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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1

작품명
어휘 1
저자
이승훈(李昇薰)
구분
1960년대
저자
이승훈(李昇薰, 1942~) 1942년 11월 8일 강원도 춘천 출생. 춘천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섬유공학과를 거쳐 다시 한양대 국문과,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수학하였다. 춘천교육대학 국어과에 재직했으며,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등을 수상하였다. 1962년 <현대문학>에 작품 <낯>, <바다> 등이 추천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현대시>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시집 <사물 A>(1969), <환상의 다리>(1976), <당신의 초상>(1981), <사물들>(1983), <당신의 방>(1986), <너라는 환상>(1989), <길은 없어도 행복하다>(1991), <밤이면 삐노가 그립다>(1993), <밝은 방>(1995), <첫사랑>(1999) 등을 간행하였다. 또한 <시론>(1979), <문학과 시간>(1983), <비대상>(1983), <이상시 연구>(1987), <한국현대시론사>(1993), <모더니즘 시론>(1995), <해체시론>(1998) 등의 평론집을 간행하였다. 이승훈의 시세계는 그가 춘천생활을 하던 초기시에서 주로 ‘나’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로 나타났으며, 그 이후로는 ‘너’와 ‘그’ 그리고 ‘나와 너와 그’에 대한 대화적 탐구를 하는 데로 나아갔다. 특히 자유연상기법, 자동기술법 등을 통하여 자신의 시에는 씨니피앙의 유희만이 있을 뿐이라고 스스로가 말할 정도로 새로운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리뷰
이승훈의 작품 <암호>는 그의 제2시집 <환상의 다리> 속에 수록돼 있다. 이승훈은 이 작품을 통하여 사물 혹은 존재에 대한 탐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그의 이런 주제는 이미 제1시집인 <사물A>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물 혹은 존재에 대한 탐구는 구체적인 어떤 시각적 대상을 앞에 놓고 그것을 보편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 자신이 자신의 시를 가리켜 이른바 ‘비대상의 시’라고 이름 붙였듯이 무의식이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비대상의 대상(대상 없는 대상)을 앞에 두고 그것을 개인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이승훈은 그의 작품 <암호>에서 그가 탐구하고자 하는 이런 존재를 일종의 암호로 상정한다. 그리고 아무도 그 암호와 같은 존재의 핵심에 다가갈 수가 없고, 다가간 사람도 없다고 말한다. 만약 우리가 그 존재의 핵심에 다가서려고 한다면 그 순간 존재는 ‘총에 맞아 경련’을 일으키듯이 그 모습이 없어질 거라고 그는 생각한다. (……) 이승훈의 작품 <암호>와 그 이외의 다른 작품들을 보면 이승훈이 탐구하는바 대상이란 사실 이와 같은 특성을 띠고 있다. 그러므로 이승훈의 시에서 사물이나 존재를 탐구한다는 것은 그들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탐구하는 일과 마찬가지이다. 실체는 없고 환상만 무수히 창조되는 상황, 그러기에 존재와 시인이 함께 환상 앞에서 몸부림 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그 환상을 믿고 그것에 의지하여 세계를 넘어서려는 것이 바로 이 작품 속의 내용이자 이승훈이 그의 초기 시집에서 보여준 하나의 주제이다. 이승훈의 작품 <당신의 방>은 그의 제5시집 <당신의 방>속에 들어 있다. 이 시집과 그 속에 들어 있는 작품 <당신의 방>은 이승훈의 시가 새로운 세계로 본격적인 전환을 이룩한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이승훈은 <당신의 방>이라는 시집 제목이자 작품 제목에서도 나타나는 바와 같이 이른바 ‘너’에 대한 탐구를 제4시집인 <사물들>에서부터 서서히 시작하다가 이 시집에 이르러서 본격적으로 수행하였던 것이다. 그동안 이승훈의 시세계는 주로 ‘나’로 표상되는 자아의 내면탐구에 집중돼 있었다. 