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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작품명
그날이 오면
저자
심훈(沈薰)
구분
1930년대
저자
심훈(沈薰)
생애(1901~1936)
본명은 대섭(大燮), 아명은 삼준·삼보, 호는 해풍(海風). 백랑(白浪)이라는 별호도 사용했다. 서울 노량진 출생. 1915년 서울교동보통학교를 나와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1919년 3·1운동 때 투옥되었다가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이 사건으로 인해 퇴학당했으며, 1920년부터 3년간 중국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망명기간 중 베이징·상하이·난징에서 활동하다 항저우의 즈장대학(之江大學)에서 3년간 수학한 후 귀국, 프롤레타리아 문학운동을 내세운 ‘염군사(焰群社)’의 연극부에 가담해 신극 연구단체인 ‘극문회(劇文會)’를 조직했다. 1924년 동아일보사에 입사하였고, 1925년 영화 <장한몽>에서 이수일 역을 대역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1926년 <동아일보>에 한국 최초의 영화소설인 <탈춤>을 연재했으며, ‘철필구락부사건(鐵筆俱樂部事件)’으로 동아일보사에서 해직당했다. 이듬해 일본으로 건너가 정식으로 영화를 공부하고 6개월 후에 돌아와 영화 <먼동이 틀 때>를 원작·각색·감독해 단성사에서 개봉했다. 1928년 조선일보 기자로 입사해 <우리 민중은 어떠한 영화를 요구하는가> 등의 평론으로 프로 작가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1931년 조선일보사를 그만두고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하다가 이듬해 충청남도 당진으로 내려가 창작생활에 힘을 쏟았다. 1933년 8월 조선중앙일보 학예부장으로 잠시 근무했고, 1935년 장편 <상록수>가 동아일보 발간 15주년 기념 현상모집에 당선되자 이때 받은 상금으로 상록학원을 설립했으며, 1936년 <상록수>의 출판을 준비하던 중 사망하였다.
주요작품 및 작품세계
1930년 조국해방에의 염원을 노래한 시 <그날이 오면>과 장편소설 <동방의 애인>을 발표했다. <동방의 애인>은 주인공이 모스크바의 공산당대회에 참가하는 장면이 일제의 검열에 걸려 삭제되었다. 이어 <조선일보>에 연재한 소설 <불사조>(1931) 역시 게재정지처분을 받아 미완이 되었다. 이 시기 소설은 남녀간의 애정관계를 통해 민족적인 저항의지를 표출한 낭만적인 경향의 작품으로 일제의 검열로 인해 완결되지 못하였다. 1932년 당진에 내려가 창작에 전념하면서 시집 <그날이 오면>을 출간하려 하였으나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 뒤 지식인이 고향에 돌아가 농사짓는 과정을 그린 장편 <영원의 미소>(1933~1934)와 봉건적인 가족제도와 조혼제도가 여성에게 주는 억압을 자세하게 묘사한 장편 <직녀성>(1934~1935), <상록수>(1935~1936)를 연재했다. 그밖에 단편 <기남(奇男)의 모험>(1928), <오월비상>(1929), <황공(黃公)의 최후>(1936) 등을 발표했다. 1930년 3월 1일 1919년 기미독립선언을 기념하여 쓴, 식민지시대의 대표적인 저항시의 하나이다. 1949년 7월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발간된 심훈의 유고시·수필집 <그날이 오면>의 표제시이기도 하다. 가정법을 사용하여 광복의 기쁨과 격정의 순간을 역동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기쁜 소식을 울리겠다’고 하는 것이나, ‘칼로 자신의 가죽을 벗겨 북을 만들어 앞장을 서도 광복의 우렁찬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아쉬움없이 눈을 감겠다’는 외침에는 민족의 독립을 염원하는 간절한 소망과 그것을 지향하는 시인의 의지가 잘 형상화되어 있다. 일찍이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시학교수였던 바우라(C. M. Bowra)는 저서 <시와 정치>에서 이 시를 인용, ‘설령 가까이 있을 것 같지 않더라도 감격적인 미래가 환기하는 격렬하고도 숭엄한 정서’를 잘 그려내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언어적 세련성의 척도로 본다면 거칠고 투박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지만, 식민지시대의 민족적 저항의지를 적극적으로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간과할 수 없는 작품이다. - 참고: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출판부, 2004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 심훈은 1919년 말경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1936년 8월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제패를 노래한 <오오, 조선의 남아여>를 발표하기까지 약 17년에 걸쳐 시작 생활을 전개한다. 