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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가(獻花歌)

작품명
헌화가(獻花歌)
저자
신원미상의 노인
장르
향가
작품소개
<헌화가>는 <삼국유사> 권2 수로부인조에 수록된 4구체 향가이다. 강릉지방을 순유(巡遊)하던 순정공의 부인인 수로부인의 미모에 반한 지나가던 농부가 수로부인에게 꽃을 꺾어 바치며 부른 노래이다. 수로부인조에는 <헌화가> 외에 <구지가>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해가>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양주동 해독
붉은색(자줏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으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김완진 해독
자주빛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참고) <고가연구>, 양주동, 일조각, 1980 <향가해독법연구>, 김완진, 서울대출판부, 1980
어휘풀이
- 붉은색 바위 : 문면 그대로 자주색 또는 붉은색 바위로 보기도 하고, 배경설화를 살펴볼 때 계절적으로 철쭉이나 진달래가 뒤덮여 붉은색으로 보이는 바위로 해석하기도 한다. - 암소 : 농경사회에서 소는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다. <헌화가>의 배경이 강릉의 산골인 점을 미루어 볼 때 농부가 끌고 가던 소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뿐만 아니라 도교에서 신선이 끌고 다닌다는 검은 암소로 보기도 하고 불교의 농우(農牛)로 보기도 한다.
배경설화
성덕왕 때에 순정공이 강릉태수-지금의 명주-로 부임할 때 바닷가(海汀)에 가서 점심(晝饍)을 먹었다. 그 곁에는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서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데, 높이는 천 길이나 되는 그 위에는 철쭉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는 이것을 보고 가까이 따르던 이들에게 청했다. “누가 저 꽃을 꺾어다 주겠소?” 종자들은 대답했다. “그곳은 사람의 발자취가 이르지 못하는 곳입니다.” 그러고는 모두 안 되겠다 했다. 그 곁으로 한 늙은이가 암소를 끌고 지나가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 그 꽃을 꺾어와서는 또한 가사를 지어 바쳤다. 그 늙은이는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또 이틀을 더 가니 임해정(臨海亭)이 있었다. 그곳에서 점심(晝饍)을 먹고 있었는데 바다의 용이 갑자기 부인을 끌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공은 비틀거리며 땅에 주저앉았으나 아무런 계책이 없었다. 또 한 노인이 말했다. “옛사람 말에 뭇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면 쇠 같은 물건도 녹인다 했으니 바다 속의 짐승이 어찌 뭇사람의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경내의 백성을 모아야 합니다. 노래를 지어 부르고 막대기로 언덕을 치면 부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이 그 말대로 따라 하였더니 용이 부인을 받들고 바다에서 나와 공에게 바쳤다. 공이 부인에게 바다 속 일을 물으니 부인이 대답했다. “일곱 가지 보물로 장식한 궁전에 음식은 달고 향기로우며 인간의 음식은 아닙니다.” 또 부인의 옷에서는 이상한 향기가 풍겼는데, 세간에서는 맡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수로부인은 용모가 세상에 견줄 이가 없었으므로 매양 깊은 산이나 못을 지날 때면 번번이 신물들에게 붙들리곤 하였던 것이다. 사람들이 해가를 불렀는데 그 가사는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남의 부인을 앗아간 죄 얼마나 크냐, 네 만약 거역하여 내어놓지 않으면, 그물을 던져 너를 잡아 구워먹겠다’라고 하였다. 노인 헌화가는 ‘붉은색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으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수로부인(水路夫人)
해설
<헌화가>에 대한 기존의 논의는 대부분 노래 자체에 대한 의견의 제시보다는 <헌화가>와 배경설화, <헌화가>와 <해가>와의 관계에서 나온 것이 많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낸 노인의 비상한 능력과 그가 ‘암소’를 끌고 있었다는 기사에 착안하여 암소는 곧 도교에서 나타나는 ‘谷神不死 是謂玄牝(곡신은 죽지 아니하니 이를 현빈이라 이른다)’, ‘至虛至卑 故謂之玄牝(지극히 겸허하고 지극히 낮은 까닭에 현빈이라고 한다)’에 나오는 검정 암소라고 보아 소를 끌고 나타난 노인이 바로 도교에서 말하는 신선(神仙)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었다. 또한 암소를 끌고가던 노인을 목우자(牧牛子: 선승)로 보고 자기의 심우(心牛)를 붙들어 본연의 심성을 대오(大悟)한 후 유유자적하게 가는 것을 비유하므로 <헌화가>를 불교적 논리에 입각하여 해석한 견해도 있다. 이 밖에 우리의 고소설이나 설화 혹은 민담 등에서 신(神)의 모습이 대부분 ‘不知何許人’으로 나오는 점에 착안하여 노인이 신적인 존재라는 것을 전제한 후에 황해도 장연지방에서 행해지는 모의 내농작(模擬 內農作) 행사에서 나오는 산신을 맞이하는 농경의례(農耕儀禮)와 연관지어 그를 농신(農神)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기록 외적인 의미의 탐색에 반발하여 <헌화가> 및 수로부인조의 해석을 그 자체 내에서 찾아 노인의 정체는 그 고장에서 살고 있는 촌로(村老)로 보는 견해도 있다. 최근에는 순정공 일행이 “해정(海汀)에서 주선(晝饍)하였다”라는 부분을 단순히 중식의 의미가 아닌 신성한 장소에 이르러 그들의 행차가 무사하게 끝나기를 기원하는 제의식(祭儀式)을 올린 것으로 보아 <헌화가> 역시 의식요(儀式謠)로 보는 견해가 있다. 또 수로부인(水路夫人)의 ‘夫人’이라는 칭호가 왕비(王妃), 왕모(王母), 왕비모(王妃母)에게 주로 내려지던 작위였다는 전제하에 수로부인의 정체는 왕비모일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위에서 살펴본 여러 견해가 모두 나름대로 타당성을 지니고 있으나 배경설화에 나오는 여러 용어는 일차적으로 원전의 문맥에 기반하여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헌화가>의 작자는 강릉지방의 토박이 노인으로 볼 수 있고, 순정공과 수로부인은 관등(官等) 6-13등급의 외직관(外官職)인 강릉태수와 그의 부인으로, 작품에 등장하는 암소는 농우(農牛) 정도로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연계정보
-삼국유사(三國遺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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