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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시대를 황소처럼 관통한 이중섭…그의 백년 신화를 엿보다

문화포털 기자단 2016-06-27
격동의 시대를 황소처럼 관통한 이중섭…그의 백년 신화를 엿보다


개관 이래 한국 현대 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 온 국립현대 미술관은 1998년 덕수궁 관을 개관하며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제공해왔습니다. 이중섭 화가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덕수궁 관에서 특별 전시회가 지난 6월 3일부터 열렸는데요. 이중섭 전시회 외에도 다양한 전시를 열어온 덕수궁 관에 대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중섭 전시회 홍보 간행물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이중섭 전시회 홍보 간행물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이중섭(1916~56)은 1916년 평안남도 평원군의 부유한 집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오산 고등 보통학교에 들어가 당시 미술 교사였던 임용련의 지도를 받으면서 화가로서의 꿈을 키우고 화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6.25 전쟁으로 자유를 찾아 제주도를 거쳐 부산에 도착했으며 그 무렵 부인과 아들은 동경으로 떠났고 이중섭은 홀로 남아 전쟁 직후에는 통영, 서울, 대구 등지를 전전했다고 합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며 가족과의 재회를 염원하다 1956년 4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중섭 화가의 생전 모습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이중섭 화가의 생전 모습 ⓒ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


어지러운 한국의 근대사 속에서 이중섭은 끈질기게 ‘예술가’로서의 삶을 고집했다고 하는데요, 그가 추구하였던 작품의 소재는 주로 ‘소, 닭, 어린이, 가족’이었습니다. 

민족의 얼을 상징하는  ‘소’를 거침없이 그려냈고, 가족과의 행복한 시절을 떠올리는 동화적이며 향토적인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전쟁 후에는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그림에 녹여 내 역동적인 황소그림과 수많은 은지화(담뱃갑 속의 은지에 송곳으로 눌러 그린 일종의 선각화)를 그려냈습니다. 이중섭은 생전에 예술을 거의 종교처럼 의지하면서, 역경 속에서도 희망과 순수를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을 솔직하게 그림 속에 드러내며 ‘민족의 화가’가 되기를 소망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간 것은 그와 그의 작품이 현재까지 추앙받는 이유일 것입니다. 


덕수궁관 전시실 내부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덕수궁관 전시실 전면 ⓒ 문화포털 기자단 박예슬


전시의 구성은 이중섭이 거쳐 갔던 ‘시공간’을 따라 전개됩니다. 일본에서 화가로 활동했을 때의 작품과 부산과 제주도 등지의 피난시기에 탄생한 작품이 첫 전시실에 전시되고 전쟁 직후 최고 절정기 작품이 탄생한 통영 시대가 두 번 째 전시실에 전시됩니다. 그리고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린 작품과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를 세 번 째 전시실에서 볼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경제적 궁핍과 정신적 혼란 속에서 탄생시킨 작품들이 네 번 째 전시실에 전시 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시실 약도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시실 약도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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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전시장별 전시 소개  ⓒ 문화포털 기자단 박예슬


4개의 전시장의 작품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관람하다 보면, 이중섭의 신념이 담긴 예술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중섭은 서양화의 동양화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서양화의 기초인 데생 및 유화 실력을 키워 한국 고유의 미의식을 작품을 창조했습니다. 그의 진정성이 담긴 작품을 관람하며 시대적 변화를 엿보고 순수함과 열정을 느껴볼 수 있길 바랍니다.


이중섭이 아내에게 쓴 편지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이중섭이 아내에게 쓴 편지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당신이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이 아고리(이중섭의 일본식 별명)는 

머리가 점점 더 맑아지고 눈은 더욱더 밝아져서, 

너무도 자신감이 넘치고 또 흘러 넘쳐 번득이는 머리와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리고 또 그리고 표현하고 또 표현하고 있어요. 

끝없이 훌륭하고...... 끝없이 다정하고...... 나만의 아름답고 상냥한 천사여......

더욱더 힘을 내서 더욱더 건강하게 지내줘요. 화공 이중섭은 반드시 가장 사랑하는 현처 남덕씨를 

행복한 천사로 하여 드높고 아름답고 끝없이 넓게 이 세상에 돋을 새김해 보이겠어요. 자신만만 자신만만 나는 우리 가족과 선량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진실로 새로운 표현을, 위대한 표현을 계속할 것이라오. 내 사랑하는 아내 남덕 천사 만세 만세 “


1954년 11월경 일본에 있는 아내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서울 누상동에서 작업을 하며, 1955년 1월에 있을 개인전 준비에 한창일 때 쓴 것입니다. 실제로 이 시기 제작된 작품은 편지의 내용대로 ‘자신만만’합니다. 자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들이 이 때 제작되었습니다.


