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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의 정사(The Lover)

작품명
티타임의 정사(The Lover)
작가
해롤드 핀터(Harold Pinter)
구분
영미권
작가소개
해롤드 핀터(Harold Pinter, 1930~ ) 런던 출생. 유대인계 출신으로 처음에는 배우로 활약하였으며, 1956년 여배우 머천트와 결혼하였다. 처녀 희곡 <방(The Room)>(1957)은 희극적 위협의 분위기를 담고 있는 단막극이며, 5막극인 <생일파티(The Birthday Party)>(1958)는 단 1주일간 공연된 후 텔레비전에 방영되었고, 무대에서는 재상영되어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이들 작품이 사무엘 베케트, 카프카, 그리고 미국 갱(gang) 영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1960년에는 <관리인(The Caretaker)>이 크게 히트하여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지위를 굳혔다. 성격이나 동기를 대담하게 무시한 작풍으로, 연극적 감수성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다. 그 밖의 작품으로 <귀향(The Homecoming)>(1965), <풍경(Landscape)>(1968), <침묵(Silence)>(1969), <지난 세월(Old Times)>(1970) 등이 있으며, 라디오 드라마와 시나리오 작품도 있다.
내용
리처드와 사라는 윈저 근처에 있는 외딴집에 살고 있다. 리처드는 아침에 아내를 집에 남겨둔 채 한두 시간 승용차로 런던 시내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했다가 저녁 6시에 어김없이 퇴근하는 전형적인 직장인이다. 무대는 둘로 나누어져 있다. 단아하게 잘 꾸며진 거실과 현관으로 나가는 작은 홀은 아래층에, 침실은 층계 몇 개 위에 있다. 보수적인 정장으로 차려 입은 남편 리처드는 출근하기 직전 아내의 뺨에 키스를 하고 “당신 정부 오늘 오나?”라고 묻는다. 아내 사라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오늘 3시에 온다고 대답한다. 리처드는 출근했다 저녁 6시에 돌아온다. 저녁 전 술 한 잔씩을 나누며 부부는 퇴근길 교통 이야기, 아내가 낮 시간에 마을에서 점심 먹은 이야기 등 대수롭지 않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러다 리처드가 느닷없이 그날 오후 정부가 왔을 때 즐거운 시간을 가졌느냐, 마당의 꽃을 보여주었느냐 등 거북한 질문 공세를 시작한다. 그리고 묻고 싶은 것이 있다며 리처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당신이 오후에 부정한 일을 하고 있을 때 나는 책상 앞에 앉아서 대차대조표와 도표를 보고 있다는 생각해본 일 있나?” 사라에게 이것은 “웃기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사라는 그 시간 남편이 사무실에 있지 않고 그의 정부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리처드는 “내겐 정부가 없거든. 난 창녀 하나를 아주 잘 알아”라며 그 창녀는 “그냥 흔해 빠진 갈보”라고 대답한다. 사라는 마치 남편의 진짜 부정을 갑자기 발견한 것처럼 놀란다. 단순한 정부와 창녀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무리 환상극 속의 역할이라 할지라도 자기를 정부가 아닌 창녀로 지칭하는 데 사라는 놀란다. 리처드는 “서로간에 전적으로 솔직한 것이 건전한 결혼의 근본”이라며 훈시하듯 우리 서로 숨김없이 다 얘기해보자고 한다. 리처드같이 여성의 재치와 우아함을 중시하는 사람이 한낱 창녀와 어울릴 수 있는가 믿어지지 않는다고 사라는 대답한다. 그러나 리처드에게 창녀란 “다만 창녀일 뿐이야, 즐겁게 해주느냐 아니냐 하는 기능직일 뿐”이라고 한다. 리처드가 원했던 건 “욕정의 온갖 기교로서 욕정을 표시하고 유발시키는” 그런 것일 뿐이다. 둘은 우리에게 누가 먼저 ‘외도’를 시작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한편 사라가 묘사하는 그녀의 정부는 “다정하고”, “사랑스럽고”, “몸 전체가 애정을 내뿜고”, “사나이답고”, “유머감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녀의 남편을 “존경”까지 한다고 한다. 