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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서재, 120년만의 노크 ‘경복궁 집옥재’

문화포털 기자단 2016-05-18
고종의 서재, 120년만의 노크 ‘경복궁 집옥재’


120년 전 고종황제가 썼던 서재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고요? 어느새 초록빛으로 물든 5월의 경복궁, 선선한 바람과 따듯한 햇살이 가득한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빠져듭니다. 경복궁의 북쪽에 있는 집옥재는 1891년 건립되어 고종의 서재이자 외국사신의 접견장소로 쓰이던 공간입니다. 1881년, 창덕궁에 별당으로 세워졌다가 1891년 현 위치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그런 집옥재가 지난달 4월 28일, ‘작은 도서관’으로 개방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옥재 내부의 전시공간 ⓒ 문화포털기자단 이영민

집옥재 내부의 전시공간 ⓒ 문화포털기자단 이영민


집옥재의 구조는 서쪽으로는 팔우정, 동쪽으론 협길당이 복도로 이어져 있습니다. 집옥재는 경복궁 내 다른 전각과는 달리 중국풍의 건축 양식을 띄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내 구조를 보아 당시에 협길당은 침전의 기능을 했고, 팔우정은 책을 보관한 서고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집옥재의 계단을 올라 신발을 벗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고종황제의 어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초상 앞에는 현종 때 장원급제한 박세당의 과거시험 답안지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비롯하여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내는 고종의 국서, 고종황제 서재의 도서목록, 정조의 물음에 대한 정약용의 답안지 등 집옥재와 관련된 조선시대 문서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집옥재 내부 서재와 열람공간을 사용하는 시민들 ⓒ 문화포털기자단 이영민

집옥재 내부 서재와 열람공간을 사용하는 시민들 ⓒ 문화포털기자단 이영민


집옥재의 ‘집옥’은 옥같이 귀한 보배를 모은다는 의미로, 고종은 그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 약 4만권이 넘는 서책을 모았다고 합니다. 서책 목록중 1,400여 권이 개화 서적이었던 것으로 보아, 집옥재의 서적들이 고종의 개화정책에 밑거름이 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는 작은 도서관이라는 이름에 맞게, 집옥재의 전시공간을 둘러싸고 ‘ㄷ‘자 형태로 서가와 열람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집옥재의 서가에는 조선시대 관련 책 1,000여 권과 왕실자료의 영인본 350여 권,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우리 문학 번역본(영어, 중국어, 일본어)230여권 등 약 2,000여 권의 책이 비치되어 있어 집옥재를 찾는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습니다. 가족 단위로도 많이 찾아오고,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팔우정의 창가에 앉아 ⓒ 문화포털기자단 이영민

팔우정의 창가에 앉아 ⓒ 문화포털기자단 이영민


열람실을 벗어나 복도를 따라가면, 팔각 정자 건물인 팔우정에 들어서게 되는데, 팔우정은 궁중다과를 즐기며 담소도 나누고, 책도 볼 수 있는 북카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팔우정의 창가에서 가배다(조선시대에 커피를 부르던말)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보고 있으면 시원하게 트인 풍경 속,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마음까지 싱그러워지는 기분입니다. 여러 관람객들이 쉬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집옥재의 열람공간을 이용하는 가족 ⓒ 문화포털기자단 이영민

집옥재의 열람공간을 이용하는 가족 ⓒ 문화포털기자단 이영민


작은 공간이지만 생각보다 여러 종류의 책이 잘 구비되어있었고, 열람대도 책을 읽기에 편해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온 관람객도 있었고, 혼자 책을 읽는 분도 계셨습니다. 한국 문화라고 하면 K-pop과 같은 대중문화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인데, 집옥재가 한국의 오래된 전통과 인문학을 널리 알리는 훌륭한 문화관광명소로 가꿔지길 기대합니다.


역사적 공간에서 독서라니,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생각만 해도 설레는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담과 소나무가 보이는 고즈넉한 경복궁 안에서의 독서. 날씨 좋은 날, 한번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 경복궁 집옥재 이용정보

- 개관일 : 2016년 4월 27일(수)부터 / 관람시간(경복궁 관람시간) / 매주 화요일은 휴궁일

    1월 ~   2월 : 09:00~17:00(입장마감 16:00)

    3월 ~   5월 : 09:00~18:00(입장마감 17:00)

    6월 ~   8월 : 09:00~18:30(입장마감 17:30)

    9월 ~ 10월 : 09:00~18:00(입장마감 17:00)

  11월 ~ 12월 : 09:00~17:00(입장마감 16:00)

- 대중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출구 도보 5분 

- 경복궁 관람요금 : 내국인 – 대인(만25세~만64세) 3,000원 / 대인단체(10인이상) 2,400원

   (외국인 관람요금, 무료 관람 정보는 경복궁 홈페이지에 자세히 안내되어 있습니다.)

- 홈페이지 : http://www.royalpalace.go.kr


* 집옥재 이용 Tip

- 만24세 이하 청소년(신분증 지참)과 한복을 착용한 관람객은 경복궁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 입장 관람료 : 3,000원(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


- 팔우정 북카페에서 해가 잘 드는 평일 오전 11시쯤 창가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면 더욱 행복한 티타임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 가배(커피), 생강차, 녹차를 판매하며 가격은 5,000원으로 같으며 생수도 1,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 집옥재는 경복궁 개관시간대에 이용가능하며, 열람만 가능하고 대여는 불가합니다. 관람인원이 50명 이상이 되면 시설훼손과 사고등 위험이 있어 입구에서 입장을 제한하며 천천히 입장 가능합니다.(주말 오후 방문시 관람객이 많아 실내가 혼잡하므로 관람객이 적은 시간대인 평일 오전에 방문하시면 더욱 여유로운 이용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