이처럼 이승훈의 시세계가 나의 내면탐구를 넘어서 너로 표상되는 이인칭의 세계로까지 확대되어 나아간 것은 그의 시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물론 어찌 보면 너에 대한 탐구가 가능한 것임을 반증해 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작업은 동전의 안팎처럼 밀접하게 닿아 있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작품 <당신의 방>은 바로 이 시인이 마침내 나의 세계를 넘어서 그와 같은 너의 세계를 발견하고 그 앞에 머뭇거리며 나와 너의 관계 혹은 나와 너의 만남의 문제에 대하여 고민한 흔적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앞부분에서 볼 수 있듯이, 이승훈은 너의 세계야말로 ‘천 개의 의자와/ 천 개의 들판과/ 천 개의 벼락과 기쁨과/ 천 개의 태양’으로 표상된 온갖 비밀스런 내용이 가득하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 세계가 신비롭고 다채로워도 결코 나의 한계를 넘어서 나와 네가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이 시인은 쉽게 생각하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이 시인의 자아 인식과 타존재에 대한 인식은 철저하고 정직하다. 그렇다면 너를 발견하기는 하였으되 너에게로 가는 길은 불가능한 것인가. 이에 대하여 이승훈은 작품 <당신>의 한 부분에서 ‘나는 죽을 때까지/ 아마 당신의 방엔/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므로 이승훈에게는 너라는 존재뿐만 아니라, 너라는 존재와의 만남이라는 것도 실은 한갓 환상에 불과하다. 이 점은 시집 <당신의 방>이후에 나온 그의 시집 제목이 <너라는 환상>임을 보아서도 자명해진다. 이승훈의 작품 <너 때문에>는 그의 제9시집 <밤이면 삐노가 그립다>에 수록된 것이다. 이 작품은 바로 앞에서 다룬 그의 작품 <당신의 방>과 연장선상에서 다룰 만한 작품이다. 앞서 말한바 이승훈의 나에 대한 탐구와 너에 대한 탐구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그의 창작상의 주제인데 그와 같은 사실은 이 작품에서도 변함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승훈의 작품 <너 때문에>에는 너라는 존재가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 인상적으로 잘 드러나 있다. 시인은 이 작품에서 너에 대한 일체의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떨쳐버리고 그야말로 너라는 존재가 무한의 얼굴로 나에게 관련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열거하듯이 이 점에 대하여 ‘너 때문에/ 이슬이 생기고/ 태양이 생기고/ 전율이 생겼다/ 너 때문에 바람이 생기고/ 탄식이 생기고/ 밤이 생기고/ 수많은 계단이 생기고/ 낮이 생기고/ 고통이 생겼다/ ···(중략) ···/ 너 때문에/ 더 큰 황홀이 생겼지만/ 더 큰 절망이 생기고/ 두려움이 생기고/ 망설임이 생겼다’와 같은 말을 동원하여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비록 너라는 존재가 하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이승훈의 너에 대한 탐구는 계속된다. 그 결과 이 시인이 발견하고 탐구해 낸 너의 실상은 그에게 황홀이며 동시에 절망이기도 하다는 말처럼 세계의 양면을 한꺼번에 간직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이승훈의 세계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단선적이지 않고 다면적이며 복합적임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쉽사리 너와 나의 황홀한 만남을 말하지 않고, 끝까지 나와 너의 실체는 물론 나와 너의 관계까지도 다면적으로 조심스럽게 인식하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이제껏 탐구한 나와 너의 모든 것들이 실은 하나의 환상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그의 태도는, 대뜸 무엇인가를 이 세계의 진리라고 주장하거나 선전하려고 드는 이 시대의 많은 언술행위와 비교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지 않을 수 없다. ‘사물, 나, 그리고 너의 끝없는 탐구’, 정효구, <한국대표시인선 50>, 중앙일보사, 1996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한국대표시인선 50>, 중앙일보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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