그는 경성 제일고보 재학시 3·1운동에 가담하여 그 혐의로 여러 달 감옥생활을 하고, 출옥하자마자 중국으로 망명하여 유학생활을 한다. 망명생활의 고통과 향수를 노래한 <북경의 걸인>을 비롯하여 많은 시를 써 1933년 시집 <그날이 오면>을 간행하려 했지만 총독부 검열로 삭제의 붉은 도장이 찍혀 뜻을 이루지 못한다. 자신이 쓴 소설 <상록수>를 다시 영화화하려던 심훈은 1936년 급작스레 작고한 불행한 문학인이다. 해방 후인 1949년에야 시집 <그날이 오면>이 유고시집으로 출간되었다. 그만큼 심훈 시에는 투쟁적 민족의식과 저항정신이 용솟음친다. 그는 당대를 죽음의 시대, 유형의 땅으로 파악하고 <박군의 얼굴>, <만가> 등에서 ‘무덤 속’, ‘관 속’으로 현실을 표현했다. 무엇보다 심훈 시의 백미는 시 <그날이 오면>에서 드러난다. (······) <그날이 오면>은 3·1운동이 일어나고 십여 년이 지난 1930년 3월 1일 쓴 작품이다. 심훈은 1920년대 초 일본에서 귀국하여 사회주의 운동단체인 염군사에 가담하고 프로문학에도 잠시 참여했을 만큼 반체제 성향을 지닌 혁명가 기질의 예술가였다. 그만큼 ‘그날’이 상징하는 민족해방의 날은 절실하면서도 길고 고통스러운 기다림이었다. ‘머리로 종로 인경을 쳐서 울린다’든지 ‘뱃가죽으로 북을 만들어 울리겠다’는 환각 체험은 일제하의 수난이 깊고 고통스럽다는 인식에서 비롯한다. 이 시가 불러일으키는 비장미와 숭고미는 일제하 절망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활화산처럼 일어난 민족혼의 불길이 그만큼 강렬하고 역사적 비전을 성취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날이 오면>이야말로 심훈의 저항의식과 역사의식이 비극적 황홀로 상승되면서 총체적 역사 조망을 획득한 빛나는 항일 저항시 작품이다. 심훈은 지금까지 소설가로서의 위치가 높이 평가되어 상대적으로 시인으로서의 진가와 중요성이 경시되었다. 일제 시대에 쓰여졌지만, 탄압으로 시집이 발간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시는 당대 시의 일반적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판단된다. 그의 시는 정신적으로 단재를 비롯한 중국 독립운동가에 맥락이 닿아 있으며, 투사적 면을 지니면서도 예술적 표현을 획득한 면에서는 만해나 상화와 연결된다. 당대 제도권 밖 시인으로 심훈이 성취한 전투적 지성과 예언자적 지성의 면모는 1930년대 후반 육사의 시 정신과 연결되어 이 땅 저항시가에 우뚝한 봉우리로 자리잡는다. (······) - <우리문학 100년>, 김윤식 외, 현암사, 2001
작가의 말
나는 쓰기를 위해서 시를 써본 적이 없습니다. 더구나 시인이 되려는 생각도 해보지 아니하였습니다. 다만 닫다가 미칠 듯이 파도치는 정열에 마음이 부대끼면 죄수가 손톱 끝으로 감방의 벽을 긁어 낙서하듯 한 것이 그럭저럭 근(近) 백수(百首)나 되기에 한 곳에 묶어보다가 이 보잘 것 없는 시가집(詩歌集)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시가에 관한 이론이나 예투(例套)의 겸사는 늘어놓지 않습니다마는 막상 책상머리에 어중이 떠중이 모인 것들을 쓰다듬어 보자니 이목이 반듯한 놈은 거의 한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병신자식이기 때문에 차마 버리기 어렵고 솔직한 내 마음의 결정(結晶)인지라, 지구(知舊)에게 하소연이나 해보고 싶은 서글픈 충동으로 누더기를 기워서 조각보를 만들어본 것입니다. 삼십이면 선[立]다는데 나는 배밀이도 하지 못합니다. 부질없는 번뇌로, 마음의 방황으로, 머리 둘 곳을 모르다가 고개를 쳐드니, 어느덧 내 몸이 사십의 마루터기 위에 섰습니다. 걸어온 길바닥에 발자국 하나도 남기지 못한 채 나이만 들었으니 하염없게 생명이 좀 썰린 생각을 할 때마다, 몸서리를 치는 자아를 발견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제법 걸음마를 타게 되는 날까지의 내 정감의 파동은, 이 따위 변변치 못한 기록으로 나타나지는 않으리라고 스스로 믿고 기다립니다. (1932년 9월 가배절 이튿날, 당진향제(唐津鄕第)에서 심훈) - ‘시집 <그날이 오면> 머리말’, 심훈, <그날이 오면>, 차림, 2000
관련도서
<그날이 오면>, 심훈, 차림, 2000 <한국근대문학사의 쟁점>, 최원식 외, 창작과비평사, 1990 <작가와 사회>, 김붕구 외, 일조각, 1982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권영민 편, 서울대출판부, 2004 <한국현대문학작은사전>, 가람기획편집부 편, 가람기획,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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