이중섭이 두 아들에게 쓴 편지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이중섭이 두 아들에게 쓴 편지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1954년경 이중섭이 두 아들에게 각각 보낸 편지입니다. 이중섭은 아이들이 서로 싸우지 않도록 각자에게 하나씩 편지를 써주었고, 또 비슷한 그림도 2개를 그려 보내주곤 했습니다. 특히 ‘자전거를 사주겠다’는 약속은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에 수도 없이 재등장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편지 이후 1956년 임종할 때까지 이중섭은 일본에 가지 못했고, 자전거를 사주겠다는 약속도 끝내 지키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중섭의 남다른 가족 사랑을 보여주는 것은 200여 통에 달하는 편지입니다. 올망졸망 귀여운 그림 섞어 보낸 편지에선 '아빠 이중섭'의 다정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합니다. 편지지 테두리를 '뽀뽀(ポポ)'라는 깨알 같은 글씨로 휘감아 애틋한 사랑을 전하고, 의지가 약해질 때면 아내를 향해 굳은 다짐을 내뱉기도 합니다.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편지들을 통해 이중섭 화가가 한층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중섭 화가의 <황소>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이중섭 화가의 <황소>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역동적이고 힘찬 황소를 그려내 한국민족의 얼과 강한 민족성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이 작품을 보니 강렬한 소의 울음소리와 그 힘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자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 <바닷가의 아이들>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자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 <바닷가의 아이들>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이중섭의 대표작은 '소'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평생 그림의 주제이자 동력으로 삼은 건 '가족'이였다고 합니다. 1945년 결혼해 1952년에 가족과 생이별하기까지 이중섭이 가족과 살 맞대고 산 시간은 고작 7년이였지만, 그 7년의 짧은 시간 동안의 행복은 무엇보다 강력한 예술의 연료로 작용했습니다. 가족이 떠나고 1956년 세상을 뜨기까지 4년간 가족 향한 처절한 그리움을 담아 명작을 창조했다고 합니다. 그 사연을 알고 작품을 보니 왠지 가슴 한 켠이 뜨거워집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이중섭 화가의 전시뿐만 아니라 이중섭의 삶과 예술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 연계 교육이 열린다고 합니다. 한국 근·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연계교육은 6.25.(토) / 7.23.(토) / 8.27.(토)에 덕수궁관 시청각 실에서 진행됩니다. 참여신청은 홈페이지, 전화예약 및 현장접수를 통해 선착순으로 받으니 서둘러서 예약하시길 바랍니다.

* 전화문의 02)2022-0646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다양한 미술문화 상품 및 아트북으로 판매하는 아트 숍도 운영 중이라고 하니 꼭 들리시길 바랍니다. 아트 숍은 2층 로비에 있고 이용시간은  화, 목, 금, 일 : 10:00~19:00 / 수, 토 : 10:00~21:00입니다.

* 전화문의  02)318-0545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관 내 안내표 ⓒ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관 내 안내표 ⓒ 문화포털 기자단 박예슬


* 백년의 신화: 한국근대미술 거장전 이중섭 안내

- 전시기간 : 2016. 6. 3(금) ~ 2016. 10. 03(월)

- 관람시간 : 화, 목, 금, 일 오전 10시 ~ 오후 7시

                   수, 토 오전 10시~ 오후 9시 / 매주 월요일 휴무 /입장마감은 종료 한 시간 전

- 관람요금 : 성인: 7,000원 / 유치원, 초, 중, 고생: 4,000원 (덕수궁 입장료 포함)

찾아오시는 길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99 덕수궁미술관(덕수궁내) 우)100-120

- 문의 : Tel. 02-522-3342

- 주변 지하철 : 1호선 시청역 / 2호선 시청, 을지로역 / 5호선 서대문, 광화문역

- 주변 버스 : 간선 103 I 150 I 172 I 401 I 402 I 406 I 472

                  지선 1711 I 7016 I 7019

- 주차안내 : 덕수궁 내에는 주차장이 없으므로 인근 프라자호텔, 코리아나호텔, 한성주차장, 경향신문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등 유료주차장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미술관은 덕수궁 안에 위치해 있으니 덕수궁 정문(대한문)을 통과하여 들어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