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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비둘기

작품명
성북동 비둘기
저자
김광섭(金珖燮)
구분
1960년대
저자
김광섭(金珖燮, 1905~1977) 호는 이산(怡山). 1905년 9월 22일 함북 경성 출생. 1971년 경성보통공립학교를 졸업하고 1920년 중앙고보를 거쳐 1924년 중동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33년 귀국해서 모교인 중동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다가 1941년 학생들에게 반일민족사상을 고취했다는 죄목으로 구속되어 3년 8개월간의 옥고를 치렀다. 1945년 중앙문화협회를 창립했고, 1946년 전조선문필가협회 총무부장, 1974년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출판부장, 미군정청 공보국장을 지냈으며, 1948년 정부 수립과 더불어 이승만 대통령 공보비서관을 역임했다. 1950년 피난 중에 대한신문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1952년 경희대 교수가 되었고, 1954년 펜클럽 한국본부위원장, 1955년 한국자유문학자협회 위원장을 지냈고, 같은 해 27차 세계 작가 대회 한국대표로 참석했다. 1956년 <자유문학>의 발행인이 되었으며, 1958년 세계일보 사장, 1959년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최고위원, 1961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1957년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마음>(1949), <해바라기>(1957), <이삭을 주울 때>(1965), <성북동 비둘기>(1969), <반응>(1971), <김광섭시전집>(1974), <겨울날>(1975)과 자전문집 <나의 옥중기(獄中記)>(1976) 등이 있다. 그의 문단활동은 크게 광복 전후로 나뉘어진다. 광복 전의 문단활동은 해외 문학파로서의 활동, 연극평을 중심으로 한 평론활동, 시작활동 등으로 구분된다. 광복 전에 쓰여진 초기 시는 현실 부정과 자기 연민, 기다림 등으로 일관되어 있는데, 이는 1930년대 후반의 암울한 시대 상황으로 인한 지식인의 우수와 비애를 그린 것이다. 광복 후 발표된 중기시의 주제는 비교적 다채롭다. <마음>은 자연에 대한 몰입과 영어의 체험, 광복의 기쁨 등을 담고 있으며, <해바라기>는 전쟁으로 인한 상실의 비애와 향일성(向日性)에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후기 시인 <성북동 비둘기>에서는 공동체적 삶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삶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인 관심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말년에는 회고와 삶에 대한 초월을 주제로 한 시를 썼다.
리뷰
1969년 범우사에서 간행한 김광섭의 네 번째 시집 <성북동 비둘기>의 표제작. 이 시집은 시인이 고혈압으로 졸도한 이후 병석에서 쓴 것으로, 노년의 원숙미를 보여주는 대표적 시집이다. <고향>, <성북동 비둘기>, <생의 감각>, <심부름 가는>, <겨울날> 등 총 35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으며, 지성과 감성이 잘 융합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인생과 자연, 문명 등 인간이 생활하는 데서 얻을 수 있는 각종 체험을 중심으로 문명 비판과 자연성 탐구 등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성북동 비둘기>는 문명의 발달 속에 보금자리를 빼앗긴 비둘기를 소재로 해서 환경 파괴와 문명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는 한편,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동시에 표현한 수작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시집은 고독과 노년의 쓸쓸함, 고향에 대한 향수 등 외로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서정이 순진한 만물을 들추어/ 노래를 찾는다/ 꽃이다 새다 이슬에 사는 짐승들이/ 눈물 흘리며/ 강자의 비문에서 시간이 때를 씻는데/ 웬 엿장수의 가위질 소리냐 모이는 아이들/ 서울이란 델 언제 이렇게 나도 왔나부다”(<심부름 가는>)에서 느껴지는 고독감과 절망감이 두드러지는 시집이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 <성북동 비둘기>는 오랜 투병 생활 끝에 빚어낸 김광섭 시인의 시적 결정체이다. 