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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의 국문학 문헌

고려조 광종 때 실시된 과거제는 유교 경전의 이해와 더불어 시문 창작능력을 중시함으로써 한문학의 발달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 시기의 대표적 문인인 최승로·최충·박인량 등은 훌륭한 문장과 시를 지어 나라 안팎으로 이름을 떨쳤다. 김부식은 유학의 경전을 모범으로 삼는 고문을 이룩하고자 했고, 김황원·정지상은 절실하고 아름다운 표현을 중시하는 문학을 이룩하고자 하여 서로 대립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저술이 이루어졌는데, 문종 때 금관(金官)지방의 수령노릇을 하던 어느 문인이 옛 금관가야의 중심지인 금관, 즉 김해지방에 전하는 가야의 전설·사적·민속을 모아 <가락국기(駕洛國記)>를 편찬했다. 또 신라 때부터 있었던 책을 박인량이 개작했으리라고 보이는 <수이전(殊異傳)>에는 <수삽석남(首揷石枏)>을 비롯한 신기한 설화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는 역사보다도 설화가 중시되는 풍조를 시정하고 유학에 입각한 통치이념을 확립하고자 한 정통적인 역사서이지만, <삼국사기> 역시 설화자료로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열전> 부문에는 우수한 표현을 보인 설화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무신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김극기와 죽림고회(竹林高會)라는 모임을 만들었던 오세재·이인로·이규보 등이 주축이 된 한문학은 대단히 융성했다. 특히 이 시기에 비평문학이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은 특기할 만하다. 이인로는 <파한집(破閑集)>을 편찬하여 위기에 몰린 문학을 옹호하고 빈부와 귀천으로 우열을 정할 수 없는 것은 오직 아름답게 아로새긴 문장뿐이라고 주장했다. 이규보는 <백운소설(白雲小說)>이라는 시화집을 통해 문학은 수식보다는 내용이 우선이며 무엇보다도 독창성이 중요하다고 반론을 제기하는 등 문학의 이론과 작품의 창작을 잇는 논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최자의 <보한집(補閑集)>, 최해의 <동인지문(東人之文)>, 이제현의 <역옹패설> 등이 이 시대에 활동한 신흥사대부들의 문학관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선종이 중심이 된 불교문학은 지눌을 위시하여 혜심·충지·경한·보우·혜근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문학의 영역을 확대했다. 또한 이규보의 <동명왕편(東明王篇)>은 고구려 건국서사시를 재현함으로써 민족적 긍지를 드높였다. 각훈의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 일연의 <삼국유사> 등은 <삼국사기>의 규범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민족사를 주체적으로 재인식하려는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승휴의 <제왕운기(帝王韻記)>는 민족사의 전개를 중국의 경우와 대비하여 노래한 또 하나의 서사시이다. 사람의 일생을 다루는 전(傳)이 한문학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도 이 시기의 일이다. 이색은 불운한 일생을 보내 세상에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문제가 되는 인물을 다루는 전을 지었고, 이규보와 최해는 자신을 다른 인물에다 가탁하여 칭송하는 탁전(托傳)을 지었다. 또 사물을 의인화한 가전(假傳)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전이 나와 각각 돈·술·대나무·종이 등을 의인화하며 세상 형편을 흥미롭게 서술했다. <고려사> 악지에 소개되고 <악장가사>에 노랫말이 전하는 속악가사(俗樂歌詞)는 고려 후기에 궁중에서 노래로 불렸던 또 하나의 문학 장르이다. 이제현과 민사평이 각기 편찬한 <소악부(小樂府)>는 이들 노래와 유사한 내용의 노래들을 한시의 형태로 채록하고 있어, 이 시기 가요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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