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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굿 한라산

작품명
4월굿 한라산
구분
1987년~1992년
작품소개
이 작품은 1948년 제주도의 4·3민중항쟁을 다룬 작품이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편자 주: 1991년)까지도 조국분단으로 직결된 5·10단독선거 거부를 중심으로 한 투쟁의 결과 3만 명의 선량한 양민이 빨갱이로 몰려 죽어간 이 사건의 사실 자체와 의미는 철저히 은폐, 왜곡되어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4·3항쟁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하여 현지의 민족극운동 집단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1947년 3·1절 기념대회장에서 군인, 경찰이 발포한 사건으로부터 시작하여 5·10단독선거와 서북청년단의 투입과 무자비한 살상, 입산과 4월 3일의 투쟁, 굶주림과 살육으로 이어지는 4·3항쟁의 전 과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작품의 중심은 사건 자체와 그것을 이끌어나가는 민중이다. 입산한 젊은이, 소금집 딸, 아기엄마, 나이든 부부 등 다양하고 개성 있으면서도 집단적인 민중들이 어떻게 입산을 하고 투쟁하며 죽어갔는가를 자유분방한 마당극적 표현방법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에필로그 역할을 하는 진혼굿은 작품 자체의 성격과 잘 연결되어 있다. 이 작품은 1989년 4월 1일부터 3일까지 현지에서 열린 ‘41주기 4·3 추모제’에서 공연되었으며, 제2회 전국민족극한마당 참가작으로 1989년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예술극장 한마당에서 공연되었다. - <민족극대본선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편, 풀빛, 1991
극작·연출 노트
(……) 공동연출을 주도한 김수열에 따르면 4·3을 거론하는 데 가장 직접적인 동인으로 1947년 3·1 시위사건을 거론했다는 것이 <4월굿 한라산>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하였다. 봉기는 지나가는 스케치 정도로 다루었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근본원인을 부각시키면서 산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과, 그런 상황 때문에 대량학살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결과적인 측면까지를 총체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는 것이다(앞 인터뷰 내용 중 김수열의 증언). 결국 <4월굿 한라산>은 놀이패 ‘한라산’ 구성원들에게 4·3의 총론을 다룬 것으로 인식되었다. - ‘4·3극과 역사적 기억’, 박찬식, <기억 투쟁과 문화운동의 전개>, 역사비평사, 2004 (……) 4·3은 규명되어야 한다. 그러한 까닭에 4·3은 체제수호적인 극단(極端)과 힘의 논리를 극복하고 민중의 논리, 민중의 형식 즉 그 시대를 살아온 증언자의 입을 통하여 밝혀져야 한다. 증언을 상품화하는 기록이거나, 기록자의 왜곡된 관념-그것은 기록자가 유리하게 획득하고 있는 현실의 기득권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다만 그 시대를 살아온 증언자의 진실된 체험의 숨소리를 통하여 역사적 진실을 밝히려는 태도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4·3은 개인적인 증오와 한풀이어서는 안 되며, 제주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한라산의 풀꽃들이 시들지 않고 이듬해 봄에 다시 소생하는 그러한 생명의 역사로서 규명되어야 한다. 원한관계로 덮어두려는 분단의 논리를 깨고, 증오와 원한을 풀고 다시 살아나 화합하는 굿의 논리, 해방 통일의 정서로 해결해야 한다. 그때 4·3의 역사적 자리매김은 가능해질 것이다. 4·3이 과연 외세에 의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들어간 좌절의 역사인가, 생존을 위한 민중항쟁인가 아니면 민족 해방투쟁인가. - ‘4·3 원혼굿을 마치며’, 문무병, <민족예술> 제2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1989.5.1.
