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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중놀이

작품/자료명
만석중놀이
지정여부
무형문화재 미지정
구분
탈춤
흐름
만석중놀이는 매년 4월 초파일에 경기도 개성지방에서 연행되던 무언인형극으로 망석(忘釋)중놀이, 망석(亡釋)중놀이, 만석승무(曼碩僧舞)라고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유일한 수인형극(獸人形劇)이자 전통 그림자극으로 대사는 없으며, 불교음악을 반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만석중놀이가 문헌에 최초로 나타나는 것은 고려 말 이색의 시 구나행(驅儺行)에서 “누런 개 디딜방아 딛고 용은 구슬을 다투는데 모든 짐승 너울너울 요임금의 뜰 같구나” 하는 대목에서 이다. 또 조선 정모 때 유득공은 그의 <경도잡기(京都雜記)>에서 “연극은 산희(山戱)와 야희(野戱)로 나눈다. 이들은 나례도감에 예속되어 있는데 산희는 가설무대에 포장을 치고 사자, 범, 만석을 만들어 춤추게 한다. 야희는 당녀(唐女)와 소매(小梅, 소무) 의 춤이다. 만석(曼碩)은 옛 고려 중(僧)의 이름이다”라고 하였다. 이어 산희는 오늘날 인형극의 무대처럼 막대기 위에 포장을 치고 그 위에 사자와 범 그리고 만석이 놀았다고 하면서 이것이 고려의 것임을 은연중에 언급하였다. 이러한 기록을 토대로 볼 때 만석중놀이는 적어도 고려시대에 이미 발달해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 조선시대 풍습을 전하는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연등회의 놀이를 말하는 대목에서 “또 그림자등(影燈)이 있어 그 안에 기구와 틀을 베풀어 놓고 종이를 잘라 매와 범, 개, 이리, 사슴, 노루, 꿩, 토끼의 모양을 만들어 틀에 넣어 그것이 움직이는 모양들이 밖에서 그림자로 보이도록 하였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기록으로 볼 때 이 놀이가 그림자극을 겸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놀이에 대한 다른 이야기로는 황진이(黃眞伊)의 미색과 교태(嬌態)에 홀려 파계한 지족선사(知足禪師)를 조롱하기 위하여 만들어 공연하였다는 설과 지족선사가 불공 비용을 만석(萬石)이나 받아먹어 그 탐욕을 흉보기 위하여 공연하였다는 설도 있는데, 어쨌든 만석중놀이를 통해 불도(佛道)를 망쳤거나 잊은 승려를 우롱함으로써 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만석중놀이는 1920년대까지는 주로 경기도 개성을 중심으로 사찰이나 그 부근의 마을에서 사월 초파일에 승려의 주관으로 연행되었으며 특히 불교 포교의 수단으로 놀아졌다고 전한다. 그렇지만 내용을 보면 다분히 민중들의 민속연희적 성격도 지니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김재철은 1939년에 발간한 <조선연극사>에서 만석중놀이에 대해 언급하였는데, 그에 의하면 사방에 등을 달았는데 처음에는 십장생이 차례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만석은 목각인형으로서 그 중심에 선다. 오른편에 사슴과 노루가 나와서 만석중과 놀며 이어 왼쪽에 잉어와 용이 나타난 마치 여의주를 상징하듯 서 있는 등(燈)을 서로 얻으려 왔다 갔다 하며 희롱한다고 하였다. 이 꿈틀거리는 화려한 용의 그림자를 배경으로 스님이 '운심게작법'을 춘다고 하였다. 이 놀이는 1930년대를 끝으로 60여 년간 전승이 중단된 채 잊어져 있다가 1983년에 한국민속극연구소 부설 극단인 “서낭당”에 의하여 어렵사리 복원되었다. 이 복원작업은 김재철의 <조선연극사>에 수록된 내용과 꼭두각시놀음 연희자인 고 남형우, 양도일 옹, 몇몇 큰 스님들이 증언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그 후 여러 차례의 국내 발표회와 해외초청 공연 등으로 국내외에 다소 알려지기는 했으나 그 전승이 꾸준히 이어지지는 못하다가 1995년 문화패 '우리마당'에 의해 다시 공연되고 있다.
