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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구도

작품명
오후의 구도
저자
김광균(金光均)
구분
1930년대
저자
김광균(金光均)
생애(1914~1993)
호는 우두(雨杜). 1914년 1월 경기도 개성 출생. 송도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산과 용산 등에서 공장 사원으로 일하면서 시를 썼다. 중학시절인 1926년 <중외일보>에 <가는 누님>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온 뒤 <동아일보>에 <병>(1929), <야경차>(1930) 등을 발표했다. 1936년 <시인부락> 동인, 1937년 <자오선> 동인으로 활동했다. 초기에 쓴 시 27편을 모아 제1시집 <와사등(瓦斯燈)>(1939)을 펴냈다. 8·15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에 관계하면서 이념 대립을 지양하는 ‘제3문학론’을 내세웠으나, 곧 문단을 떠나 사업에만 열중했다. 8·15 해방 이전까지 쓴 시 19편을 모아 제2시집 <기항지(寄港地)>(1947)를 펴냈고, 6·25 전쟁 후 건설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제3시집 <황혼가>(1957)를 발표하였다. 이후 시작활동을 중단하였으나, 1986년 <추풍귀우(秋風鬼雨)>를 비롯하여 <임진화(壬辰花)>(1989) 등의 시집을 잇달아 펴내면서 시 창작에 대한 집념과 열성을 보여주었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김광균의 본격적인 작품활동은 1935년부터 <조선중앙일보>에 <황혼보>, <사향도>, <오후의 구도>, <외인촌>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으며,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설야>가 당선되어 문단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1935년에 발표된 <외인촌>은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들을 통해 외인촌의 전경을 회화적으로 그려내었으며,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등 공감각적 이미지의 참신한 표현을 선보였다. 1940년 <추일서정>에 이르러서는 회화적 구도 안에 시인의 정신적 내면을 깃들이는 개성을 보여주었다. 첫 시집 <와사등> 이후의 시들을 엮은 제2시집 <기항지>(1947)에서는 태평양 전쟁, 동생의 죽음 등 시편들이 쓰여지던 무렵의 절박한 상황으로 미루어 시적변용을 거치지 않은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들이 지적되기도 한다. 김광균은 도시적 감수성과 문명비판적인 지성을 가지고 인간의 서정적 내면 공간을, 참신한 비유적 기교와 세련된 감각적 이미지로 형상화시키는 데 성공한 시인으로서, 특히 1930년대 후반 한국시단의 대표적인 이미지스트로 평가된다. 1930년대 모더니즘시의 주된 경향은 이미지즘에 경도된 선명한 이미지의 제시에 있었으며, 김광균은 이러한 경향을 회화적, 색채적 수법으로 가장 뚜렷이 작품상에 구현한 시인이었다. 회화적 기법과 아울러 그의 시가 갖는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다양하게 구사되는 공감각적 이미지, 애상적인 분위기 등을 들 수 있다. 그의 시편에는 ‘서글픈’, ‘고달픈’, ‘눈물 지운다’ 등의 말투가 많이 나온다. 이것은 그의 시의 주제가 ‘존재의 소멸’을 다루고 있음에서 연유하는 비애와 상실감인데, 이런 상실감은 바꾸어 말해 사라진 생명에 대한 미련이나 애착일 수 있다. 이러한 애착은 ‘꽃’, ‘노을’, ‘등불’ 등의 이미지로 변조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애상성은 그의 시가 농도 짙은 서정성을 지니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리뷰
(······) ‘모더니스트’라고 평가받아온 김광균의 시에는 왜 슬픔과 외로움에 끝없이 방황하는 시적 자아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이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슬픈 내면의 자아’와 그 자아가 바라보고 있는 ‘낯선 풍경’ 사이의 관계에 대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 이 시(<오후의 구도)>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오후로부터 황혼을 거쳐 밤에 이르는 시간적인 흐름을 하나의 공간적인 ‘구도’ 속에 그려넣은 작품이다. 이 시에는 우선 소재적 차원의 새로움이 눈에 뜨인다. 다시 말해 이전의 시에서는 자주 나타나지 않았던 현대적 소재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노대’, ‘아네모네’, ‘시계’, ‘기적소리’, ‘기선’, ‘보표’, ‘카-텐’ 등이 그것이다. 