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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사전 1

작품명
심봉사전 1
저자
이건청(李健淸)
구분
1970년대
저자
이건청(李健淸, 1942~)1942년 3월 30일 경기도 이천 출생. 한양대 국문과 및 단국대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한양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70년 <현대문학>에 시 <손금>, <구시가(舊市街)의 밤>, <구약>이 박목월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등단하였다. <현대시> 동인으로 활동하였으며, 녹원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대표작으로 <황인종의 개>, <밤이 깊어 갈수록>, <9층 6호의 꽃>, <알레그로>, <망초꽃 하나>, <도둑에게>, <눈 먼 자를 위하여>, <목마른 물새>, <부엉이를 잡은 적이 있었다>, <모피에 관하여> 등을 들 수 있다. 시집 <이건청 시집>(1970), <망초꽃 하나>(1983), <청동시대를 위하여>(1989) 등과 평론집 <초월의 양식>(1983), <한국전원시연구>(1984)를 발간하였다. 그의 시는 내면의 세계에 깊이 침잠하여 불안과 방황, 좌절과 열등의식을 통해 현대정신의 위기를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리뷰
이건청은 이 시대의 비극을 부단히 주시해온 시인이다. 그 비극성은 결핍된 존재- 목마른 물새, 부러진 칼, 달리지 못하는 개, 불꺼진 램프, 떨어져 부러진 금관악기 등- 에 의해 제시된다. 그들 모두는 그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것들이다. 개로서의, 칼이나 램프 또는 악기로서의 기능이 지금의 상태로서는 발휘되기 불가능하다. 시인은 이들을 직시하면서 이들의 회복을 꿈꾼다. 그의 말대로 절망을 노래함으로써 절망을 극복하고자 한다고 볼 수 있다. 이건청 시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동물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의 시 전체를 통틀어 볼 때 약 30여 종의 동물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빈도수가 높은 동물들은 개, 새, 말, 세 동물들의 이미지를 통해 이건청의 시세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 개의 한계적 상황은 <심(沈)봉사전(傳)>에서 보다 명료히 나타나고 있다. 눈먼 사내가 쓰러져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면서 컹컹 개가 짖고 그 개를 향해서 낫이 한 개 달려간다. 아, 뛰어라 개야, 뛰어라 개야, 꿈을 꾸면서도 손을 내젓고 있었다. - <심(沈)봉사전(傳) 9> 사내는 눈이 멀고, 쓰러져 있음으로써 절망적이고 좌절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는 이 시대의 비극성을 한몸에 지니고 있는 인물로 부각된다. 그를 눈이 멀고 쓰러지게 끔 한 것은 바다다. 바다는 그에게 비극을 제공해준 근원체이다. 개는 그 대상과 대치되어 있다. ‘짖음’으로써 스러져 있는 눈먼 사내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단지 지키려 할 뿐 바다에 대항해 달려들지 못한다. 더구나 낫에 의해 처치될지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 이 시에서 이건청이 우리에게 보이고자 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각자가 모두 심(沈)봉사일지 모른다는 것, ‘눈이 멀’고 ‘쓰러진’ 상황에 대한 극복의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해보려는 의지 같은 것이다. 시인은 이를 개를 통해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 이건청이 그의 시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등장 시킨 개, 말, 새는 모두 제 기능을 상실한 결핍된 대상이다. 그들은 원래 부여된 기능을 잃고 대들지 못하고, 달리지 못하고, 날지 못한다. 시인은 이 같은 동물에게서 이 시대의 환자라고 볼 수 있는 우리들을 발견했다. 우리는 어느새 본능적인 기능이, 인간적인 기능이 제어되어 있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아야만 하는가? 결코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이 시인의 입장이다. 그가 결핍된 대상에 눈길을 준 것은 자조적인 콤플렉스에 빠진 탓이 아니다. 그는 그로부터의 회복을 부단히 꿈꾼다. 개가 바다를 향해 컹컹 짖기도 하고, 말이 모든 관절을 태우며 밭을 향해 가기도 하고, 새들이 동트길 기다리며 윗가지로 옮겨 앉는 것은 이 회복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개, 말, 새가 등장하는 시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갈매기가 바다의 놀래미떼에게 날으는 법을 몸으로 보여주고 죽었다’(<갈매기가 죽는 날>)든가, ‘억압 속에 어둠 속에 준비해온 수천 마리 벌나비가 어둠이 걷혀가는 산마루에서 목선(木船)들의 돛을 밀어갈 것이다’(<목선(木船)들의 뱃머리가>)라는 서술은 모두 결핍된 대상들을 통한 시인의 ‘열린’ 응시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바로 동물의 이미지를 통해 추출된 이건청 시학의 근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결핍된 대상들을 통한 ‘열린’ 응시’, 박호영, <해지는 날의 짐승에게>, 이건청, 미래사, 1981
작가의 말
제1시집 이후 74년까지 5년 동안 쓴 50편을 묶었다. 그동안 나는 연작 <황인종의 개>와 <심봉사전>을 통해서도 나타나는 자기열등감, 그리고 개안(開眼)에의 희망을 표출하려고 노력해온 것 같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정한 이상에 던져진 존재를 확인하고 극복하려고 했다. 두 번째 시집을 정리하면서 시는 숙명적으로 ‘비극적인 자아로부터의 초월’을 지향해야 한다는 이제까지의 명제에 대해 숙고했으며 아울러 내 시의 형식에 대해서 반성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다. 이 시집의 성과를 따지지 않겠다. 그러나 시를 잊고 잠든 밤이 없음도 부끄럽지만 고백해두고 싶다. 좋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다. ‘자서’, 이건청, <목마른 자는 잠들고>, 조광출판사, 1975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해지는 날의 짐승에게>, 이건청, 미래사 1981 <목마른 자는 잠들고>, 이건청, 조광출판사,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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