하다가 다시 <노자시편>으로 돌아온 것은 또 하나의 출발이다. 그러나 박제천의 출발은 언제나 귀의이다. 초기부터 박제천의 시는 정신의 토대를 자연성에다 설정해왔다. 그리고 점차 자연성을 머리로부터 심장(마음)에 두다가 관조에 두어왔다. 그의 시학은 자연학적 리얼리즘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 ‘만나는 방식 혹은 자연학적 리얼리즘’, 조정권, <하늘꽃>, 미래사, 1991
작가의 말
첫 시집을 낸다. 모두 2백12편, 크게 가름하면 열두 덩이다. 이 가운데 열 덩이가 연작이고, 나머지 한 덩이는 장시, 또 한 덩이는 추천시를 비롯해 그동안 독립시편으로 각각 발표하였던 작품들을 ‘근업초(近業鈔)’라는 이름으로 묶은 것이다. 시집 이름을 수록 작품의 하나인 ‘장자시’로 붙인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배열은 <장자시>를 앞으로 놓은 이외는 창작 시기의 역순으로 하였다. 작품 수가 관례상 시집 한 권의 양으로는 너무 넘치는 감이 있고, 또 조밀하게 수록되어 읽는 분들에게 결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점은 내 시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보이기 위한 불가피한 체제였다. 이해하시기를 바란다. 시집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는 본디 두고두고 작품에 자주 손질을 한다. 따라서 그동안의 손질 끝에 이미 발표되었던 작품과는 아주 달라진 것도 있고, 아예 이 시집에 수록되지 못한 채 버려진 것도 많다. 그러나 이제는 이 시집으로서 수록 작품에 대한 더 이상의 손질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66년도에 이제는 고인이 되신 신석초 선생님의 추천에 힘입어 시단에 발을 딛었다. 올해로서 꼭 10년이 된다. 그동안 나로서는 늘 최선을 다해 작품을 써왔고, 스스로 돌이켜 보는 한 부끄러움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그러한 내 생각이 잘못일지 아닐지를 나 자신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 생각에 이 시집을 엮어 보았다. 그래서 기왕에 행해졌던 나의 시단활동과는 무관하게 이 시집이 신인의 것으로 시단에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이제 시에 대한 나 자신의 10년여에 걸친 어떤 편견은 이 시집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내 앞에 주어진 길은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하고, 알지조차 못하는 어느 아득한 곳이다. 그곳이 어디인가를 나는 모른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곳을 찾는 길은 나의 시력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 -‘자서’, 박제천, <장자시>, 예문관, 1975 장자(莊子)는 사마천에 의하면 성은 장(莊), 이름은 주(周), 생몰연대 미상이나 맹자와 동시대인으로 추정되니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의 중국 땅에 떠돌던 인생이다. 헌데, 그 이름을 쓸 때마다 나는 아지못할 전류에 몸과 마음이 격앙되곤 한다. 그가 장자의 이름으로 남겨놓은 삶과 자연의 일대 화엄세계가 너무도 거대한 충격을 주기 때문일까. 아직도 육합(六合)의 세계에 머무는 나를 쉬임없이 끌어들이는 장대한 우주의 흡입력 때문일까. 고백하건대 내게 있어 사상가로서의 그는 찬탄의 대상이고, 자유인으로서의 그는 경외의 대상이지만 예술가이자 시인으로서의 그는 극복의 대상이다. 바로 말해 그는 내 시의 스승이다. 나는 그에게서 자유로운 정신의 극한을 보았고, 상상력의 절망을 익혔다. 그리고 그에게서 내 나름의 꿈을 꾸는 법을 배웠다. 천둥벌거숭이랄 수밖에 없는 중학생 무렵, 처음으로 그 희한한 꿈꾸기를 배운 이래 나는 현세의 삶 그 자체가 꿈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채 이제도록 살아왔다. 꿈을 꾸며 사는 삶은 고통 반 즐거움 반이다. 꿈꾸는 속에 무엇이 바른 삶인가를 깨우치고, 무엇이 그른 힘인가를 깨닫는다. 꿈꾸는 속에 꿈을 깨고, 깨어서 다시 꿈 속으로 들어가는 고단한 행보지만 이 세상 사는 누구와도 만나고 어떤 식의 말도 깊이 나눈다. 이 세상 삶을 사는 그들의 아픔이며 외로움을 헤아리거나 천길 벼랑에서 눈을 뜬 채 뛰어내리게 된다. 아득한 바닥에 하염없이 괴어 있거나 멀고 높은 곳을 찾아 나서다 어둠과 빛을 가늠할 수 없는 혼돈의 덫에 치이기도 한다. ‘자서’, 박제천, <장자시>, 문학사상사, 1988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박제천 시전집>, 박제천, 문학아카데미, 2005 <하늘꽃>, 박제천, 미래사, 1991 <장자시>, 박제천, 예문관,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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