내용
이 놀이는 주로 개성지방을 중심으로 행해졌는데, 개성 사람들은 초파일이 특별히 중요하게 여겨 이 날부터 겨울옷을 벗고 봄옷으로 갈아입었으며, 일손을 놓고 특별한 음식을 풍성히 장만하여 즐겁게 지냈다. 절에서는 물론 가정집에서도 등을 달고 마을 광장의 공중에 줄을 여러 개 치고 줄에다 많은 등을 다는데, 많은 등 가운데 만석중 인형과 사슴, 노루, 용, 인어 등도 달아서 만석중놀이를 연희하였다. 만석중놀이는 대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일정한 순서와 절차도 없다. 다만 절에서는 정해진 사람이 꽹과리, 북, 장구 등의 타악기 반주에 맞추어 연출을 함으로써 불공을 드리러 온 사람들의 흥을 돋궈준다. 일반 가정에서는 고정된 연출자가 없이 마을 주민이면 누구나 심심풀이로 여러 가지 인형을 조종하며 즐긴다. 인형의 종류로는 만석중, 노루, 사슴, 잉어, 용 등이 있는데, 얼굴은 바가지로 만들고 나머지 팔, 다리, 몸뚱이는 나무를 이용하였다. 만석중인형의 크기는 3, 4세 아이만한 크기로 가슴에 구멍을 두 군데 뚫어, 좌우 양손과 양다리 끝에 각각 실을 연결해서 움직이게 하였다. 인형 뒤에서 가슴에 난 구멍을 통해 줄을 잡아당기면 양쪽 손은 가슴을, 양쪽 다리는 머리를 치게 된다. 만석중인형은 옷을 입히지 않고 몸에 색칠도 하지 않고, 놀음판의 중앙에 고정시켜 움직이지 않게 한다. 노루와 사슴은 두꺼운 종이를 오려서 갈색칠을 하고, 사슴의 가슴에는 흰 점을 찍어놓는다. 노루와 사슴 사이의 거리를 상당히 떼어 놓고 줄을 당겼다 놓았다 하여 서로 붙었다 떨어졌다 하며 싸우는 모습을 연출한다. 오른쪽에 용과 잉어 사이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그 사이에 등 하나를 매어 달아 줄을 잡아당겼다 놓았다 함에 따라 등은 용 쪽으로 갔다 인어 쪽으로 갔다 하게끔 해놓는다. 이때 등은 여의주(如意珠)라고 하는데, 용과 잉어는 서로 여의주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만석중놀이의 줄거리
제1과장 : 범종소리와 함께 그림자 막에 빛이 들어오면, 탑을 중심으로 기나긴 연등행렬이 이어지며 관객과 함께 삶에 대하여 교감을 갖는다. 제2과장 : 오래도록 산다는 십장생들이 등장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다시금 저 멀리 사라져감을 보여줌으로써 삶의 유한함을 표현하고 있다. 제3과장 : 천년토록 산다는 잉어와 용도 더 오래 살고 싶어 여의주를 놓고 다투지만, 결국 어항 속의 물고기 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운심게작법' 춤과 함께 보여준다. 제4과장 : 함께 자리한 모두의 소원을 담아 연등행렬이 탑을 중심으로 탑돌이 하는 장면이 이어지나 우리의 삶의 무상함은 그지 없음을 나타낸다.
연계정보
· 재구성 <한국예술사전(연극/무용/영화 편)>, 대한민국예술원, 1985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편찬부 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4
관련도서
<한국예술사전(연극/무용/영화 편)>, 대한민국예술원, 1985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편찬부 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4
용어해설
동국세시기 : 조선 순조(純祖) 때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지은 세시풍속서로 1849년(조선 헌종 15)에 발행되었다. 우리나라 고유의 연중행사와 풍습을 설명한 책으로 1년 12개월의 기사를 항목으로 나누어 해설하였다. 날짜가 분명하지 않은 것은 월내(月內)라 하여 그 달의 끝에 싣고, 윤달[閏月]에 관한 것도 서술하였다. 우리의 민속을 적은 책 중에 가장 소상하며, 이미 사라진 민속까지 광범위하게 다루었다. 많은 문헌에서 고증하여 시원과 그 유래까지 밝혀 놓았다. 지족선사와 황진이 : 지족선사는 30년 동안 면벽참선(面壁參禪)을 하였으며 생불로 이름이 높았던 선승으로 평소 그를 흠모하던 황진이가 그 인물 됨됨이를 시험하고자 제자로서 수도하기를 청하였으나 여자는 원래 가까이 할 필요가 없다고 하며 처음부터 절대 거절을 하였다. 이에 황진이가 며칠 있다가 다시 소복으로 단장하고 청춘과부의 모습을 하여 지족선사를 찾아가서 바로 그 옆방에다 침소를 정하고 자기의 죽은 남편을 위하여 백일간 불공을 한다고 가칭하며 밤마다 불전에 가서 불공을 하였다. 이 때 직접 지은 축원문(祝願文)을 청아한 목소리로 처량하게 읽었는데, 그 소리에 반하지 않을 자가 없었다. 이와 같이 며칠을 계속하여 불공축원을 하자 지족선사가 처음에는 무심하게 들었으나 하루 이틀 들을수록 자연히 마음에 감동이 생겨서 결국 사바의 욕화가 일어나 불과 며칠 만에 황진이와 서로 말을 붙이게 되니 황진이가 능란한 교제술과 수완으로 결국 파계(破戒)시켰다고 전한다. 지금 세상에서 쓰는 말 중에 ‘망석중 놀리듯 한다’는 말이나 ‘십년공부 아미타불’이라는 말은 그 사실을 일러서 하는 말이다.
관련사이트
한국민속예술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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