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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과 후기 모더니즘 건축의 시대

세련된 식견이 부족한 사람들이 주도한 전쟁은 국토를 완전히 초토화한다. 이념 전쟁은 계급간 갈등으로 해서 피해를 더하고 참전국들이 2차 대전에 개발한 무기와 새롭게 강화한 무기를 다량으로 소모하는 통에 남북간 피해는 월등하였고, 전쟁에 참화를 입지 않아도 좋을 심심유곡의 종교 건물까지도 큰 피해를 당하였다. 휴전이 성립되자 전후 복구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북쪽에서 대거 피난 온 난민 수용까지를 고려하여야 되었다. 좁은 지역에 몰린 피난민은 기존 건물에 거처 마련이 어려워 조그만 터전이 있으면 차지하고 원초적인 토막집, 폐기물을 활용해 자기가 짓는 ‘하꼬방’을 창출하였다. 움집에서 벗어난 이래 이렇게 엄청난 수의 원초형 건물이 지어지기는 처음이라고 할 정도의 거접(居接)할 장소가 태어났으므로 그들에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은 대단한 부담이었다. 전쟁으로 해서 건축 경제는 최악의 상태여서 그들이 자급으로 집을 짓고 싶어도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외국 원조가 들어오자 경제뿐만 아니라 단시일에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는 건축 자재와 기술 식견의 원조가 급선무임을 깨닫게 된다. 한편 미국이 주동된 복구 사업에 많은 인원이 취업한다. 취업인들은 통역을 통하여 건축 의도를 납득하였다. 이 일로 해서 영어할 줄 아는 이들의 기술계 진출이 활발하고, 그들이 더러 미국인 고문 대신에 건축 기술을 지도하였다. 역시 과도기적인 현상이나 이 점이 후일 건축 주변의 지식인층이 대두되는 추세로 발전한다. 국민 주택 단지가 대규모로 조성된다. 경비 절감, 다량으로 단시일에 보급될 군대용 간이 막사 건축법이 활용된다. 지붕도 가장 간단한 구조인 평천장, 평지붕이다. 강우량이 많은 풍토에 적합하지 않은 이런 구조의 채택은 양옥이 이 풍토에 순화되기 어려운 유형임을 제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 점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하며 그것을 용납한 정치 세력과 건축 행정 입안자와 서구식 식견으로 훈련된 건축인들은 건축 선진국을 맹신하면서 일사불란하게 전국적으로 그런 양옥을 짓는 데 서슴지 않았고 전후 복구란 명제가 그런 행동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톡톡히 하였다. 시대에 따라 조성된 사고 방식이 이 시기 건축 의도를 대변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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