남편은 여태껏 이들 부부가 누려왔던 “애정행각”에 그 어떤 변화를 추구하는 듯 트집을 걸어온다. 그러나 사라는 정부(맥스)의 가정생활도 자기들의 가정생활 못지않게 행복하고 질투 같은 것 없이 “모든 게 아름답게 균형이 잡혔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태껏 해오던 대로 현상유지를 하자는 뜻을 밝힌다. 다음날 아침 리처드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출근한다. 정부가 오후에 오느냐고 묻자 사라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럼 너무 일찍 돌아오지는 않겠다며 국립미술관에 가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한다. 그날 오후 사라는 몸에 꼭 끼는 목이 깊게 파진 옷에 굽이 아주 높은 구두를 신고 있다. 블라인드를 내렸다 올렸다 하며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려 애를 쓴다. 초인종 소리가 난다. 우유 배달부다. 크림을 배달하러 온 것이다. 아직 남아 있어 필요 없다는데도 우유 배달부는 자꾸 크림을 받아두라고 우긴다. 우유 배달부가 가고 또 종소리. 정부가 왔다. 세무가죽 재킷에 넥타이도 없이 편안한 복장을 한 리처드다. 그녀는 “어서 와요, 맥스”라며 그를 맞이한다. 사라의 정부는 다름 아닌 남편 리처드였다. 다만 그가 정부인 맥스 역할을 할 뿐이다. 맥스는 장에서 봉고 드럼을 꺼내 들고 온다. 둘은 우선 성행위의 전희라 볼 수 있는 일련의 의식과 같은 연기를 한다. 원시 사회에서 드럼을 치며 짝을 구하듯 둘은 상대방의 손등을 사납게 할퀴기도 하고 툭툭 치기도 한다. 그러다가 둘의 환상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맥스는 공원에서 순진한 아가씨(사라)에게 지분거리며 치한에 가까운 행패를 부린다. 다음에는 그녀를 위기에서 구출하는 신사가 되고, 비가 오기 시작하자 공원지기 집에 가 잠깐 비를 피하자고 제안한다. 공원지기가 오면 어쩌느냐고 하자 그는 자기가 바로 공원지기라고 대답한다. 공원지기의 오두막집에 들어간 뒤 이번에는 사라가 적극적으로 남자를 유혹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남자의 넓적다리를 더듬자 리처드/맥스는 자기는 유부남이라며 아내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러지 말라고 한다. 그러다가 남자의 태도는 다시 거칠어지며 사라를 돌로레스라 불렀다가 메리라 불렀다 한다. 가볍게 차 한잔 마시듯 길에서 주운 창녀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두 사람은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된다. 성관계를 마친 후 맥스와 사라는 차를 마시고 있다. 맥스의 기분이 심상치 않다. 사라의 남편은 지금 어디 있는가, 가엾게도 나가서 온종일 일을 하고 있군, 왜 남편은 아내의 이런 행동을 용납하는가 등등 난처한 질문을 계속한다. 전날 저녁 리처드가 사라에게 질문을 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이제 이런 일은 “그만둬야 해, 계속 될 수는 없어”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자기가 양심의 가책을 받는 것은 사라의 남편 때문이 아니라 맥스 자기 자신의 아내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사라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아내 때문만 아니라 이제 곧 방학하면 기숙학교에서 돌아올 아이들 때문이기도 하다고 한다. 다시 한번 성유희를 하려고 이제는 “속삭이는 시간”이 되었다고 맥스를 유혹하려 하지만 맥스는 사라가 너무 깡말라서 이제 싫증이 났다고 말한다. 사라는 맥스가 새로운 게임을 꾸미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농담을 하는 것인가 의아할 뿐이다. 맥스는 “나는 게임 같은 건 안 해”, “나의 마지막 놀이를 끝냈어”라고 대꾸한다. 