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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제

작품명
한호제
소재지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식증리 75-1외 1필지
건축가
민규암
장르구분
1989년 이후
내용
한적한 전원에 자리한 대지는 서측과 전면이 개울로 감싸여 있는 평평한 땅이다. <한호제>는 본채와 별채로 구성된 전원주택이다. 주택은 평평한 대지에 담으로 공간을 구획하고 그 내부에 ‘ㄷ’자, 또는 ‘ㅁ’자 집을 불균등하게 배치시키는 방법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건축가가 한국의 전통건축인 <독락당>의 영향을 받아 채택한 결과다. 결국 담과 집의 배치만으로 여러 부분의 공간이 독특한 성격을 갖게 된다. 본관은 ‘T’자형, 별채는 ‘ㄱ’자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대지에 펼쳐져 있다. 불규칙한 형태의 이 두 주택은 똑같이 생긴 커다란 두 개의 독립적인 지붕에 의해서 통일성을 갖는다. 이 두 개의 지붕들과 본채와 별채의 여러 외부 공간들이 서로 오버랩되면서 별채 진입부에서 본채 현관에 이르기까지 공간의 위계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은 긴 진입로를 지나 여러 번 꺾여 들어가서야, 본채 현관에 다다르게 된다. <한호제>의 주 외장재는 콘크리트 블록인데, 이는 초기에 건축주가 요구한 평당 250만원의 시공비를 유지시키기 위해 선택된 재료이다. 하지만 설계단계에서 콘크리트 블록을 시도한 결과, 건축가는 경제성을 넘어서 블록이라는 재료 자체의 건축적인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었다. 그 결과 다양한 색채블록이나 U블록, 또는 구조용 일공블록의 기능적, 미적인 사용도 검토되고 일부는 사용되었다. 높이 6.5m의 두 지붕은 철골 구조이며, 전면부에는 철판접기로 창 외부를 꾸며, 현대적인 대형발이 설치되었다. 방범 철장도 모두 움직이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는 상부의 ‘H’빔 인방과 연결되어 독특한 외관을 형성하고 있다. 옥외에는 기성품인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맨홀과 하수관으로 제작된 석등 옥외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1998년 ‘건축문화대상 입선’, 1999년 ‘건축가협회상 본상’, 2000년 ‘아카시아 건축상 주택부문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건축가
민규암 1988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미국 MIT Univ.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98년 ‘토마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재에 이른다.
리뷰
“콘크리트 블록으로 집을 지으시겠다구요?” 이것이 설계를 진행하는 중에 건축물의 주요 외장재로 콘크리트 블록을 사용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뜻을 밝힌 후, 건축주로부터 받은 놀라움과 우려 섞인 첫 반응이었다. 콘크리트 블록으로 지어진 집이라고는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칠십년대, 양생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부슬부슬한 블록 위에 언제 삭아내려 앉을지 모르게 보이는 얇은 인조 슬레이트 지붕을 올려서 지은 집들만 보아온 집주인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을 것이다. 사실 콘크리트 블록은 우리 나라에서는 아주 천시받아온 건축재료임에 틀림없다. 이제는 기껏해야 막 쌓는 담장이나 우사 정도를 지을 때 외에는 거의 블록을 사용하는 일이 없다. 처음에 <양지 전원주택>에서 콘크리트 블록의 사용이 검토된 것은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에서였다. 건축주는 계획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평당 250만원의 공사비에 설계를 맞출 것을 요구하면서 외관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내부는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시켜주길 바랐다. 이런 모순적인 요구 속에서 가장 저렴한 외장재인 블록을 사용한 것은 어쩌면 건축주의 놀라움에 관계없이 매우 자연스런 귀결이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외장재인 블록에서 아낀 공사비는 실내에 북유럽산의 우드 플로링과 석고보드 벽을 시공하는 데 사용할 수 있었다. 건물의 주 외장재를 콘크리트 블록으로 결정한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국내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 블록 공장을 직접 방문한 것이었다. 