특히 ‘바다’를 그 소재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 문학사에서 ‘바다’를 노래한다는 것은 다분히 외래지향적인 성향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최남선이 전통지향적인 면모를 보일 때에는 ‘산’을 노래(<태백산> 시편)한 반면, 외래지향적인 성향을 표출할 때에는 ‘바다’를 노래(<해에게서 소년에게>)했다는 사실은 이를 예증하는 하나의 경우라고 하겠다. 하지만 같은 바다를 노래한 김광균의 시에는 그러한 진취성이나 외향성 혹은 적극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에 개인적인 차원의 비애와 애상의 감정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색채에 있어서 주로 흰색 계열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아네모네’, ‘힌거품’, ‘눈보라’, ‘하-얀 기적소리’, ‘창백한’, ‘보이얀해빛’, ‘하이-헌 추억’ 등 그리 길지 않은 이 시편 중에서 흰색의 이미지는 압도적이다. 일반적으로 흰색은 순결과 죽음의 의미를 동시에 부여한다. 김광균의 시에서 자주 쓰이고 있는 흰색은 이 가운데 죽음의식과 밀접히 연관이 되어 있다. “옛기억이 하-얀 상복을허고/달밤의 돈대를 거러나린다”(<벽화> 중 ‘정원’에서)거나 “죽은누나의 하-얀 얼골이피여있고”(<벽화> 중 ‘남촌’에서)라는 표현에서처럼 김광균에게 있어서 흰색은 죽음을 상징한다. 계절의 끝인 겨울에는 흰 눈이 내리고, 노년의 모습은 흔히 백발로 표현되며, 죽음은 흰 상복으로 대표되는 것처럼 흰색은 종말이나 사멸의 상태를 지시하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이러한 죽음의 색채 감각이 ‘고요한’, ‘나직이’, ‘웅얼거린다’, ‘고독한’, ‘아믈거린다’, ‘정막하려니’, ‘여윈’, ‘처량헌’ 등의 감상적인 형용어와 어우러지면서 애상성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시가 전체적으로 애상성을 띠고 있는 이유는, 우울과 비애를 가리키는 일련의 형용어들에 죽음과 사멸을 상징하는 흰색의 색채감각이 더해져서 형상화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시가 이전의 애상의 심정을 노래하는 시들과 달리 독특한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그 애상성이 ‘노대’, ‘아네모네’, ‘시계’, ‘기적소리’, ‘기선’, ‘보표’, ‘카-텐’ 등과 같은 현대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생소한 소재들과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슬픔의 감정이 낯선 풍경들과 교직되면서 김광균 시 특유의 정서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 지금까지 시집 <와사등>에 나타난 중요 소재들을 중심으로 김광균의 초기 시세계를 살펴보았다. (······) 이처럼 그의 시세계는 한 마디로 외부의 낯선 세계를 감각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내면의 주관적인 감정을 표출하려는 욕망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전의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시들이 내면 세계를 표출하기 위해 외부의 세계를 주관적으로 표현하였다면, 김광균은 그 외부 세계를 회화적으로 객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이와 같이 대상의 감각적 형상화를 통해 내면의 애상성과 상실감을 표현하고 있는 김광균의 시세계는 시집 <와사등> 전체를 일관하고 있는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러나 이와 같은 김광균 초기 시의 특질은 이후 조금씩 변모의 양상을 보인다. 내면의 ‘슬픔’을 시각적인 ‘그림’을 통해 표현하면서 양자 사이에 시적 균형을 유지하였던 초기 시세계와는 달리, 점차로 김광균은 ‘그림’의 형상화보다는 ‘슬픔’의 직접적인 표출로 기울어져 가게 된다. - ‘우울한 내면의 도시적 풍경’, 엄성원, <김광균 연구>, 국학자료원, 2002
작가의 말
와사등(瓦斯燈)에 처음 불이 켜진 것은 20년 전 일이다. 떠나온 지 오랜 내 시의 산하 저 쪽 일이다. 지금도 등불이 살아 있는지, 이미 꺼진 지 오래인지 알 길이 없다. (1965년 11월 2일) - <김광균 전집>, 김학동·이민호 편, 국학자료원, 2002
관련도서
<김광균 전집>, 김학동·이민호 편, 국학자료원, 2002 <한국대표시인초간본총서: 와사등>, 이남호 편, 열린책들, 2004 <김광균 연구>, 김학동 외, 국학자료원, 2002 <김광균: 회화적 이미지와 낭만정신의 조화>, 김유중, 건국대출판부, 2000 <김광균 시 연구>, 김태진, 보고사, 1996 <30년대의 모더니즘>, 구상·정한모 편, 범양사, 1987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출판부, 2004 <한국근대문인대사전>, 권영민 편, 아세아문화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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