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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작품/자료명
아름다운 사람
초연장소
신촌 76극장
작/연출
유진규
장르구분
마임
내용
1장 배우가 무대에 등장한다. 배우는 정지된 몸짓이고 북소리와 불빛이 그의 오감을 자극한다. 그는 벌레 한 마리를 잡고는 어떤 생각에 깊게 잠긴다. 2장 그는 해부 교본을 보며 실험 기구로 개구리를 해부한다. 책의 명칭과 개구리의 내부를 비교해 보고 실로 배를 꿰맨다. 3장 배우가 무대에서 움직인다. 신체 각 부위는 분주히 움직이는데 계속 반복되는 동작뿐이고 변화나 감정이 전혀 없다. 동작과 동작 사이에 무슨 소린가가 계속 들린다. 4장 무대에 있는 흰 판에 문제 - 개미의 의미에 대해 논하시오 라고 씌여 있다. 배우는 병에 담아온 개미를 꺼내놓고 관객들에게 답을 쓰게 한다. 배우는 관객이 적어놓은 답에 동그라미와 작대기 표시를 하고 퇴장한다. 5장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소, 대도구가 등장된다. 무대에는 초가 여러개 있고 배우는 불을 붙인다. 무대는 제단(祭壇)이 되고 일정한 음률과 박자를 통해 속(俗)에서 벗어나 비로소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그는 탈진해서 명상하고 촛불은 점차 꺼져간다.
유진규 (1952년 ~ )
현 연극배우, 마임의집 대표, 한국마임협의회 회장 1969년 세계적인 마임배우 롤프 샤레의 공연을 처음 접한 후 건국대 수의학과에 입학, 연극부에 빠지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본격적으로 연극판에 뛰어들기 위해 학교를 중퇴하고 나섰다. 전위극단 ‘에저또’에서 연극에 입문하여 마임을 배웠다. 그 후 홀로 독학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그 나름대로의 마임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1972년 <첫 야행>을 시작으로 하여 1976년 <유진규 무언극> 공연에서 비로소 그는 극본과 연출, 연기 모두를 자기가 소화해내는 독립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한국 마임의 틀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서울에서 몇몇 마임하는 친구들과 함께 열었던 제1회 ‘89년 한국 마임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지금의 춘천국제마임축제는 국내 유일의 마임축제로서 마임을 국내외에 알리는 활로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대표작품 <첫야행>(1972), <아름다운 사람>(1979), <사람>(1988), <머리카락>(1989), <허재비굿>
리뷰
이 작품은 처음에 <날지 못하는 새를 위하여>가 <아름다운 사람>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제목만이 바뀌었을 뿐 주제는 변함이 없다. 본질을 향한 추구는 모든 것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개체, 환경, 자각, 염원, 이 네 가지 요인의 집합으로 이루어진다. 이해를 위해 작품을 몇 부분으로 나누면, ‘서막’은 인간의 삶과 죽음을 객관적으로 도식화시킨 것이고, ‘어느날’은 환경을 느끼고 자각하기까지의 과정, ‘해부’는 환경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과정, ‘기계’는 환경에 의해 파괴된 상태, ‘문제’는 자각을 위한 시간이며, ‘사람’은 모든 것의 집합이 어둠을 향한 염원으로 나타난다. <아름다운 사람>은 어둠이라는 탈출구를 향한 움직임이며 어둠을 바라보며 어둠 앞에 서 있는 모습이다. ‘어둠’이란 주관적인 세계인데, 누구의 눈길도 스친 적이 없는 형체가 없는 새까만 세계를 말한다.
평론
하나, 그는 그래프 속에 빠진 태아로 보인다. 그는 그 날줄과 씨줄 안에서 힘겹게, 힘겹게 동그라미를 만들고 있다. 둘, 그는 흡사 철장 속에 갇힌 새 한 마리다. 이제 영영 나는 것을 잊어버릴까봐 한번씩 날개를 펴오는 불쌍한 새 한 마리다. 셋, 옷을 입은 그가 옷을 벗은 한 사람을 풀었다. 한 사람의 가슴엔 한 송이 꽃, 꽃 한 송이 캐내면 일생의 꿈들이 몸안에서 피는 소리. 수술복, 주사, 마취, 절단, 느닷없이 카네이션 한 송이, 심장 혹은 태엽, 접합, 실밥, 우리는 갑자기 부끄러웠다. 넷, 그는 고장난 기계처럼 보인다. 그의 몸은 그가 일평생 끌고 다녀 이제 맹종을 거부하고 삐걱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다섯, 그는 별안간 우리에게 문제를 내었다. ‘개미의 의미에 관해서 논하시오’라고. 나는 수없는 마디발 동물에 관한 종자의 도표를 저 끝가지에 매달린 개미 한 마리를 생각했다. 여섯, 이제 그가 멈추려나 보다. 끊임없는 소음과 유리창을 깨고 달려오는 사람들을 두고 그가 어둠과 만나려나 보다. 닭 한 마리 그의 손을 쪼고 있었다. (김혜순, '엉터리 기관사, 유진규') 76극장에서 선보인 유진규의 <아름다운 사람>은 연극의 현재성과 현장성문제가 새로운 방식의 시도로 극복된 무대다. 끊임없이 뒤섞이는 예정된 사건과 예정치 못한 사건으로 극장이라는 공간 속에서 관객과 배우의 갭을 허물고 혼돈이라는 일상성 안에 모두를 몰입시켜 가는 방식을 취한 작품. 이 작품은 어둠의 탈출구를 향한 인간의 움직임과 염원이 인간의 아름다운 면모를 공감케 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도 싶었다. 어둠과 빛, 소리 등으로 공간을 완벽히 감싸고 나만의 얘기가 아닌 우리들 각자 모두의 얘기를 그려주는 무대에서 관객은 탈출구를 잃고 소외감이나 격리감 등은 느낄 수도 없게 한 연출기법. 한 마리 닭이 창밖으로부터 유리창을 깨고 던져지고 동네 어린이들이 기웃거리며 노래하는 어둠 속에서 끝나는 극은 관객의 자각과 체험을 통한 산 연극의 매력이 큰 여운을 남겨주는 성공적 실험무대였다. ('현장성 극복한 새로운 시도', <신아일보>, 1979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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