아주 추웠던 1998년 겨울 여러 차례의 방문을 통해서 여러 가지 블록의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었는데 그것들은 새로운 실험적인 자세가 필요한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외국과 같이 특이한 형상의 외장 전용의 요철형 블록같은 특수 블록은 전혀 생산되고 있지 않다. 이는 앞의 건축주가 갖는 좁은 선입견과 국내 시장이 갖는 한계성이 같이 어우러진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양지 전원주택>에서는 대신 기존의 블록들을 신선한 감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이 더 빠르고 현명한 방법으로 생각되었다. U형 블록은 그 단면의 형상이 U자형을 갖는 구조적인 기능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제작되는 블록이다. 이 블록은 보통 문이나 창문과 같은 개구부를 형성시키기 위해서 개구부 상단에 일반 블록 대신 시공되어서 그 상부의 하중을 하부로 안전하게 전달시킬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시공 후에는 이 블록의 U자형 단면은 벽체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보통의 블록과 전혀 구분할 수 없다. <양지 전원주택>에서는 이 구조기능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블록을 쌓는 방법을 완전히 달리하여 외장적인 블록으로 사용해보았다. 이렇게 쌓은 벽이나 담장은 U자형의 깊은 요철에 의해서 강한 음영이 만들어지는데 매우 특이한 느낌을 준다. 비슷한 구조기능적인 블록으로서 색다른 각도로 사용된 것에는 구조용 일공 블록이 있다. 이 블록은 보통의 블록이 그 단면에 두세 개의 구멍을 갖는 데 비해 하나의 구멍만을 갖고 있으며, 이는 후에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충진되어 밀실한 기둥을 형성할 수 있게 제작된 것이다. 이 블록을 보통의 방법과는 다르게 구멍 부분이 노출되게 쌓음으로써 투시형 벽체를 만들 수 있었다. 한편 <양지 전원주택>에서는 블록의 제조공정상에서 소량의 색소를 첨가해서 생산한 유색블록도 사용되었다. 이 유색블록을 실내와 실외에 일반 블록과 같이 층층이 번갈아 쌓아서 일반 블록만으로는 단조로워지기 쉬운 분위기를 다채롭게 꾸밀 수 있었다. 이 주택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값싼 기성품의 콘크리트 제품들이 블록과 같은 차원에서 접근되어 사용되었다. 건물의 진입부분의 바닥페이빙은 흔히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보차도 분리용 경계석을 여러 개씩 묶어서 깔았다. 옥외에 설치해 본, 운치있게 보이는 3미터 높이의 큰 석등은 기성품 하수도용 맨홀을 가지고 제작한 것이다. 여기에 이곳 저곳 보기좋게 구멍을 내고 철 구조물을 걸어서 앉을 수도 있게 만들었고 내부에는 조명등을 설치해서 밤에는 빛이 구멍들을 통해서 새어 나올 수 있게 해보았다. 그리고 옥외에 설치한 벤치들은 각형으로 생긴 하수관을 이용해서 제작했다. 건물이 준공되던 날 방문한 많은 사람들 중에서 아무도 자기가 보는 석등이 지하에 묻혀 있어야 할 하수 맨홀로 만든 것이라거나 자기가 걸터앉아 있는 벤치가 하수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면서 설계자만이 가질 수 있는 은밀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건축을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더욱더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면 어떤 재료건 모두 각기 제 나름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어떤 재료가 다른 재료보다 더 낮다거나 못하다는 생각은 맹목적인 선입견일 뿐이라는 것이다. 건축가에게 ‘금’과 ‘돌’은 모두 다 신이 건축가에게 똑같은 무게의 가치로 내려준 은총들이며 이들을 각기 음미하고 건축주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특별히 어느 한 은총을 선택하는 것이 신에 대한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건축가는 결코 그것이 ‘돌’이어서 ‘금’보다 못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고 투덜거려서는 안될 것이다. (설계소묘, 민규암)
이미지
영상자료
연계정보
*관련도서 <플러스>, 1998년 10월호 <현대건축>, 1999년 1월호 <전원주택>, 1999년 2월호 <건축세계>, 1999년 5월호 <건축사>, 1999년 10월호 <건축세계>, 1999년 12월호 <한국현대건축 100년>, 국립현대미술관 편저, 1999 *관련사이트
관련사이트
한국건축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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