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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③] 너의 이름으로 지은 꿈 섬

문화포털 기자단 2015-10-15
[릴레이 인터뷰 ③] 너의 이름으로 지은 꿈 섬

너의 이름으로 지은 꿈 섬
- 문화포털 기자단 3기 김태엽 기자 -


 

 

릴레이 인터뷰 ③ - 문화포털 기자단 3기 김태엽 기자
2015년 문화포털 기자단 3기 ‘릴레이 인터뷰’입니다.
기자단 3기의 활약상과 각자가 뿜어내는 매력 넘치는 개성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포털 기자단이 궁금하시다면, 이어지는 릴레이 인터뷰를 계속 지켜봐 주세요.

 

 

 

 

 문화포털 기자단 워크숍에서의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성인이 되어도 소년, 소녀 같은 사람에게 끌립니다. 유창한 언변과 막힘없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멋은 없어도 수줍은 표정과 멋쩍은 웃음을 간직한 사람을 만나면 심장이 간질간질합니다. 김태엽 기자는 그런 사람입니다. 크지 않은 목소리, 시선을 피하며 짓는 미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박또박 말을 이어가는 저 사람의 마음속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합니다.

 

인디 영화계와 영화제 소식을 집중적으로 취재하는 모습에는 외골수의 기질도 살짝 엿보았습니다. 주로 인터뷰 위주로 작성되는 기사를 보면서는,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것에는 큰 에너지가 필요한 일인데,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문화포털 ‘문화공감’ 코너에서 ‘독립영화’하면 딱 떠오르는 이 분야 전담 기자, 김태엽 기자를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호기심으로 만났습니다. 

 



김태엽 취재기자와 함께 한 인터뷰

 

Q1.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저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경험이나 아는 것이 많은 것도 아니고, 타인에게 가치 있고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제가 가졌는지 모르겠어요. 어릴 때도 집에서 책만 읽는 아이였어요. 글 쓰는 것을 좋아해요. 중고등학교 때 백일장에 나가기도 했고…. 저는 스물여섯 살이고, 문화콘텐츠학과에 재학 중 휴학을 했고, 지금 영어학원도 다니며 취업 준비를 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에요.


 

Q2. 집에서 책만 읽던 그 아이는 지금 어떤 책을 읽는지?


저는 시 읽는 것을 좋아해요. 도서관에 가서 눈에 보이는 시집을 골라서 읽는 편이에요. 문태준 시인의 시집을 좋아해요. 문학인들이 사랑하는 시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을 만큼 아름다운 글을 쓰세요. 시를 읽기 시작한 건 군 복무 시절 중대에 있을 때부터였어요. 뭐랄까,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는 시간이었어요.

 

 


 

2015 기자단 워크숍 장소인 '지혜의 숲'에서의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Q3. ‘문화포털 기자단’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군에 있을 때, 다양한 기자단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 문체부 대학생 기자단을 알게 되었는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님을 취재한 학생이 있더라고요. 그 기사를 보고 무척 인상 깊었는데, 마침 문화포털 기자단이 눈에 띄어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서류 합격이 된 걸 면접 전날까지 몰랐어요. 2차 과제가 있었는데, 그걸 못해서 다시 전화를 걸어 2차 과제를 못했는데 면접을 가도 되겠냐고 여쭈었죠. 부정적인 답변이었지만 일단 와보라고 하셔서 조금은 안심했어요. 고민하다가 면접 경험이나마 쌓아보자 해서 오게 되었고, 그래서 다른 지원자들의 이야기를 더욱 경청하고 왔는데 다행히 좋게 봐주셨어요.


 

Q4. 합격해 본격적으로 해본 ‘문화포털 기자단’ 활동은 어땠는지?