맥스는 나가고 저녁 6시가 되자 어김없이 리처드가 돌아온다. 그는 아침의 정장차림이다. 긴 회의 때문에 지쳤다고 불평을 한다. 섹스 놀이의 시간은 지나가고 점잖은 부부의 조용한 저녁시간이 되었다. 리처드는 정부가 왔었느냐고 묻는다. 그는 퇴근하는 차 속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결정에 도달했다”며 이제 아내의 “타락한 생활, 당신의 법을 어긴 정욕의 길”은 지양되어야겠다고 선언한다. 남편은 아내에게 앞으로 다른 곳에서 정부와 만나는 것은 좋지만 자기 집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동안 지켜오던 게임의 규칙을 깨는 남편을 보고 사라는 합의사항에 벗어나는 일이라고 항의한다. 리처드는 자기가 데리고 놀던 창녀는 돈 주고 떼어버렸다고 말한다. 그는 아내에게 부드럽게 “넌 간부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드럼을 들고 나온다. 이것은 엄밀히 오후 티타임에만 사용되는 소품이다. 사라는 궁여지책으로 비장의 무기를 들이댄다. 자기가 오후에 만나는 정부가 맥스 하나뿐인 줄 아느냐, 나는 언제나 다른 오후에 딴 사람들을 맞이한다고 선언한다. 딸기를 대접하고 접시꽃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게임의 규칙을 어긴 남편에 대한 보복수단이다. 그러자 냉랭하고 점잖은 부부는 오후의 뜨거운 정부관계로 변한다. 드럼을 두드리고 그것을 날카롭게 긁는다. 둘은 테이블 밑으로 들어간다. 정부로 변한 리처드에게 사라는 “티타임이 아주 늦네요.”하며 괴상한 정장 따위는 벗어버리라고 한다. 사라도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리처드는 아내에게 옷을 갈아입으라 한다. 열애 시간에 걸맞은 의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는 사라에게 “옷 갈아입어.” 사이. “이 아름다운 창녀야”라며 막이 내린다. <해롤드 핀터 전집3>, 김세영 외, 평민사, 2002년
국내공연연보
1974년 극단 실험극장 / 김영렬 연출 1976년 극단 창고극장 / 김영렬 연출 1978년 11월 12일 극단 실험극장 / 실험극장전용극장 / 심현일 연출 1980년 6월 12일~8월 10일 극단 실험극장 / 실험극장전용극장 / 김동훈 연출 1980년 극단 민중극장 / 정진수 연출 1982년 7월 8일~8월 1일 극단 실험극장 / 실험극장전용극장 / 김동훈 연출 1983년 원각사 / 한정복 연출 1985년 극단 민중극장 / 김철리 연출 1985년 4월 19일~5월 8일 제작극회 / 인천경동예술극장 / 이완호 연출 1986년 3월 극단 민중극장 / 샘터파랑새극장 / 김철리 연출 1986년 극단 민중극장 / 한정복 연출 1986년 극단 도라 / 한정복 연출 1987년 극단 76 / 기국서 연출 1987년 11월 24일 극단 는께 / 스타라인 / 유승봉 연출 1988년 극단 대중극장 1988년 극단 성 / 권재우 연출 1988년 극단 불꽃 / 권재우 연출 1990년 극단 예우 / 김길수 연출 1991년 극단 예우 / 임익래 연출 1991년 다운기획 / 김길수 연출 2005년 핀터페스티벌
예술가
김동훈(金東勳, 1939~1996) 김동훈은 1960년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수료하고 극단 실험극장 창립동인으로 참여해 대학 재학 시에 심취했던 연극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73년 실험극장 대표가 되었고, 1983년 연극협회 이사장, 1984년~87년에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약칭 예총) 부회장을 지냈다. 1984년 국제극예술협회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1989년~94년에는 단국대학교와 동국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출연했던 그는 자신의 출연료를 모두 실험극장 운영비로 내놓을 만큼 소극장 연극운동에 열정적이었으며 연극협회 이사장 재임 시에는 지방연극 발전을 위해 전국연극제를 창설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출연작으로는 가장 훌륭한 햄릿 연기라고 평가되는 <햄릿>과 <오셀로>, <피가로의 결혼> 등이 있으며, 실험극장에서 장기공연한 모노드라마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오뚜기>는 소극장 연극운동에 일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1980년과 1982년에는 해롤드 핀터의 <티타임의 정사(The Lover)>를 연출하며 연출가적 재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연극·영화연기상, 동아연기상, 한국예술문화대상·연기상, 한국비평가그룹상, 한국연극·영화·TV상, 대한민국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리뷰
