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사이트맵

문화융성카드

어르신 문화나눔 봉사단

admin
사진

 

“좋아하는 음악을 했을 뿐인데 봉사하는 보람도 느끼게 됐어요.” 음악을 통해 늙지 않는 인생을 살고 있는 한마음 실버밴드 단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음악을 했을 뿐인데 봉사하는 보람도 느끼게 됐어요.” 음악을 통해 늙지 않는 인생을 살고 있는 한마음 실버밴드 단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지난 9월 마지막 토요일, 경기도 의정부문화원 강당.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기타 메고 드럼 치고 키보드를 누르며 트로트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를 열창한다. ‘쿵작쿵작’ 리듬 소리가 분위기를 돋우는 가운데 여성보컬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강당 구석구석 울려 퍼진다. 보컬이 자연스럽게 몸을 흔들자 더 신이 난 밴드는 ‘무조건’ ‘황진이’로 레퍼토리를 이어간다. 일주일 뒤인 10월 초 의정부 회룡문화제를 앞두고 공연곡을 최종 점검하는 시간이다.

 

 

꿈을 이뤘어요


“올해 내 나이가 일흔여덟이에요. 내가 처녀 때부터 장단을 어찌나 좋아했던지, 부뚜막에서 밥을 하다가도 솥을 두드렸다니까. 그렇게 좋아하던 걸 원 없이 하는데 신이 안 나겠어요? 신이 나니 늙을 새도 없어요.” 드럼을 치는 여성 단원 서효석 씨는 2007년 한마음 실버밴드가 창단할 때부터 이곳을 지킨 베테랑 단원이다. 희끗희끗한 흰 머리를 날리며 기타를 치는 이정건(76) 씨 역시 실버밴드를 통해 못다 이룬 음악의 꿈을 이뤘다. “학창시절부터 기타가 치고 싶었지만, 배울 형편이 안됐죠. 인터넷 동영상 강의로 더듬더듬 배우기 시작해 설운도의 ‘원점’으로 오디션을 보고 입단했어요. 일주일 내내 연습시간만 기다립니다.” 놀라운 건 이정건 씨를 제외한 모든 단원들이 음악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고, 이곳에서 처음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피아노학원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 키보드 연주자, 기타 한번 잡아본 적 없는 베이스기타 연주자가 수년을 노력한 끝에 무대까지 서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음악인 출신 강사 한정호(42) 씨의 노력이 컸다. “사실 연주 실력은 직장인 밴드나 동호인 밴드에는 못미치지만,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우면서 기뻐하는 어르신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노래를 토해내는 열정만큼은 젊은 밴드, 프로가수 못지않다.(왼쪽) / 단원 대부분은 한마음 실버밴드에서 처음으로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오른쪽)

 

노래를 토해내는 열정만큼은 젊은 밴드, 프로가수 못지않다.(왼쪽). 단원 대부분은 한마음 실버밴드에서 처음으로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오른쪽)

 

 

음악의 기쁨에서 봉사 보람으로


무대에 설 정도로 성장했다는 뿌듯함도 크지만, 한마음 실버밴드 단원들이 얻은 진정한 기쁨은 음악을 통해서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기타나 잘 치려고 들어왔는데, 양로원·장애인 복지회관 등에 공연을 다니면서 그분들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모습을 봤어요. 아, 내가 좋아하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 내가 이런 분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롭게 눈을 떴죠.” 이정건 씨는 음악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실버센터에서 다른 어르신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강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다른 단원들 역시 한목소리로 “양로원 같은 곳에 공연을 가보면 무대 위의 우리나 객석의 그분들이나 비슷한 나이이고, 우리도 평범한 노인일 뿐인데, 우리가 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그리고 사실 아무나 무대에 서지는 않잖아요. 유명하진 않지만 연예인이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라며 행복해한다. 어르신들의 연습과 공연이 수월하지는 않다. 일단 어르신들은 복잡한 리듬을 배우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한 리듬으로 편곡을 해야 한다. 음악적인 어려움만이 아니다. 무대에서 연습을 마친 뒤 가벼운 마음으로 뛰어내리다 다리뼈에 금이 가 활동을 접어야 했던 사연, 수년간 음악에 열정을 불태우다가 녹내장 질환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그만두어야 했던 사연 등이 끝없이 쏟아진다. 그런 어려움을 딛고 한마음 실버밴드는 올해 전문예술단을 대상으로 하는 경기도 의정부시의 ‘찾아가는 문화예술활동’ 사업 공모에 선정되는 등 동호회 수준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명하진 않아도 연예인이 된 기분’. 문화를 즐기면서 세대 간, 지역 간 소통 확산의 역할을 하고 있는 문화 나봉눔사단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유명하진 않아도 연예인이 된 기분’. 문화를 즐기면서 세대간, 지역간 소통 확산의 역할을 하고 있는 문화 나봉눔사단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문화수요자가 문화제공자로

‘2014 어르신 문화나눔 봉사단’의 핵심효과는 바로 이런 것이다. 공연을 보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수동적 문화 향유에 그쳤던 노년층의 문화활동을 능동적·적극적인, 참여하는 문화활동으로 바꿔 노년기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연간 수십 차례에 이르는 공연 봉사 속에서 어르신들은 자연스럽게 지역문화 커뮤니티의 핵심 자원으로 활동한다. 생활 속 문화 확산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문화를 매개로 세대 간, 지역 간 소통이 확산하는 효과도 있다. 좋아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나이가 들어서도 본인이 지역사회에 재능을 기부한다는 유용감, 자존감을 느낄 수 있으니 그들의 하루하루는 고령화시대 어르신들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클로즈 업 이야기 할머니의 아르다운 삶 정선주씨(강원 평창, 이야기 할머니) 저는 올해 3월부터 이야기 할머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인근 유치원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제 일입니다.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도 너무 즐겁고, 저를 꼭 필요로 하는 곳이 생겼다는 게 참 기쁩니다. 제게 이야기 할머니는 앞으로 노후 생활을 뜻깊게 보낼 수 있는 든든한 보험입니다.

 

2014년 10월 3일 오후 화창한 날에 펼쳐진 의정부 회룡문화제. 한마음 실버밴드는 멋들어진 의상을 차려 입고 무대에 올랐다. 드럼을 치는 서효석 씨의 어깨가 한층 더 신나게 들썩인다. 실력은 좀 부족할지 몰라도 객석을 대하는 단원들의 무대 매너는 프로팀 못지않다. 공들여 연습한 노래가 울려 퍼지자 객석의 어르신들도 박수와 함께 자연스럽게 어깨춤을 춘다.

 

무얼 해도 딱 좋은 나이인걸

“아~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 걸~”이라는 노랫말처럼 이들의 모습에서 사랑뿐만 아니라 어떤 예술활동, 봉사활동도 하기 딱 좋은 나이인 걸 실감할 수 있다. 늙지 않는 노년, 문화예술을 즐기고 창조하는 노년의 모습이 아름답다.~

탑으로 이동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

이벤트에 참여하시려면 로그인하셔야 합니다.
이동하시겠습니까?

이벤트 페이지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