너무 재밌어요. 정말 너무 재밌어요. 만나고 싶던 영화감독님들을 만나게 되고. 문화체육관광부라고 하면 인터뷰 요청이 아무래도 수월하기도 하고, 호응을 잘 해주시기도 하고. 취재 과정에서 하나씩 이뤄나가는데서 오는 성취감과 소소한 즐거움이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영화가 끝나고 나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가 진짜 좋은 영화라고 하잖아요. 저는 영화를 보면 남들은 어떻게 해석을 했을까, 글도 찾아보고, 나도 글을 써보고, 더 많이 생각해볼 수 있는 활동들이 무척 즐거워요. 

  
 


2015 기자단 워크숍 장소인 '지혜의 숲'에서의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Q5. 문화포털에서 영화 관련한 기사를 중점적으로 쓰는데,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본격적으로 영화를 좋아하게 된 건, 고등학교 수능 끝나고부터였어요. 제가 어리고, 남들보다 경험이 없고, 뭘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맨날 집에만 있는 그런 아이다 보니 세상을 영화를 통해 접했다고 할 수 있어요. 영화가 다루는 주제의식이 강한데, 인권이라든지, 사회문제라든지, 각양각색의 인간군상이 많이 나오니까, 그런 데서 오는 간접 경험이 무척 즐거웠던 것 같아요. 


 

Q6. 영화 관련한 정보는 어디서 오는지?


정보가 어디서 와서라기보다는, 관심사가 그쪽이다 보니, 제가 직접 정보를 찾는 편이에요. 영화 관련 기관이나 영상물 등급위원회에서 인턴을 하고,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활동해서 오며 가며 많이 들어서 알죠.

 

* 관련 기사
- 스크린 속으로 떠나는 여행(남양주 종합 촬영소)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530
- 가을은 단편 영화의 계절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656

 

 

Q7. 기사를 보면 특별히 독립영화 쪽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독립영화와 인디영화를 특별히 더 좋아한다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딱 하나예요. 창작자가 다른 주체나 상황을 정말 심도 있게 관찰하는 영화. 상업, 비상업을 떠나서 깊이 있게 남을 관찰하고, 그 깊은 관찰에서 나오는 통찰력에 감탄해요. 어떻게 보면 시를 좋아하는 것도 사소한 것을 특별하게 노래하고 묘사하기 때문인 거 같아요.

 

* 관련 기사


- 인디포럼이 묻는다, “넌 왜 이렇게 단순해?(인디포럼 상임작가 의장 이송희일 인터뷰)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443
- 여성의 시각으로 영화를, 그리고 세상을!(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458

 

 


 

 

취재차 방문한 부산에서의 모습 ⓒ 문화포털 기자단 김태엽


 

Q8. 그간 인터뷰 기사를 많이 썼는데 어려운 점은 없는지?


아뇨. 무척 즐거워요. 꼭 만나고 싶었던 분들을 인터뷰를 통해 만난다는 것이 저는 정말 즐겁고 좋아요. 창작자들에게 관심이 많고, 좋은 영화를 소개해주고 싶고,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자꾸 소개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영화를 더 좋아하는데, 그 감독님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아요.

 

* 관련 기사
- <해에게서 소년에게> 안슬기 감독을 만나다(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초청작 <해에     게서 소년에게>)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399

 

어려운 점이라면, 컨택이 어렵거나, 일정이 맞지 않아 시의성이 떨어져 기사 아이템으로 정하고도 불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감독님들이 약간, 예술가의 기질 자체가, 뭐라 해야 하나, 반항 정신이랄까. 의미를 전달하면서도 정보 전달 없이 정치적인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게 다듬는 것이 중요해요.


 

Q9.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는지?


배우 조재현을 좋아해요. 몰입이 잘 된다고 해야 하나요. 그가 주연한 영화, <무게>의 전규환 감독을 인터뷰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요소가 굉장히 많이 녹아있는, 좋은 영화인데, 감독님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새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인터뷰 이후 개인적으로 나눈 대화들도 무척 인상 깊어서 더욱 기억에 남아요.

 

* 관련 기사
- 세상의 모든 악인을 벌하라!(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BiFan2015 상영작<성난 화가>)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528

 


Q10. 본인만의 영화를 만들 계획도 있는지?