작품내용
[첫째마당] 판이 열리면 공연장은 1947년 28주년 3·1절 기념대회 현장이 되고 관객은 시위대중이 된다. 마을 사람들은 양담배, 양과자 추방 운동을 한다. 미군정과 경찰은 이 집회를 빨갱이들의 불법 집회라며 사람들에게 총을 쏜다. 무고한 양민들이 총칼 앞에 쓰러진다. 주민들은 항의를 해보지만 소용없다. [둘째마당] 첫째거리 : 서울에서 서북청년단이 내려왔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경찰이 마을에 나타나 횡포를 부린다.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떤다. 장정들은 산으로 올라가 피해 있으면서 항쟁을 준비한다. 마을에는 늙은이와 여자, 아이들만 남아있다. 경찰들이 찾아와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뽑지 않으면 모두 빨갱이로 몰아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다. 둘째거리 : 몇몇 사람이 마을 소식을 알리기 위해 산으로 간다. 그들은 4월 3일 일제히 봉화를 올리고 지서를 습격하기로 한다. [셋째마당] 1947년 4월 3일. 일제히 봉화가 올려지고 4·3무장대의 선언문이 낭독된다. 사람들은 조를 이루어 행동을 개시한다. 모두들 노래를 부르며 조선의 완전독립을 외친다. [넷째마당] 첫째거리 : 5·10 단독선거일. 경찰과 군인이 마을 사람들에게 강제로 이승만을 찍게 한다. 마을 사람들이 매국노 물러가라며 반발하자 군정은 제주지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한다. 둘째거리 : 미군정의 횡포에 마을에 남았던 사람들도 산으로 피한다. 산에 숨어있는 마을 사람들은 식량이 떨어지고 군인과 경찰이 산을 포위하자 불안해한다. 셋째거리 : 미처 산으로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경찰에 끌려간다. 경찰에 끌려간 사람들은 무조건 빨갱이로 몰린다. 넷째거리 : 제주도에서 대학살이 일어나고 수만 명의 죄 없는 사람들이 죽는다. [다섯째마당] 화단제 혼씌움 :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 억울한 넋을 달래는 진혼굿을 한다. 억울한 영혼들을 불러들인다. 매치매장 : 시체를 찾지 못한 경우 짚 인형을 만들어 대신 매장한다. 꽃놀애(꽃노래) : 심방이 죽은 넋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고 뒤풀이로 이어진다.
출연/스태프
출연 정공철 한경임 고혜숙 장윤식 고덕순 신제균 김익현 김경훈 양근혁 스태프 작/공동창작 연출/공동연출 책임연출/김수열 기획/강정희 소품/김석윤 의상/이애민 악사/김기선현경철
예술단체
놀이패 한라산 1987년 창립된 제주도 소재 극단으로 현재까지도 제주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마당극을 창작, 공연하고 있다. 창립공연 <그날 이후>를 시작으로 4·3을 소재로 한 <4월굿 한라산>, <4월굿 백조일손>, <살짜기 옵서예>, <목마른 신들>, <광기>, 지역 현안 문제를 다룬 <요 노릇을 어떵허코>, <우알보름 특조보름>, 인권문제를 다룬 <저 창살에 햇살이>, 제주 무속이야기를 다룬 <동이풀이>, 환경문제를 소재로 다룬 <희망심기>, 재일교포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아버지를 밟다> 등 20여 년 동안 20편이 넘는 마당극 공연했다. 특히 <4월굿 한라산>과 <아버지를 밟다> 두 작품은 전국 순회공연과 더불어 일본 현지 공연을 통해 교포사회와 일본인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마당극 창작, 공연 이외에도 <세경놀이>를 비롯한 제주도 굿놀이를 재현, 공연하고 있으며 민속혼례마당과 지역전통문예 보급활동도 활발하다.
비평
(……) 만일 필자에게 80년대 좋은 연극 다섯 개를 천거해 보라면 제일 먼저 꼽고 싶은 작품은 제주 놀이패 한라산이 공연한 <4월굿 한라산>(공동창작, 공동연출)이다. 이 작품은 89년 봄 제2회 민족극한마당에 참가하였으나 사람들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으며 심지어는 민족극한마당 내부에서조차 올바로 평가, 부각되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관객도 별로 없는 공연장에서(이 사실은 제주도 4·3항쟁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은폐와 연관된다) 이 <4월굿 한라산>을 지켜보면서 제주 사람들의 평화로운 토착적 삶을 빼앗아간 외세와 민족반역자들에 대한 분노로 온몸이 치떨림을 느꼈다. 제주 놀이패는 10년 전 수눌음 패로 시작하여 한라산 패로 이어져오면서 그들 자신의 역사와 현실을 그들만의 고유한 정서와 양식으로 창조해냄으로써 민족형식의 한 전형을 창출한 것은 물론이요 제3세계적 예술양식으로서도 보편성을 확보하는 뛰어난 성과를 얻어냈다(‘마당극’이라는 개념의 성립에는 이들의 공연이 하나의 귀감이 되었다). 그리고 <4월굿 한라산>은 그러한 성과를 종합하고 다시 전개해 나가는 계기로서 매우 의미심장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 작품이 담고 있는 40년 전의 그 처절한 민족사적 비극이야말로 이제 90년대 우리가 깨치고 나가야 할 해방통일 민족운동의 모든 내용을 압축한 것이기 때문이다. (……) - ‘80년대 민족극 우수작품선’, 임진택, <사회와 사상>, 사회와사상사, 1990.2.
관련도서
<민족극 대본선 4 - 제1·2회 민족극한마당 편>, 민족극연구회 엮음, 풀빛, 1991 <민족예술> 제2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1989.5.1. <민중연희의 창조>, 임진택, 창작과비평사, 1990 <기억 투쟁과 문화운동의 전개>, 역사비평사, 2004
관련사이트
놀이패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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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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