(……) 이 작품은 핀터의 작품 중에서 가장 에로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말로 떠벌리는 대사뿐만 아니라 사랑의 유희를 위해 두드리는 봉고소리같이, 성적 자극을 위한 시각적 요소도 들어있다. 말과 감정은 잘 연결되어 있지만 사건은 모두 감정적인 무드를 쌓아 올리기 위한 것으로, <콜렉션>보다도 방향이 뚜렷하고 줄거리의 내용도 덜 묶여져 있어 빡빡하지 않다. 이 극이 너무 경제적으로 꾸며져 있다는 것은, 처음 이 작품이 TV로 제작되었을 때, 어느 일간지가 “왜 두 사람의 주역을 한 사람에게 시키느냐”고 한 적이 있지만, 이것이야 말로 핀터가 전에 썼던 작품 속의 얘기를 다시 한번, 그리고 더욱 강한 감정과 주제를 살리려는 욕심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작품은 항상 핀터의 ‘훌륭한 명단’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고 있는데, 이유는 아마 작품이 교훈적이기 때문일 것이나, 한 줄의 농담같아서 속에는 사실보다 많은 흥미거리가 들어있다. <콜렉션>에서처럼 처음에는 단편적인 줄거리가 진행되어 가다가 맥스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게 제자리로 들어가게 된다. 무슨 스릴러를 보는 듯이,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을 공상과 추측으로 끌고 가는 데 연극의 반이 지나가지만 결국은 그저 넓은 아량(?)을 가진 두 남녀와 그들이 생각하는 사람들 얘기로 진행되는 것이다. 거실에 앉아서 떠드는 영국인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얘기하는 내용이 어지러운 수수께끼같아서, 극적 분위기와 함께 풍자적인 요소도 무시될 수는 없다. 더구나 그에 대해 답이 조금씩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하나씩 부인해나가기 때문에, 처음과 중간과 끝이 있는 얘기에 익숙한 관객은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진짜’ 관계는 어떤 상태인가? 10년간이나 복잡한 관계를 가진 채 어떻게 가정을 유지했는가? 맥스가 얘기한 기숙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진짜 리처드의 아이들인가? 저녁에 있을 일이라는 게 그저 영원한 티타임에 지친 리처드의 상상이 아닐까? 너무 속이다가 보니 겉잡을 수 없이 된 것인가 아니면 현실과 상상을 연결하려는 노력인 것일까? 그렇다면 그 상상이 현실에 주는 영향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의 답을 찾을 길은 없고 대신 피란델로의 ‘누가 누구고 뭐가 뭔가’ 얘기처럼, 리처드는 정말 자기의 분신을 질투하는 것인가 아니면 사라가 그런가? 하는 식이다. 도대체 진실이라는 게 무엇인가 아니 진실이라는 말이 믿을 만한 단어이기는 한가? 이게 전부라고 볼 때, TV드라마로서 적합한 내용인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을 쓴 작가가 핀터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꾸 무엇인가를 더 찾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극단 는께 <티타임의 정사> 공연팸플릿
관련도서
<해롤드 핀터 전집1~8>, 해롤드 핀터 저, 이후지 외 역, 평민사, 2002
연계정보
-민중극장
-실험극장
관련사이트
실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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