아뇨. 저는 창작이나 시나리오에는 관심이 없어요. 영화 산업을 크게 구분하자면 생산, 유통, 판매로 나눌 수 있는데, 저는 막연하게나마 유통과 판매 쪽에서 일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영화 창작에 관해서는 재미보단 재능이 없어요(웃음). 정말 잘하는 친구들도 주변에 너무 많고. 창작보다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 사회를 바꾸는 힘에 관심이 있고요. 영화 관계자들이 수년 동안 애써오다가도 자본 문제로 완성을 못 하거나 개봉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 크라우드 펀딩으로 개봉에 성공한 경우들이 꽤 있어요. 그런 ‘사회적 합리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과정과, 그에 관련된 의식 있는 사람들에 관해 관심이 커요. 다큐영화제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기도 하고요.

 

* 관련 기사
- 오정훈 집행위원장과 함께 한 제15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이야기 :
   http://www.culture.go.kr/culture/themeView.do?seq=361
 

 

Q11. 요즘 영화업계 쪽 취업 흐름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얘기하자면, 제 주변에 영화산업을 준비한다는 학생들을 보면 특정 대기업에 몰리는 경우가 많아요. 대중적인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시장의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학생도, 다양성영화와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도 어쨌든 대기업으로 몰리죠.  


제가 인터뷰하면서 감독님들과 이런 얘기를 나누기도 하는데, 감독님들도 우려를 많이 하세요. 대기업에서 투자, 배급,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수직적이고 일괄적으로 해버리니까 산업이 불균형해지는 문제 때문이죠. 학생들 간에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뒤돌아서면 대기업을 꿈꾸는 현실이다, 라고 안타까운 얘기를 나누던 기억이 나네요.

 



 

2014년 부산 태종대에서 섬을 향해 브이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

 


Q12. 꿈은 무엇인지?

 

어렸을 때부터 꿈이 없었어요. 앞날을 생각하면 검은색만 떠오르는, 그다지 미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돌이켜 생각을 한번 해봤더니, 섬! 섬을 하나 갖고 싶다, 섬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섬을 사서, 내가 그 섬에서 살아보자는 생각이 무척 강했는데, 어떤 선명하지 않았던 그 꿈을 계속 꾸다 보니 선명해지더라고요. 남해에 섬이 좀 많죠. 남해든, 어디든, 외국이든, 무인도여도 상관없고, 어느 정도 면적이 되는 섬에 어떤 방식으로든 접근해서 그곳에 극장을 세우는 거예요. 당장 할 수는 없을 테니 그 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겠죠. 그 섬에서 영화제를 기획하고 싶어요. 세계적인 어떤 섬마을 영화제, 한정된 인원만 올 수 있는, 섬이 작으니까.

 

그 섬은 나에게도 만족할 수 있는 어떤 섬이 되겠지만,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관광지가 될 수 있는 요소도 심어서, 영화 수입, 배급, 판매도 제가 하면서 요즘 흔히 말하는 힐링의 섬을 만들어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섬 이름은 그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담아서 짓고 싶어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진지하게 할 때가 많아요.

 

제가 두 달 전에 부산에서 인턴을 했는데, 태종대 바다 전망대에서 보면 저기 돌섬이 하나 있어요. 주전자 섬이라고 부르던데, 그 섬은 지형적으로 별로여서 거기 가고 싶진 않지만, 그 정도 거리가 아름답다고 느껴져서, 내가 정말 저 정도의 섬을 나중에 어떻게 사기를 쳐서라도 갖겠다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어요. (웃음)

 

 



부산 태종대에서 먼 섬과 함께 ⓒ 문화포털 기자단 김태엽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라는 정현종 시인의 <섬>이라는 시를 좋아해요. 누구와도 맞닥뜨리고 있지 않은, 그러면서도 너무 멀지 않은 그 느낌이 너무 애틋하고 좋아요. 아름답죠.


 


- 작성자 : 문화포털 기자단 김채윤(글) / 장수영(편집)



이어지는 ‘릴레이 인터뷰’는 ‘김진흥 기자’입니다.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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