초기시에서 보이던 지적 관념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활현장에 바탕을 둔 현실주의적 시의식을 극명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관념세계에서 현실세계로의 시적 관점의 이동은 아마도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얻어낸 달관의 세계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는 두 개의 병렬적인 의식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첫 번째가 ‘성북동’이라는 인간사의 공간과 ‘비둘기’라는 자연사의 공간 병렬이다. 성북동은 인간의 문명세계를, 비둘기는 원시의 자연세계를 표상한다. 시제목인 ‘성북동 비둘기’가 암시하듯이 이 두 상반된 세계 사이의 팽팽한 긴장과 갈등이 이 시의 전체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 성북동에 채석장 포성소리가 울리면서 새로운 번지가 생겨났다. 그 채석장의 포성은 도시문명의 질주를 의미한다. 비정한 도시문명의 침입에 의해 비둘기는 삶의 터전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인간이 창출해 낸 문명의 이기가 자연과 원시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에서 돌을 깨는 산울림 소리는 곧 자연이 파괴되는 상징적인 소리인 것이다. 이 시는 이처럼 자연과 문명의 이원적 대립을 통해 현대문명의 비정성과 파괴성을 부각시키고 아울러 자연의 소중함과 원시에의 근원적인 향수를 환기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단절공간이다. 그것은 새로 생긴 번지와 구공탄 굴뚝의 병렬을 통해 드러난다. 새로 생긴 번지는 성북동에 새로 집을 짓고 이사한 새 이주자들이다. 비둘기가 삶의 터전을 잃은 것도 바로 이 새 이주자들 때문이다. 그들이 돌을 깨며 새로운 번지를 만들었다. 이전에 비둘기와 함께 평화로운 삶의 공간을 이루던 사람들은 굴뚝에 구공탄 연기를 피워내던 사람들이다. 비둘기는 그들을 아직도 사랑한다. 그래서 비둘기는 굴뚝연기에서 향수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비둘기의 모습을 통해 서민들에 대한 애정과 일체감을 드러낸다. 비둘기가 성자처럼 보고 사랑하며 평화를 함께 즐기던 사람들은 바로 성북동 서민들이다. 그러나 채석장 침입자에 의해 이 평화가 깨어졌다. 산도 잃고 사람도 잃어버린 것이다. 이 시는 이처럼 문명에 대한 자연의 무분별한 파괴라는 주제의식과 함께 불균형한 도시발전에 따른 계층간의 갈등과 위화감을 형상화한 것이다. (……) ‘관념세계에서 현실세계로의 시작 편력’, 김영철, <한국대표시인선 50>, 중앙일보사, 1995
작가의 말
나는 뇌출혈로 메디컬 센터에 입원하여 오랜 혼수 상태를 겪으면서 사경을 헤맸어요. 그 후 성북동 나의 집 마당에 자리를 펴고 앉았는데, 따스한 훈풍이 불고 꽃이 피어 있었어요. 뇌일혈이란 말을 듣고 내 시적 생명을 끝났다는 절망감을 안고 있었지요. 그 때, 하늘을 바라보다가 아침마다 하늘을 휘익 돌아 나는 비둘기떼를 보게 되었어요. <성북동 비둘기>의 착상은 거기에서였지요. 돌 깨는 소리가 채석장에서 울리면 놀라서 날아오르는 새들, 그러나 저것들이 우리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 줄 것인가? 돌 깨는 산에서는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고 집들은 모두 시멘트로 지어서 마음 놓고 내릴 장소도 없는 저것들이란 데 생각이 머물렀어요. (……) ‘작가의 말’, 김광섭, <심상>, 1974. 8 여기 실은 시는 <심부름 가는…> 한 편 외에는 모두 병석에서 쓴 것이다. 자칫하면 못 나올 뻔했던 시집이요, 또 마지막 시집일지도 모른다. 뇌출혈로 졸도하여 한 주일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던 나의 정신을 알기 위하여 아픈 비를 맞으면서 시를 써놓고 보면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나는 틀림없는 나의 과거의 존속이었다. 그만큼 정도 더 가고 애수도 더 깊다. 이런 시집을 엮음에 있어 알뜰한 것만 고르고 싶지만 그러면 시집이 한 권의 책의 부피를 이루기 어려움으로 시집을 내는 시인들이 한결같이 느끼는 시와 책의 갈등이리라. 그런 고충이 내게라고 없음이 아니다. 이 시집이 문공부의 창작 지원금에 의해 나오게 된 것을, 또 범우사의 호의와 강인섭 시인의 많은 도움을 이에 적어서 그 고마움을 표하고자 한다. 이거라도 들고 나를 살리기에 애쓰시고 지루한 병을 위로해주신 친지들을 다시 뵙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 ‘머리말’,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범우사, 1969
관련도서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한국대표시인선 50>, 중앙일보사, 1995 <한국 현대시의 은유 구조>, 류근조, 보고사, 1999 <시의 언어학적 분석>, 노대규, 국학자료원, 1999 <한국현대시인론>, 성기조, 한국문화사, 1997 <한국 현대시문학의 이해와 감상>, 영남어문학회 편, 학문사, 1993
연계정보
-김광섭(金珖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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