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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가(龜旨歌)

작품명
구지가(龜旨歌)
저자
작자미상
장르
고대가요
작품소개
<구지가(龜旨歌)>는 제의적인 집단요로 현전하는 최고(最古)의 작품으로, <영신군가(迎神君歌)>·<구하가(龜何歌)> 또는 <구지봉영신가(龜旨峰迎神歌)>라고도 불린다. 가락국(駕洛國) 시조인 수로왕(首露王)의 강림신화(降臨神話)와 함께 4구체(四句體) 한역가(漢譯歌) 형태로 <삼국유사(三國遺事)> 권2 기이제이(紀異第二) 가락국기(駕洛國記)조에 전한다.
원문
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현대어풀이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만약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어휘풀이
- 거북 : 신령스러운 존재로서 주술의 대상, 신군(神君) - 머리 : 우두머리, 군주(君主), 수로(首露), 새로운 생명의 상징, 구지봉(龜旨峰)
배경설화
서기 42년(후한 건무 18) 3월 계욕일(擧浴日: 액을 없애기 위해 물가에서 목욕하고 술을 마시는 날)에 북쪽 구지봉(龜旨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그래서 무리 이삼백 명이 그곳에 모이니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렸다. “여기에 사람이 있는가?” 구간(九干)들이 “우리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라고 물어, “구지봉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하늘이 나에게 이곳에 내려와 새로운 나라를 세워 임금이 되라고 명하셨으니, 너희들은 구지봉의 흙을 파내면서,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놓아라. 만약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라고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을 맞이하여 기뻐 춤추게 될 것이다.”고 하였다. 이에 구간들이 그 말과 같이 하면서 모두 기쁘게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얼마 후 하늘에서 황금알 여섯 개가 내려와 각각 사람으로 변했다. 그 달 보름에 즉위하였는데 세상에 처음으로 나타났다고 하여 이름을 수로(首露), 혹은 수릉(首陵)이라 하였다. 나라를 대가락(大駕洛) 또는 가야국(伽倻國)이라 부르니, 바로 6가야(伽倻) 중 하나이다. 나머지 다섯 사람도 각각 다섯 가야의 임금이 되었다. 삼국유사(三國遺事), 권2 기이제이(紀異第二) 가락국기(駕洛國記)
해설
<구지가>는 처음에는 임금이 나타나길 바라는 축도가였으나, 점차 제의에서 의식가가 되었고, 다시 주가(呪歌)로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지가>에서 거북이 머리를 내민다[首露]는 것은, 토템의 출현과 수로의 탄강(誕降)이 상응하여 거북 토템이 머리를 내밀듯 상서로운 수로왕의 탄생이 있으리라는 뜻으로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무속적·주술적 신요(神謠)의 성격을 지닌다 하겠다. 거북으로 하여금 머리를 내밀라고 명령하고 위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구지가>는 주술적 기능을 가진 노래인 것이다. ‘머리’는 ‘생명’을 뜻하므로, 머리를 내어놓는 것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으로 볼 수 있고, 그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수로왕이 탄생하는 것과 일치한다. 여기에서 머리를 생명의 의미로 본 고대인의 소박한 상징 방법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고대인들은 말(언어)에 힘이 있다고 생각했고, 유추를 통해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또한, 구간과 수백 명의 군중이 불렀다는 점에서, 주술은 그 효력을 한 개인의 능력에 의지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집단으로 행하는 데 의존하는 ‘집단적 주술’이다. <구지가>의 해석에는 많은 견해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데, 첫째 잡귀를 쫓는 주문이라는 견해, 둘째 영신제(迎神祭)의 절차 중 중심이 되는 희생의식의 무용에서 불린 주가(呪歌)라는 견해, 셋째 거북의 머리와 목은 남성의 성기(性器)를, 구워먹겠다(燔灼而喫也)는 여성의 성기를 은유(隱喩)한 것으로 보고 원시인들의 강렬한 성욕을 표현한 노래로 보는 견해, 그리고 가락국의 우두머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불린 귀복가(龜卜歌)라는 견해 등이 있다. 아직 정설이 확립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성격이 복합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지가>의 가사에서 연구대상이 되는 어사(語辭)는 ‘거북[龜]’과 ‘머리[首]’, ‘구워먹겠다(燔灼而喫也)’ 등이 있다. 이들 어사에 대해서는 은유 내지 상징적인 것으로 보는데, ‘거북’의 경우 ‘검[神]’ 또는 토템으로서의 거북으로 풀이하기도 하고, 머리는 수로(首露)·우두머리·남근(男根)·구지봉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구워먹겠다’의 풀이는 첫째, 토템사회에서 그네들의 토템인 거북을 죽여 향연을 갖는 제의의 가요적 투사(投射), 둘째 남성 성기의 불합리한 욕망의 대두에 대한 보다 강한 거세(去勢) 욕구의 표현으로서 청정의식(淸淨儀式)의 상징, 셋째 우두머리 선정의 점괘인 거북의 조짐을 얻기 위해 계속 구워먹겠다는 위압적 구절, 그리고 ‘번작(燔灼)’이 나타내는 이미지는 원시인들의 격렬한 욕정이 깃들인 여성성기의 은유 등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이 노래의 가사의 뜻과 표현형식이 비슷한 것으로 신라 성덕왕 때 해룡에게 끌려간 수로부인(水路夫人)을 구출하기 위해 부른 <해가(海歌)>라는 노래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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